국가교육위원회(아래 국교위)는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대입 제도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2025년 12월부터 2026 12월까지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대입관련 의제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실상 올해 12월까지 대학입학제도 특별의원회가 운영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수능에 서술, 논술형 반영이 될지에 관한 합의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봐도 무방한 시점이다.
수능 논술형 도입, 10년을 내다보고 심은 나무
춘추전국시대 중국의 고전인 <관자>를 보면 "1년을 내다보고는 곡식을 심고 10년을 내다보고는 나무를 심으며, 100년을 내다보고는 사람을 기른다"는 말이 나온다. 수능의 논술형 문제 도입은 하루 이틀 논의 됐던 것이 아니며, 시작점이 됐던 7년 전은 지금보다 더 파격적인 교육 개혁안으로 거론됐었다.
2019년 문재인 정부는 2025년도부터 대입 수능을 폐지하고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서술형 시험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되면서 국교위는 수능 폐지 대신 2028년부터 수능에 서술, 논술형 문제 도입 여부와 반영 비중을 검토해 2024년도에 공개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마저도 국교위 산하 중장기 국가 교육 발전 전문 위에서 논의가 된 정도에서 그치고 확정적 입장을 취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2026년 8월 이재명 정부는 오지선다형 객관식 수능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논술형 문항 도입 등 대입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학교 교육 현장에서는 서술, 논술형 평가를 확대해왔고 고교 내신 역시 현재 30~40% 수준에서 서술, 논술형 반영 비율을 늘리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능에 서술, 논술형 문제 도입이 갑작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통섭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추구하는 교육으로의 방향 전환은 불가피한 것이며 암기식, 주입식 시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비판 받아야 하는 시기에 왔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다.
국교위는 일부 언론사가 수능에 논술형 문제 도입 가능성을 보도한 것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다고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사실상 인공지능(AI) 시대 객관식만으로 학생의 학업적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 자체는 더 이상 무리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단순한 차원의 지식 측정을 위한 기계적 시험에 의존할 수 없는 일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야말로 100년을 내다 본 장기적 비전이어야 한다. 미래 교육에 가장 적합한 시험 양식인 논술의 도입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대상이다.
논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
유대인에게는 하브루타, 미국인에게는 하크니스, 이들은 자신만의 방식의 토론 수업을 가지고 민족과 국가의 우수성을 거론한다. 이에 비해 한국인이 가진 가장 경쟁력 있는 교육제도는 논술이다. 논제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끄집어내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 내 학생의 생각, 의견, 주장과 논리적 전개 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교육을 정작 본인들만 그 가치를 못 알아보고 있다.
우리는 그간 주입식, 암기식 교육을 비판만 했지 우리가 논술을 대입시험에 도입해 활용해 왔다는 사실에 대해 주목하지 않았다. 대개 한 민족의 우수성을 설명할 때 그들의 교육 방식에 대해 분석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의 수준 높은 교육 수업과 입시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피력하지 못하는 것은 참 유감이다.
논술은 학생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지혜를 총동원하고 이를 통합해 내는 과정을 요하는 창의적인 과정의 교과다. 이러한 방식은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와 해결 능력을 길러줄 뿐만 아니라 이들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게 해주어 학생들이 실생활에 힘든 문제에 직면하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것은 단 한 번의 수업으로 그치고 마는 것이 아니라 교실 밖으로 나아가 우리 사회에 유익이 되고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야말로 21세기에 요구되는 실용적인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이제 한국의 세계화라는 구호를 넘어 세계가 한국의 것들을 자발적으로 공유하는 시대가 됐다. 이에 K교육, 논술의 세계화도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설명하지 않으면 외국인들이 알 리가 없는 것들이 있다. 이것을 찾아 알리는 일이야말로 우리 스스로에 대한 브랜드를 보호하고 그 가치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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