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15 광복절 기념 검도대회 2019년에도 8.15 광복절 기념 검도대회가 열렸다. 그때 문화체육관광부는 8.15 광복절 기념이라는 문구가 잘못사용되었고 대한검도회에 시정을 요청하여 홈페이지와 배너 삭제 등의 조치를 취했다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8.15 광복절 기념 검도대회는 계속되었다.
김태연
대한체육회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검토해보겠다"
대한체육회 체육진흥과 담당 과장에게 직접 물었다. 왜 검도대회가 광복절을 기념하는지, 이런 대회 명칭은 적절한지 질의했다. 담당자는 '8·15 광복절 기념'이라는 명칭은 주최 단체인 대한검도회가 자체적으로 대회에 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검도회 대회 명칭의 의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문제 제기의 취지에 공감한다며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생각하고 검토해보겠다"며 관계자들과 함께 의논해 올바른 방향을 찾아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미 대회가 시작돼 당장 조치하기는 어렵지만 제기한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겠다고도 했다.
대회가 열리는 장흥군에도 물었다. 담당자는 검도가 일본에서 유래했는지 등의 문제까지는 미처 신경 쓰지 못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승인 대회라서 유치했다고 답했다. '8·15 광복절 기념'이라는 명칭을 뺄 수 있는지 묻자 이미 문체부에서 승인받은 대회 명칭이기 때문에 군에서 이를 변경할 권한은 없다고 했다.
국민신문고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질문의 핵심은 검도를 금지해 달라는 것이 아니었다.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맥락을 가진 검도대회에 '8·15 광복절 기념'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와 문체부 후원이 결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물었다.
그런데 문체부에서는 민원을 대한검도회로 이관됐다. 문제 제기의 대상인 대회 주최단체에 그 문제에 대한 답변이 넘어간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문체부 담당 과장과 통화해 문제를 제기했다.
오랫동안 아무도 묻지 않았다
검도계에서는 오랫동안 3·1절, 광복절, 이충무공 탄신과 같은 역사적 상징을 내건 대회를 개최해왔다. 그동안 수많은 선수가 참가했고 지방자치단체와 체육기관이 함께했으며 공공체육관에서 대회가 열렸다. 그런데 의문이 드는 건 이렇게 오랫동안 일본 관련 사건일을 기념하는 대회를 하며 왜 아무도 묻지 않았을까. 왜 일본의 침략에 맞선 이충무공을 검도가 기념하는가. 왜 일제에 항거해 독립을 선언한 3·1절을 검도가 기념하는가. 그리고 왜 일제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8·15 광복절을 검도가 기념하는가.
검도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일본 문화를 배척하자는 것도 아니다. 오늘날 검도를 수련하는 선수들을 비난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과 그 문화가 우리의 역사를 '기념'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만약 '8·15 광복절 기념 유도대회', '3·1절 기념 가라데대회'가 열린다면 우리는 아무런 역사적 질문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렇다면 검도는 왜 예외인가.
특히 이번 대회에는 전국의 학생들이 참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라는 이름과 문체부 후원까지 붙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왜 광복절을 기념하며 검도대회를 하는가."
그 질문에 역사적으로 납득할 만한 답이 있다면 대한검도회는 설명하면 된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대회도 대한검도회 뿐만 아니라 산하 지역 검도회 등도 삼일절 및 광복절 그리고 충무공 이순신 탄생 기념 등을 내세운 검도대회를 꾸준히 하고 있다. 검도, 유도, 가라데 하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왜 일본과 관계된 역사적 기념일에 하는 것인가. 무엇을 기념하는 것일까?
김태연
이 문제는 대한검도회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역시 국가기념일과 역사적 인물의 이름이 체육대회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장관배 승인과 후원 과정에서 역사적 맥락을 검토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관행은 오래됐다는 이유로 정당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래됐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물어야 한다. 3·1절은 일제에 항거한 날이고, 광복절은 일제로부터 해방된 날이며, 이충무공은 일본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킨 인물이다. 그 이름을 '기념'한다고 내걸었다면, 최소한 왜 기념하는지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광복절은 어느 체육단체의 홍보 문구가 아니다.
최근 한 배우의 증조부 친일 행적이 알려지며 우리 사회가 다시 역사적 기억의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과거의 책임을 오늘의 개인에게 물을 수는 없지만, 그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다룰 것인지는 분명 오늘을 사는 우리의 책임이다.
81년 전 우리가 되찾은 것은 단지 국토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이름을 우리 스스로 결정할 권리였다. 그 이름을 어떻게 기억하고 사용하는가 역시 광복을 기념하는 우리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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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사람을 잇는 산림교육 전문가이자 환경교육 기획자입니다. 숲과 생물다양성, 기후위기, 시민의 삶을 연결하는 현장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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