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원 두루미와 농사짓는 사람들 최종수 농민이 민통선해제이후 축사 난립으로 망가진 논을 두루미 농법으로 살려낸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노현기
"특별한 건 없습니다. 볏짚을 존치했고, 볍씨를 먹이로 줬습니다. 겨울에 논에 물을 빼지 않고 잠자리터를 만들었습니다. 23차 먹이 주기를 한 2023년에는 19차 때 확인한 두루미 251마리가 627마리로 늘어났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농부들이 자기 돈을 들여 참여했습니다."
국회토론회에서는 바닥 토론도 뜨거웠다. 각 지역의 농민들이 앞을 다퉈 손을 들며 민통선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내용도 가지가지였다. 군이 부동의해 농사 시설을 짓지 못한 일, 군이 환경단체의 생태 조사조차 허용하지 않아 생기는 부작용, 태양광 발전을 4년 동안 승인하지 않은 일, 쪼개기 축사를 지으라고 해서 건축 비용이 훨씬 늘어난 일 등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은커녕 특별한 통제와 감시만 받았다는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비해 토론자로 나온 농림축산부 과장과 국방부 과장은 현실의 문제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고, 답변도 아쉬웠다.
이수미 녀름 소장은 더 나은 미래, 농민‧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접경지 농민 영농 손실보상금(가칭) 지급 ▲군급식의 접경지역 농축산물 사용 활성화 ▲민통선 전면해제와 자연과 평화로운 공존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동엽 국무총리 소속 사회개혁위원회 위원은 '군사 철책을 걷어내고 녹색 철책을 치는 민통선 해제'가 되어선 안 된다며 '접경지 농민들이 생태와 농업이 공존하는 농사를 지으면서 살 수 있는 민통선 해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농민들이 새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농사짓는 게 아니고, 개구리 산란터를 위해 논에 물을 대는 것은 아니다. 농민들은 농사를 지을 뿐이지만 그래야 두루미가 오고, 개구리가 알을 낳고 먹고 살 수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민간인 통제구역 농부는 자연생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존재이다. 존재 자체로 생태적이고 평화롭다.
평화가 와도 농민이 떠나지 않는 땅.
생태를 지킨다고 농민을 쫓아내지 않는 땅.
농사를 짓는 것이 생태를 지키는 일이 되고
생태를 지키는 것이 평화를 만드는 일이 되며
평화를 만드는 일이 다시 사람을 살리는 일이 되는 땅.
그것이 내가 꿈꾸는 DMZ다.
평화와 생태와 농사가 따로 있지 않다.
평화가 생태를 살리고
생태가 농사를 살리고
농사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이 다시 평화를 지킨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살린다.
그렇게 서로 살리면서
서로 살아간다.
그것이 공존이다.
그리고 어쩌면 한반도의 진짜 통일은
철조망을 걷어내는 날보다 먼저,
철조망 곁의 논과 밭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서로를 살리는 법을 배우는 데서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한 대목을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로 울림 있는 이 토론회 참가 소감은 파주농민회 회원인 정낙묵 작가가 SNS에 남긴 것이다. 민통선 철책선 코앞에서 사는 사람들은 묻는다.
"니들이 철책선을 넘나들며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는 사람들을 고통을 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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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통제구역 철책선 코앞인 파주 마정리에서도 통일대교 가까운 집에 살고 있음. 평생 분단의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온 임진강변 사람들과 분단의 강 임진강의 자연생태이야기, 우리사회를 지탱해온 농민과 노동자들 이야기를 쓰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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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과 통제만 있는 삶" 접경지 농민들이 국회에 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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