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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생과 통제만 있는 삶" 접경지 농민들이 국회에 온 이유

    '평화·생태의 공존, 접경지 농민의 미래' 국회 대토론회 열려

    등록 2026.08.26 11:18수정 2026.08.2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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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와 생태의 공존, 접경지역 농민의 미래 국회토론회에서 토론하는 농민들과 정부관계자들
    ▲ 평화와 생태의 공존, 접경지역 농민의 미래 국회토론회에서 토론하는 농민들과 정부관계자들 노현기

    "주민들에게 왜 (민통선을)풀어야 하는지 묻는 게 아니라 국가가 왜 묶는지 답해야 한다. 농업정책 때문에 생긴 농민들의 손실은 농정이 책임져야 한다. 접경지역 농민들의 손실은 국가안보 때문에 생긴 손실이다. 이건 국방이 책임져야 한다."

    국무총리 소속 사회개혁위원회 김동엽 위원은 '평화·생태의 공존, 접경지 농민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국회대토론회에서 목청을 높였다. 북한대학원 교수이기도 한 김동엽 위원은 안보의 편익은 국민 모두가 누리는데, 부담은 안보를 위해 희생하는 접경지역 농민들에게만 전가하고 있다며 국민 모두가, 국가가 책임을 쳐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평화·생태의 공존, 접경지 농민의 미래' 대토론회가 열렸다. 인천 강화, 강원도 고성 농민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73년 동안 눌리고 쌓인 한을 풀고자 했다.

    이수미 농업정책연구소 녀름 소장은 발제를 통해 접경지역은 각종 규제는 많은데 접경지 농민들을 지원하겠다고 만든 접경지 발전종합계획에서는 정작 농업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의 소관부처는 행정안정부, 통일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11개 부처에 달한다. 그러나 접경지역 농민들 상당수는 접경지 종합발전계획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 어디에도 농민, 농업과 관련한 사업은 없었다."

    실제로 이수미 소장이 자료집에 제시한 접경지발전종합계획 2011년부터 2019년 사업을 보면 생태·평화 관광 활성화 사업이 개수와 예산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SOC, 균형발전기반구축, 남북교류협력 기반조성 등 관광과 건설사업이 진행됐다. 그나마 2011년에 2건 있던 주민안전시설확충 및 정비사업도 2019년에는 삭제됐다. (행정안전부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2011~2019년) 주요사업 표 참조)

     접경지발전종합계획 주요사업(행정안전부)은 주로 관광, SOC에 치우쳐 있어 농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일이 없다.
    ▲ 접경지발전종합계획 주요사업(행정안전부)은 주로 관광, SOC에 치우쳐 있어 농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행정안전부

    파주, 연천, 철원, 화천에서 사는 농민들은 지뢰, 토지 소유, 50년동안 농사짓던 땅을 뺏긴 일 등 민통선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토로했다.


     DMZ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이 국방부가 제거하지 않은 민통선의 지뢰들이 농민들의 피해로 연결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 DMZ지뢰제거연구소 김기호 소장이 국방부가 제거하지 않은 민통선의 지뢰들이 농민들의 피해로 연결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노현기

    파주농민회 회원이자 DMZ지뢰제거연구소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기호 소장은 지뢰 문제는 전적으로 군의 직무유기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1964년 7월 베트남 파병 이후 베트남의 지원요청에 따라 북이 도발을 시작했다. 도발은 66년부터 67년 사이 아주 심해져 이 시기를 조용한 전쟁 'Korea DMZ War'라고 불렀다. 남방한계선에 철책선이 없다가 이때 철책선이 생기고 지뢰를 매설하기 시작했는데 DMZ보다 많은 70만 발이 민통선에 매설됐다."


    김기호 소장은19 64년 식량증식의 일환으로 개간을 허용했는데 지뢰사고가 나도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며 단지 농부가 개간한 농지에 대해 경작권을 영구적으로 허용한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지금 민통선 지뢰는 미확인 지뢰지대가 대부분이어서 매설됐는지조차 모르는 지역이 대부분이며, 지뢰가 발견돼도 빠르게 제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철원의 '두루미와 농사짓는 사람들' 최종수 농민 사례는 생태와 공존하는 농업을 접경지 농업정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다.

    최종수 두루미와 농사짓는 사람들 대표는 민통선이 북상해 해제됐을 때만 해도 지역 주민들이 수익이 늘어날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고 했다. 철새를 보러 오는 관광객도 늘고, 손주들도 자주 올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축사 등이 들어서면서, 두루미가 날아오지 않게 되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때 '두루미와 농사짓는 사람들'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한봉호 교수팀이 손을 맞잡았다.

     철원 두루미와 농사짓는 사람들 최종수 농민이 민통선해제이후 축사 난립으로 망가진 논을 두루미 농법으로 살려낸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 철원 두루미와 농사짓는 사람들 최종수 농민이 민통선해제이후 축사 난립으로 망가진 논을 두루미 농법으로 살려낸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노현기

    "특별한 건 없습니다. 볏짚을 존치했고, 볍씨를 먹이로 줬습니다. 겨울에 논에 물을 빼지 않고 잠자리터를 만들었습니다. 23차 먹이 주기를 한 2023년에는 19차 때 확인한 두루미 251마리가 627마리로 늘어났습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농부들이 자기 돈을 들여 참여했습니다."

    국회토론회에서는 바닥 토론도 뜨거웠다. 각 지역의 농민들이 앞을 다퉈 손을 들며 민통선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했다. 내용도 가지가지였다. 군이 부동의해 농사 시설을 짓지 못한 일, 군이 환경단체의 생태 조사조차 허용하지 않아 생기는 부작용, 태양광 발전을 4년 동안 승인하지 않은 일, 쪼개기 축사를 지으라고 해서 건축 비용이 훨씬 늘어난 일 등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은커녕 특별한 통제와 감시만 받았다는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비해 토론자로 나온 농림축산부 과장과 국방부 과장은 현실의 문제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고, 답변도 아쉬웠다.

    이수미 녀름 소장은 더 나은 미래, 농민‧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접경지 농민 영농 손실보상금(가칭) 지급 ▲군급식의 접경지역 농축산물 사용 활성화 ▲민통선 전면해제와 자연과 평화로운 공존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동엽 국무총리 소속 사회개혁위원회 위원은 '군사 철책을 걷어내고 녹색 철책을 치는 민통선 해제'가 되어선 안 된다며 '접경지 농민들이 생태와 농업이 공존하는 농사를 지으면서 살 수 있는 민통선 해제'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농민들이 새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농사짓는 게 아니고, 개구리 산란터를 위해 논에 물을 대는 것은 아니다. 농민들은 농사를 지을 뿐이지만 그래야 두루미가 오고, 개구리가 알을 낳고 먹고 살 수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민간인 통제구역 농부는 자연생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존재이다. 존재 자체로 생태적이고 평화롭다.

    평화가 와도 농민이 떠나지 않는 땅.
    생태를 지킨다고 농민을 쫓아내지 않는 땅.
    농사를 짓는 것이 생태를 지키는 일이 되고
    생태를 지키는 것이 평화를 만드는 일이 되며
    평화를 만드는 일이 다시 사람을 살리는 일이 되는 땅.
    그것이 내가 꿈꾸는 DMZ다.
    평화와 생태와 농사가 따로 있지 않다.
    평화가 생태를 살리고
    생태가 농사를 살리고
    농사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이 다시 평화를 지킨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살린다.
    그렇게 서로 살리면서
    서로 살아간다.
    그것이 공존이다.
    그리고 어쩌면 한반도의 진짜 통일은
    철조망을 걷어내는 날보다 먼저,
    철조망 곁의 논과 밭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서로를 살리는 법을 배우는 데서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한 대목을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로 울림 있는 이 토론회 참가 소감은 파주농민회 회원인 정낙묵 작가가 SNS에 남긴 것이다. 민통선 철책선 코앞에서 사는 사람들은 묻는다.

    "니들이 철책선을 넘나들며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는 사람들을 고통을 알어?"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신문협동조합 '파주에서'에도 실립니다. 강이 있어 농사를 짓고, 농민이 농사를 지어야 사람도 먹고 두루미도 살 수 있습니다. 농사가 생태이고 평화입니다.
    #민간인통제구역 #민북농민 #접경지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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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간인통제구역 철책선 코앞인 파주 마정리에서도 통일대교 가까운 집에 살고 있음. 평생 분단의 아픔을 짊어지고 살아온 임진강변 사람들과 분단의 강 임진강의 자연생태이야기, 우리사회를 지탱해온 농민과 노동자들 이야기를 쓰고 싶은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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