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제주도민이 결정합니다

[2026 제주생명평화대행진 "평화야! ㄱㆍ찌글라" 언론 연속기고 ⑤]

등록 2026.08.26 14:12수정 2026.08.2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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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강정생명평화대행진으로 시작해 2017년 제주생명평화대행진으로 이어져 온 대행진이 올해로 12회를 맞습니다.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은 이제 일상에서의 모든 형태의 억압과 차별을 넘어 평등으로 가는 연대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대행진을 기다리고,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5회에 걸쳐 소개합니다.[기자말]
뜨거운 태양 아래, 제주도 전역을 걸으며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함께 외치는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전국의 시민들뿐만 아니라 국제참가자들도 함께하며 8월 제주를 평화의 열기로 가득 채울 것입니다. 올해는 제주시에서 출발하여 제주의 최대 현안인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성산읍을 거쳐 강정마을로 향하게 됩니다.

오늘 기고는 이번 대행진에서 외치게 될 여러 사회 의제 중에 바로 제주 제2공항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지난 2015년 11월 정부는 제주지역 공항 인프라 확충의 대안으로 현 제주공항 외에 또 하나의 공항을 추가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후보지는 성산읍 온평리를 중심으로 한 160여만 평의 농지와 임야 등이었습니다. 정부의 계획 발표 후 곧바로 삶의 터전을 빼앗기게 된 해당마을 주민들은 정부 계획에 반발하며, 반대대책위를 구성하게 됩니다.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가 나서서 정부의 계획을 검토하고, 타당성 검증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결과 문제는 예상외로 너무나 컸습니다. 정부의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 보고서는 시작 전부터 성산읍을 공항 예정지로 결론 내고, 경쟁 후보지 검토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쟁 후보지의 활주로 무단변경, 소음평가 조작, 성산 후보지 군 공역 평가 누락, 안개일수 왜곡, 오름 절취 누락 등 공항 입지 평가의 타당성과 공정성 문제는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정부가 직접 현 제주공항의 활용 가능성 검토를 위해 국제적인 전문기관에 의뢰한 결과 보고서를 은폐한 사건은 충격적이었습니다. 한참 후에 공개된 보고서의 내용은 공항을 새로 건설하지 않더라도 현재 제주공항 개선 및 확충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일련의 사건과 사실 확인으로 제주도민들은 정부의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사회가 완전히 새로운 판단을 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정부의 제2공항 계획 발표와 맞물려 제주에는 저비용 항공사들의 경쟁적인 제주노선 취항으로 관광객이 급증하는 시기였습니다. 당시 국제적인 섬 관광지인 하와이, 오키나와, 괌 등은 연간 관광객이 600만∼800만 명대였지만, 2016년 제주도 관광객은 15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관광객이 많아지면 제주도민의 경제적 삶도 여유로워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생활비, 임대료는 폭등한 데 반해 저임금, 비정규직이 늘었습니다. 생활쓰레기, 생활오수 발생량이 아주 많이 증가했습니다. 제때 처리하지 못해 쓰레기는 쌓이고, 정화하지 않은 오수가 그대로 바다로 쏟아졌습니다. 렌터카와 자동차도 급증하면서 제주시내 일부 구간은 서울 도심보다 교통체증이 심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제주에 새로운 공항이 또 하나 더 생기게 된다면 과잉 관광으로 인해 지금의 환경부하는 더욱 늘어나고, 주민의 삶의 질 또한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물론 여전히 정부의 계획대로 공항을 건설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래서 도민들이 선택한 것이 바로 '제주도민의 자기 결정권'입니다. 제주의 미래에 큰 영향을 주게 될 백년대계 사업인 신규 공항 건설 여부를 제주도민이 판단하여 직접 결정하자는 것입니다. 이는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제2공항 찬·반 여론은 팽팽하지만, 도민결정권을 지지하는 여론은 70%를 넘는 압도적인 지지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이런 연유로 지난 2021년 2월 문재인 정부는 첫 도민결정권 절차를 이행합니다. 사업주체인 국토교통부와 제주도, 제주도의회 삼자 합의로 공론화 방식의 제주 제2공항 찬반 제주도민 여론조사를 시행한 것입니다. 그 결과는 정책에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국토부와 제주도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여러 차례의 치열한 토론과 숙의를 통해 도민여론조사가 진행되어 제2공항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왔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어 계획이 강행되었고, 지금에 이른 것입니다.

제주도민은 여전히 도민결정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자는 요구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에 화답했습니다. 지난 3월 제주도민과 가진 타운홀미팅에서 제주 제2공항 문제는 제주도민이 판단하라고 한 것입니다. 지난 7월 출범한 민선 9기 제주도정 또한 제2공항 도민결정권 이행을 공약으로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는 제주사회의 오랜 갈등 현안인 제2공항 문제를 풀기 위해 도민결정권 실현을 목표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준비해 가고 있습니다.


제주제2공항반대도민집회 도민결정권보장촉구
▲제주제2공항반대도민집회 도민결정권보장촉구 2026제주생명평화대행진조직위원회

내 땅에서 쫓겨나지 않으려고 지난 11년을 삶의 터전과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싸워 온 주민들이 있습니다.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외치며 이들 주민과 함께한 시민들이 있습니다. 그 결과 제주 제2공항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제주도민의 판단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제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 실현은 제2공항 찬·반 여부를 넘어 제주사회의 미래가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지난 10여 년의 제2공항 논쟁은 미래 제주의 방향성에 관한 숙의 과정을 함께 한 셈입니다. 국제자유도시를 비전으로 한 개발과 성장에 무게를 둘 것인지,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중심으로 보전과 지속가능성을 지향할 것이지 판단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제주생명평화대행진은 이러한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 실현을 지지하고, 도민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며 주민들을 만나 뵙게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생태계의 보물섬이자 생명·평화의 상징인 제주가 오래 지속되길 바라며 걷게 될 것입니다. 이 역사의 현장에 여러분도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공동집행위원장입니다. 이 기사는 제주의소리에도 실립니다. 2026 제주생명평화대행진 연속기고 마지막입니다.
#강정마을 #2026제주생명평화대행진 #제주해군기지반대 #제주제2공항반대 #도민결정권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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