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진행 중인 18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가 전날(아래 사진)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다. 미국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지시와 관련해 "군통수권자의 지시 이행에 적극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연합뉴스
-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했어요. 이건 어떻게 해 보세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북한이 아주 싫어하는 거예요. 그러니 훈련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면 북한이 내심 좋아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도 이걸 공개적으로 환영하는 반응을 보이긴 어려워요. 왜냐하면 북한에 중요한 건 훈련 자체가 아니라,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전체를 중단하는 거거든요. 훈련 축소는 긍정적이지만 폐지는 아니고, 대북 적대 정책엔 훈련 말고도 다른 요소들이 많아요.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인근 접근, 확장억제 정책, 주한미군 주둔,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북미 수교 문제까지, 이런 것들이 함께 다뤄져야 북한이 말하는 '적대 정책 철폐'가 되는 거예요. 이런 요소들을 그대로 둔 채 훈련만 축소하면 북한엔 큰 의미가 없어요. 게다가 이번에 훈련을 축소했다고 반겼다가 내년에 다시 크게 하면 어떻게 반응할지도 북한엔 고민이 될 거예요. 그러니 이번 조치만으로 북한이 선뜻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 2018년에 한미 군사훈련 축소한 적 있잖아요.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거잖아요. 그때와 비슷한가요?
"매우 다른 상황입니다. 2018년 당시엔 남한 정부가 북한 정부와 소통하고 있었어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일정 연기도 한국이 제안해서 미국이 동의한 거였고, 사전에 의제 조율도 있었습니다. 북한도 조건이 맞으면 비핵화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고요. 또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것 자체가 큰 유인 요소였어요. 평화협정은 아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했던 것도 유인 요소로 작용했고요. 무엇보다 당시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양쪽과 소통하며 촉진자 역할을 분명히 했어요. 북한과 미국은 소통은 할 수 있어도 서로 이해하거나 신뢰하지는 못하거든요. 한국이 그 사이에서 사실상 통역 역할을 했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던 거예요. 지금은 이 세 가지 요소, 즉 남북 소통, 김정은의 유인 요소, 한국의 촉진자 역할 중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 전혀 없어"
-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핵이 57개 있다고 했는데 이 발언의 의미는 뭘까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가 여론과 관심 돌리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 상황에서는 구체적인 숫자를 대는 게 더 눈길을 끈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그래서 숫자를 댈 수는 있지만, 거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북한이 생산 가능한 플루토늄이나 우라늄 양을 추정하고 핵탄두 제조 기준을 적용하면 1년에 몇 개씩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고, 그걸로 지금쯤 57개라는 추정도 가능하긴 해요. 하지만 이게 정확한지는 북한 스스로도 모를 거예요. 다른 전문가들은 대개 60개에서 100개쯤이라고 말하는데, 이런 범위로 말하면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가 없구나' 하고 반응해요. 반면 57개처럼 딱 떨어지는 숫자를 대면 신빙성이 있어 보이면서 주목도가 확 올라가죠. 저는 이걸 트럼프 대통령이 미디어를 다루는 기술이라고 평가합니다."
-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 있나요?
"전혀 없습니다. 그런 상상 자체가 국제정치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거예요. 일단 절차적으로도 안 됩니다. 미국 국내법이나 국제법 차원에서 그런 절차를 밟을 방법 자체가 없어요. 실질적으로도 미국이 그런 결정을 할 이유가 없고요. 미국은 지구촌 패권국이잖아요. 패권국 지위는 안보뿐 아니라 경제·통상에서도 막대한 이익을 보장해줘요. 비용도 들지만 장점이 훨씬 크니까 패권국 유지가 미국의 국가 이익 1순위예요. 그리고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는 두 축이 NPT 체제와 달러 패권입니다. NPT 체제의 핵심은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5개국만 핵무기 보유를 합법적으로 인정하고 나머지 국가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런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순간 이 체제 자체가 무너지고, 그 손해를 가장 크게 보는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핵무기를 천 개를 가진다 해도,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게 국익에 부합해요. 실제 핵 보유 여부보다, 비핵화를 계속 추구하는 정책 자체가 미국의 국가 이익이라는 겁니다."
-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거 보면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렇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분석에서 매우 잘못된 부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사실이 없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표현 중에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표현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nuclear power(핵무기 강국) 등의 표현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묘사한 것으로 국제법적으로 핵무기 보유를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nuclear weapons state(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을 하지 않으면 핵보유국을 인정한다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말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이고, 다만 그것은 불법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핵 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말과는 전혀 다른 맥락입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런 맥락의 차이를 알기 때문에 모호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거기에 현혹될 필요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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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추진은 여론 돌리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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