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교 유착' 의혹에 연루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 총재의 공소사실은 크게 네 가지다. ① 정원주 전 비서실장·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경 권성동 국민의힘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네고 같은 해 3~4월경 통일교 단체 자금 1억 4400만 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② 2022년 7월경 김건희씨에게 고가 금품을 교부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③ 금품 구매대금 등을 위해 교단 자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 ④ 정 전 실장과 공모해 2022년 10월경 카지노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취득한 후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
재판부는 이 중 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②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보았다. 먼저 ①과 관련해 "윤 전 본부장이 아침 조회 자리에서 권 전 의원과의 점심 약속을 보고했고, 한 총재는 정 전 실장에게 1억 원을 가져와 윤 전 본부장에게 건네게 했다"며 "셋이 공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더해 "한 총재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지지 발언은 정 전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과의 사전 협의 후 이뤄졌고 한 총재의 승인 직후부터 국민의힘 측에 후원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②에 대해 "윤 전 본부장이 조회에서 정 전 비서실장의 의견을 듣고 한 총재의 승인을 받아 샤넬 가방 및 목걸이 등을 대통령 배우자 측근을 통해 선물했다"며 "이런 선물은 통일교 프로젝트를 맡기기 위한 것으로 공모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이를 종합한 재판부는 "통일교에서의 지위 및 역할, 윤영호 피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한 총재에 대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③과 관련해 해외 정치인 정치자금 지급 등에 대한 횡령 혐의와 ④ 증거인멸교사 혐의와 관련해서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범행 주도 아닌 승인", "세계 평화 기여" 형량 대폭 깎인 이유
다만 재판부는 ▲ 전반적인 사건 범행을 윤 전 본부장이 계획한 후 한 총재의 승인으로 이뤄졌다는 점 ▲ 한 총재가 개인적인 이익이 아닌 통일교 교세 확장 등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 통일교 요청 사항 일부가 정책 타당성 검사를 치렀다는 점 ▲ 한 총재가 횡령 피해금을 전액 변제했고 통일교가 한 총재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 종교 지도자로서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재판 현장은 선고 1시간 이전부터 한 총재를 기다리는 신도들로 북적였다. 법원 입구에 모인 40명 안팎의 신도들은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이거나 침묵 속에서 한 총재의 출석을 기다렸다. 휠체어에 탑승한 한 총재가 모습을 드러내자 신도들은 "어머니 사랑합니다"를 외쳤다.
한 총재에 대한 최종 판단은 내년 초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법상 1심은 공소 제기일로부터 6개월 이내, 2심과 3심 선고는 각각 3개월 이내 선고하도록 규정됐기 때문이다. 통일교 정교유착 의혹의 주요 관련자인 권 전 의원, 윤 전 본부장,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이미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이들에 대한 판단이 한 총재 사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교 측은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1심 판결 중 한 총재가 해당 행위를 지시하거나 불법적 목적을 인식하고 승인했다는 판단에 대해 결코 수긍하기 어렵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지체 없이 항소하여 상급심의 재판 과정을 통해 사실관계와 법리적 판단의 오류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한편, 함께 기소된 '통일교 2인자' 정원주 전 비서실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8개월에 각각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징역 6개월을, 이신혜 전 통일교 재정국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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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반의 반'도 안된 한학자 형량... 재판부가 내건 양형 사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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