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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때 마스크 재고 앱, 누가 만들었나 궁금했는데

    [요즘 자원봉사] 여성인력은행부터 코드포코리아까지, 전문봉사의 역사

    등록 2026.09.09 15:55수정 2026.09.0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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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숙한 이미지 너머, 지금의 자원봉사를 들여다보는 시리즈. 변화하는 사회 속 현장의 이야기와 기록을 통해 자원봉사의 새로운 모습과 이어지는 가치를 살펴본다.[기자말]
    사회 곳곳의 불편을 포착해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는 시민들이 있다. 이른바 '시빅해커(Civic Hacker)'다. '코드포코리아'는 시빅해커가 모인 커뮤니티다.

    개발자뿐 아니라 다양한 시민들이 각자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함께한다. 누군가는 필요한 데이터를 찾고, 누군가는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디자인을 하고 코드를 짜는 식이다. 이렇게 자신이 가진 지식과 기술, 경험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나서는 사람들을 코드포코리아는 '기여자'라고 부른다.

     2025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시빅해커들이 각자의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개발하는 모습
    ▲ 2025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시빅해커들이 각자의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개발하는 모습 코드포코리아

    공적 마스크에서 시작된 시빅해킹

    코드포코리아의 시작은 2020년 코로나19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약국마다 긴 줄이 늘어섰고, 한참을 기다리고도 재고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때 시빅해커들은 '정보의 부재'에 주목했다.

    이들은 '코로나19 공공데이터 공동대응팀'을 꾸려 정부에 공적마스크 데이터 개방과 표준화를 제안했다. 데이터가 공개되자 마스크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앱과 웹서비스를 만들었다. 이후 개인정보 노출 문제를 줄이기 위한 '개인 안심번호' 역시 공익 목적의 재능기부로 개발됐다.

    무엇이 이들을 움직였을까. 한 참여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만이 할 수 있으니까 해야지'라고 생각했다기보단, 자신과 주변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껴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해요."


    이렇듯 주변의 필요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응답하는 시민들의 참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모두의 키오스크'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들은 기획, 디자인, 개발, 현장 조사 등 서로 다른 역할을 맡아 키오스크 사용자의 어려움을 개선한 웹 프로토타입과 가이드를 만들었다.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가 열려 있는 만큼, 코드포코리아는 '기여자 행동강령 규약(COC)'을 두고 있다. 서로 다른 경험과 관점을 존중하고, 건설적인 비판을 수용하며, 커뮤니티에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을 제안한다. 각자의 역량을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함께 사회 문제 해법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약속인 셈이다.


     2026년 4월 열린 코드포코리아 총회에서 ‘기여자 행동강령 규약(COC)’을 공유하는 모습.
    ▲ 2026년 4월 열린 코드포코리아 총회에서 ‘기여자 행동강령 규약(COC)’을 공유하는 모습. 코드포코리아

    기록 속 전문봉사, 시민의 필요와 역량을 잇다

    자원봉사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저마다 가진 지식과 기술, 경험을 우리 사회에 필요한 곳과 이어왔다. 1980년대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여성개발원(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여성자원활동인력은행'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를 넓히기 위해 1984년부터 1992년까지 전국 14개 지역에서 운영됐고,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여성과 일손이 필요한 기관을 연결했다.

     『여성자원활동인력은행 사업보고』(1986). 자원봉사 아카이브 소장.
    ▲ 『여성자원활동인력은행 사업보고』(1986). 자원봉사 아카이브 소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자원봉사 아카이브가 소장한 『여성자원활동인력은행 사업보고』(1986)에 따르면, 사업 초기 3년간 3천여 명의 여성이 전국 200여 개 기관에서 활동했다. 일부는 자원봉사 경험이 취업으로도 이어졌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자원봉사 운영 방식이 있었다. 단순 인력 배치에 그치지 않고, 사람마다 가진 경험과 역량을 살펴 이를 발휘할 수 있는 활동과 연결한 것.

    당시 보고서는 이를 '자원활동의 전문화'라고 표현했다. 특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 자원봉사자로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봉사자의 경험과 능력을 파악해 필요한 활동과 연결하고, 교육과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을 의미했다.

    서울 올림픽, 시민의 역량을 역할로 연결하다

    몇 년 뒤 열린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이런 자원봉사 운영이 훨씬 큰 규모로 이뤄졌다. 대회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2만 7221명으로 전체 운영 인력의 절반이 넘었다.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공식보고서(1989)에 따르면, 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는 자원봉사 자의 학력, 외국어 능력, 자격증, 서울아시아대회 참여 경험, 연령, 거주지 등을 살펴 통·번역, 경기, 기술, 의무, 행정, 서비스, 통제 등에 배치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지식과 기술, 경험을 대회 운영에 필요한 역할과 연결한 것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레슬링 경기장 임시출입증 발급소에서 근무하는 자원봉사요원들. 자원봉사 아카이브 ‘이장원 컬렉션’ 소장.
    ▲ 1988년 서울 올림픽 레슬링 경기장 임시출입증 발급소에서 근무하는 자원봉사요원들. 자원봉사 아카이브 ‘이장원 컬렉션’ 소장. 자원봉사 아카이브

    통역 자원봉사요원으로 참여한 이장원(1944~2025)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당시 영국계 은행에서 근무하던 그는 레슬링 경기장 임시출입증 발급소에서 외국인 관계자를 응대했다. 규정에 맞지 않는 출입증 요구는 단호히 거절하는 등 직장에서 쌓은 영어 실력과 의사소통, 상황 판단 능력이 현장에서 발휘됐다.

    자원봉사 아카이브에는 이장원씨가 기증한 서울 올림픽 통역 자원봉사요원 유니폼과 출입증, 사진 등이 '이장원 컬렉션'으로 남아 있다. 이 기록들은 세계의 이목이 쏠린 서울 올림픽의 성공 뒤에 각자의 역할을 맡은 시민들의 참여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1988년 서울올림픽 자원봉사요원 유니폼. 자원봉사 아카이브 ‘이장원 컬렉션’ 소장.
    ▲ 1988년 서울올림픽 자원봉사요원 유니폼. 자원봉사 아카이브 ‘이장원 컬렉션’ 소장. 자원봉사 아카이브

    여성자원활동인력은행에서 서울 올림픽, 오늘의 코드포코리아까지 활동의 모습은 달라졌지만 공통점은 분명하다. 시민이 자신이 가진 지식과 기술, 경험으로 사회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전문봉사는 꼭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주변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살피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보태면 된다. 기록 속 전문봉사도, 오늘의 시빅해킹도 그런 참여에서 시작됐다.

    요즘 자원봉사, 더 알고 싶다면?
    <요즘, 자원봉사>에서 소개한 이야기는 자원봉사 아카이브 기획전시로 이어진다. 전시 기록과 콘텐츠를 통해 지금 자원봉사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 만나보자.

    자원봉사 아카이브 기획전시 《THE POSSIBLE WORLD : 행동하는 사람들의 작전 기록》

    일시 : 2026. 9. 21.(월) 12:00–18:00 / 9. 22.(화) 9:00–18:00
    장소 : 코엑스 Hall A,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 내 사회 ZONE
    관람료 : 무료
    관람신청 :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 사전등록
    주최 : (재)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덧붙이는 글 - 글 박서정(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최원정('THE POSSIBLE WORLD : 행동하는 사람들의 작전 기록' 전시 기획자)
    - 이 기사는 자원봉사 아카이브에도 실립니다.

    <참고자료>
    윤호미, 「자원봉사 여성 인력은행 생긴다」, 『조선일보』, 1983. 11. 10.
    한국여성개발원, 『여성자원활동인력은행 사업보고』, 1986.
    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 『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 공식보고서』, 1989.
    이장원, 『88 서울 올림픽 그리고 다시 찾은 베트남』, 렛츠북, 2018.
    코드포코리아, 「모두가 함께 한 공적마스크 이야기」, 2021,
    #자원봉사 #자원봉사자 #전문봉사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행동하는사람들의작전기록
    댓글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는 자원봉사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시민의 참여와 지역사회의 변화를 연결하는 기관입니다. 전국 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정책·연구, 재난 대응, 지역활력 증진과 자원봉사 문화 확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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