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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팔 대홍수 12년 전 예견한 다큐 PD "시한폭탄 남았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최평순 EBS PD

    등록 2026.09.04 11:41수정 2026.09.0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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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팔 대홍수 사태로 12년 전 EBS에서 방송된 다큐가 유튜브에서 화제다. 2014년 방송된 <하나뿐인 지구> 한 회차 분인데, 이 다큐가 네팔의 빙하 쓰나미를 정확히 경고했고 12년이 지나 현실화 됐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통해 다큐를 접한 네티즌들은 "2014년 영상인데 예견된 일이었군요", "사고영상 보면서 이 다큐가 생각났는데...", "사고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다큐멘터리를 찍었네 하면서 보고 있었더니 12년 전 방송" 등의 반응을 보였다.

    네팔 대홍수 사태로 다큐가 역주행하는 것과 취재 당시 네팔 상황, 이번 사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지난 1일 당시 다큐를 담당했던 최평순 PD와 만났다.

    다음은 최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EBS 최평순 PD.
    ▲ EBS 최평순 PD. EBS



    - 이번 네팔 대홍수로 2014년 제작한 다큐 <하나뿐인 지구> 편이 다시 화제입니다.
    "두 가지 마음이 앞서요. 우선 마음이 아파요. 이게 너무 비극인데, 이 비극을 마치 예언한 것처럼 화제가 됐잖아요. 기후 문제가 중요한 뉴스로 다뤄져야 한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이렇게 참사가 벌어져야만 관심을 받는다는 게 마음이 복잡해요. 그래도 이번 기회에 사람들이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고요.

    두 번째는, 사실 이건 예고돼 있던 상황이었다는 거예요. 제가 무슨 점쟁이도 아니고, 엄홍길 대장님도 이런 위험성을 계속 경고하고 다니셨어요. 네팔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이나 네팔 정부도 언젠가 문제가 터지면 큰일이라고 걱정해 왔던 상황이었어요. 실제로 지난 12년 동안도 종종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피해가 이 정도로 크지 않아서 화제가 덜 됐을 뿐이지 이번에 유독 크게 터진 거고, 전조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 네팔 대홍수에 대한 뉴스를 처음 접하고 어땠나요.
    "진짜 큰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히말라야 지역인 것 같아서 원인이 뭘까 궁금해 찾아봤는데, 처음엔 지진이라고 보도됐었어요. 그래서 빙하 관련은 아니겠구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빙하가 붕괴되면서 그 충격이 워낙 커서 규모 5.2 지진으로 감지된 거였다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면서 정정되더라고요. 미국 지질조사국(USGS) 분석 자료가 나오는 걸 보면서 이게 기후 문제와 연결되는구나 싶었고, 빙하호 붕괴 홍수까지는 아니려나 하고 더 찾아봤는데, 발생 원인을 제대로 조사하려면 몇 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더라고요. 그럼에도 강물 유량, 즉 홍수 규모가 워낙 컸다 보니 초기부터 빙하 홍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걸 보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 12년 전 네팔 현장을 취재해 보셨으니 이번 상황이 남다르게 다가오셨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저는 히말라야나 빙하 쪽에서 뭔가 터졌다는 뉴스가 나오면 유독 눈여겨봐요. 12년 전에 빙하 붕괴 홍수, GLOF(범람홍수, Glacial Lake Outburst Flow)라는 걸 알게 됐는데, 이 위험이 사라진 게 아니라 언젠가 또 일이 생길 거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뉴스를 보면 보통 해외 뉴스 뒷 부분에 짤막하게 나와요. '인도 히말라야에서 뭐가 터져서 200명 정도 희생됐다'거나 '알래스카 빙하호가 터졌다' 이런 식으로요. 2021년 2월에도 200명 가까운 사상자가 나온 적이 있었고요. 그런 짤막한 뉴스들을 보면서 빙하 붕괴 홍수가 계속 반복되고 있구나 느꼈는데, 이번에도 그런 게 아닐까 싶은 마음으로 처음부터 찾아봤던 거죠."


    - 당시 다큐를 보면, 빙하 쓰나미에 대한 내용이 나오던데요. 어떻게 취재를 하게 된 건가요?
    "빙하 붕괴 홍수가 터져서 간 건 아니었고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밑에 있는 임자 호수가 너무 커져서 그 위험성을 엄홍길 대장님이 경고하고 다니실 때였어요. 그리고 저희 EBS에서도 히말라야 쪽 촬영을 했던 PD 선배가 그 호수 터지면 진짜 큰일이다. 호수가 너무 커졌다고 이야기를 하길래 엄홍길 대장님을 제가 한국에서 만나서 여쭤봤죠. '진짜 그 위험성이 현실적인 겁니까'라고요. 그러니까 (엄 대장님이) '진짜 현실'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 이게 방송 거리가 되겠다 생각했어요. 제가 알기로는 그때 당시 국내 방송사에서 취재한 적은 없었거든요. 그래서 간 거고요.

    사실 2014년만 하더라도 북극이나 남극에서 빙하가 녹는 문제는 조명이 됐었어요. 근데 히말라야 등의 내륙 빙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안 나올 때여서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대중에 새로운 걸 전달해야 관심도 끌 수 있고 기후 문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으니 좋겠다고 생각한거죠. 사실 제가 갔을 때는 전후로 임박해서 일이 벌어진 적은 없었고요. 예전 빙하 홍수 때의 흔적들을 보고 앞으로 터질지 모르는 임자 홍수라는 큰 빙하 홍수를 취재하는 역할이었죠."

     2014년 방송된 EBS <하나뿐인 지구> 관련 이미지.
    ▲ 2014년 방송된 EBS <하나뿐인 지구> 관련 이미지. EBS

     2014년 방송된 EBS <하나뿐인 지구> 관련 이미지.
    ▲ 2014년 방송된 EBS <하나뿐인 지구> 관련 이미지. EBS

    "결국은 빙하가 원인"

    - 당시 네팔 임자 호수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대홍수에 영향이 있었을까요?
    "아니요. 히말라야가 워낙 넓다 보니 지역이 여러 곳인데, 임자 호수는 에베레스트산이 있는 쿰부 히말라야 쪽이에요. 이번 대홍수는 랑탕이라는 지역이고요. 랑탕 리룽산에서 빙하가 떨어지면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거라 지역 자체가 달라요. 제가 취재했던 빙하 홍수와는 다른 사례고, 이번엔 빙하가 산사태를 일으키면서 그게 연쇄적으로 홍수로 이어진 거라 메커니즘도 정확히 같지는 않아요. 다만 근본 원인, 즉 빙하가 원인이라는 점은 같습니다."

    - 임자 호수에 문제가 생길 경우 또 다른 피해가 있겠네요?
    "맞아요. 제가 알기로 임자 호수는 너무 큰 시한폭탄이라 주목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네팔 정부와 UN이 돈을 들여 대응에 나섰어요. 다만 해결됐다고 끝난 게 아니라 지금도 진행형이에요. 2016년에 40억 원을 들여 수위를 3.5미터 낮췄고, 조기경보 시스템도 설치해서 위협 수준을 '최고조'에서 '높음' 정도로는 낮췄어요. 그런데 제가 예전에 알아본 바로는, 연도마다 다르긴 하지만 2021년 기준 히말라야에 빙하 호수가 4200개 정도 있었고, 그중 임자 호수처럼 극도로 위험한 상태가 60개, 그보다 낮은 중간 위협 단계가 164개였어요. 이 60개를 다 40억씩 들여서 조치할 수는 없잖아요. 네팔에 그만한 재원도 없고, 유엔 개발기금도 예산이 한정돼 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그 위협은 여전히 존재하는 거예요. 시한폭탄은 그대로 있고, 그중 가장 위험한 것들만 조금씩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4년 방송된 EBS <하나뿐인 지구> 관련 이미지.
    ▲ 2014년 방송된 EBS <하나뿐인 지구> 관련 이미지. EBS

    - 그러면 임자 호수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잖아요.
    "맞아요. 임자 호수는 하나의 예시였고 히말라야 전역에 있는 빙하 호수들이 다 문제라는 게 12년 전 다큐에서 얘기했던 요지였어요. 이번에 빙하호 홍수가 직접 터진 건 아니지만, 빙하가 떨어져 나가면서 산사태가 나고 그게 홍수로 이어졌잖아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12년 전 다큐가 마치 이걸 예언한 것처럼 찾아보게 된 것 같아요."

    - 환경 문제를 많이 취재하시잖아요. 앞으로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두 가지가 필요한 것 같아요. 첫째는 기후 위기가 이미 현실이 됐으니 거기에 적응하는 거예요. 그러지 않으면 피해가 너무 크니까요. 지금 우리나라도 폭염이나 역대급 폭우가 심한데, 여기에 맞춰 예보 체계를 고도화하고 극한 기상에 대응할 수 있게 하수 시스템을 정비해야 하고요. 네팔 같은 나라라면 경보 체계를 마련하고 임자 호수 같은 빙하 호수에 조치를 취하는 식의 기후 적응이 필요하다고 봐요.

    둘째는, 지금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는데 계속 받을 수만은 없잖아요. 수도꼭지 자체를 잠그려는 노력, 즉 기후 문제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돼야 해요. 화석연료 사용 때문에 극지방과 히말라야 빙하가 위기에 처한 거라면, 에너지 전환을 통해 전기·석유·석탄 사용을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진지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아요. 전기를 줄이는 등 생활 속 실천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결국 더 큰 사회적 변화로 이어져야 기후 문제가 해결되거든요. 개인의 생각들이 모여서 국가 정책이나 세계 차원의 움직임으로 연결돼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봅니다."
    #최평순 #네팔 #하나뿐인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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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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