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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들 다 크면 떠나야 하는 엄마, '이상한 나라' 한국이 미뤄온 숙제

    [이상한 나라의 문완나 ②] 아들과 국회에서 임미애·전진숙 의원... 체류자격·출생등록 공백 속 바뀌어야 할 법안들

    등록 2026.09.04 07:19수정 2026.09.0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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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땅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던 아이, 그 아이를 불안정한 체류자격으로 키우고 있는 외국인 엄마. ‘이상한 나라의 문완나’ 이야기입니다.[기자말]
     캄보디아 비혼 이주여성 문완나씨와 한국인 아들 다니엘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의원회관을 바라보고 있다.
    ▲ 캄보디아 비혼 이주여성 문완나씨와 한국인 아들 다니엘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의원회관을 바라보고 있다. 복건우

    (1편 '태어났지만 텅 빈 아들 주민번호,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계속)

    문완나 : "국회의원들 만나면 무슨 말 하고 싶어?"
    다니엘 : "엄마랑 같이 한국에서 잘 살면 좋겠다고!"

    논산역에서 기차로, 용산역에서 택시로, 문완나씨와 아들 다니엘이 9월 1일 국회로 향했다. 완나씨의 한국 생활을 도와온 권영실 변호사(재단법인 동천)도 동행했다. 세 사람은 여야 의원들의 정기국회 개회식이 끝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두 여당 의원이 완나씨와 다니엘을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전진숙 : "편하게 앉으시면 돼요."

    전진숙·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진숙 의원실에서 완나씨를 맞았다. 개회식이 끝나고 이들이 따로 시간을 내어 모인 건 완나씨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캄보디아 비혼 이주여성 완나씨가 한국에서 홀로 한국인 아들 다니엘을 키우며 넘지 못한 제도적 문턱, 그 문턱에 가로막힌 시간이 <오마이뉴스> 연재 '이상한 나라의 문완나'에 담겼다. 지난주 연재 1편 보도 후 두 의원이 힘을 보태겠다며 나섰다.

    완나씨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결혼을 약속한 한국 남자에게 외면당한 뒤 홀로 낳은 다니엘이 '한국인 자격'을 얻기까지 2년이 걸린 이야기, 지금도 사회보험 일부가 나오지 않는 완나씨의 불안정한 비자(F-1·방문동거)에 관한 이야기였다. 두 의원은 때로 메모했고 때로 질문했다. 한국인과 혼인 여부에 따라 이주여성과 자녀의 권리가 달라지는 현실에서 국회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다.

    헌법재판소도 바꾸라는 '법'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문완나씨가 발언하고 있다.
    ▲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문완나씨가 발언하고 있다. 복건우

    문완나 : "돌이켜보면 아이가 태어나고 한국 국적이랑 주민번호 받기까지 2년간 어떻게 살았는지 믿기 어렵습니다. 한국 정부의 어떠한 지원도 없이 살아야 했거든요. 그때 저는 웃음을 잃어버렸습니다. 웃을 줄 모르는 어두운 얼굴이었습니다."

    완나씨가 바라는 건 특별함보단 평범한 일상에 가까웠다. "이주여성"이자 "한국인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서 다니엘이 성년이 될 때까지만이라도 양육의 문턱을 낮춰달라는 것이었다. 그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체류자격이었다. 취업이 원칙상 불가하고 국민연금·고용보험을 못 받는 지금의 F-1보다 안정적인 비자를 받는 게 그의 바람이었다.


    문완나 : "홀로 아이를 키우기에 지금 비자는 정신적인 부담이 매우 큽니다. 국민연금·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무조건적인 혜택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사회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신중히 검토해 주셨으면 합니다."

    권영실 : "(완나씨가 받지 못한) F-6(결혼이민) 체류자격 세부 분류엔 '이혼 후 한국인 자녀를 양육하는 사람'이 포함돼 있는데, 그런 경우와 완나씨 사이에 어떤 실질적인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혼인 여부를 떠나 완나씨처럼 한국 국적자(다니엘)와 가족을 이뤄 생계를 함께하는 외국인도 F-6의 한 카테고리로 넣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제안드립니다."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임미애·전진숙(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영실 변호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임미애·전진숙(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권영실 변호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복건우

    아울러 완나씨는 다니엘과 비슷한 처지의 아동에게 '출생 즉시 등록될 권리'가 주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앞서 8월 27일 헌법재판소에서 국내 외국인 아동의 출생등록을 국회가 법으로 규정하지 않은 게 위헌이라는 판단도 나온 상황이었다. 권영실 변호사가 관련 입법 추진에 속도를 내달라고 하자, 임미애 의원이 호응했다.

    권영실 : "마침 헌재 위헌 결정이 나온 만큼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법이 조속히 마련돼야 합니다. 임미애 의원님이 내신 개정안(가족관계등록법·출입국관리법)이 지금까지 발의된 개정안 중 가장 진보된 안이에요. 국내에서 출생신고 한 자녀에게 임시체류허가를 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거든요. 더 적극 추진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임미애 :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그 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 때 당론으로 채택해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해놓은 상황이에요. 아직 정리가 되진 않았는데, 관심 갖고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엄마가 버틸 수 있도록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복건우

    전진숙 의원도 완나씨처럼 한국인 미성년 자녀를 키우는 비혼 이주여성의 '현실'에 공감했다. 임신부터 출산·양육까지 이들이 겪는 제도적 공백을 메울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전진숙 :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든 그 아이가 아이로서 받아야 할 국가적 혜택이 있다는 생각은 변함없어요. 본인을 '한 아이의 엄마로 봐달라'는 완나씨 이야기에 공감해요. 한국인 친부가 임신·출산·양육을 다 외면한 상태에서 국가가 채워줘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는데도 채워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에요."

    이 현실을 바꾸기 위한 토대로 전진숙 의원은 다문화가족지원법·영유아보육법·유아교육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한국인 미성년 자녀를 돌보는 이들의 사회보장 범위를 넓히기 위한 긴급복지지원법·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도 발의를 준비 중이다.

    전진숙 : "친자관계 확정 전까지 (비혼 이주여성과 자녀가) 무소득·무보험 상태에 놓이는 문제, 체류와 취업제도를 개선하는 문제 등을 어떻게 보완할지는 앞으로 더 깊게 논의해야 합니다. 엄마가 외국인이더라도 한국 국적을 가진 자녀가 성년이 되기 전까진 국가가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권영실 변호사가 제안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왼쪽). 결혼이민(F-6) 체류자격을 확장해 혼인 여부를 떠나 한국 국적자와 가족을 이뤄 생계를 함께하고 있는 외국 국적 가족 구성원을 포괄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권영실 변호사가 제안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왼쪽). 결혼이민(F-6) 체류자격을 확장해 혼인 여부를 떠나 한국 국적자와 가족을 이뤄 생계를 함께하고 있는 외국 국적 가족 구성원을 포괄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복건우

    간담회가 끝날 때쯤 완나씨는 울컥한 마음을 털어놨다. 한국살이를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오로지 아들 때문이었다. 다니엘이 성년이 되면 완나씨는 체류자격상 한국을 떠나야 한다. 이별이 예정돼 있지만 그때까지라도 "엄마랑 같이 살고 싶다"는 다니엘의 말에 완나씨는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문완나 : "아들이 잘 크는 건 행복한데, 사실 제 인생은 행복하지 않아요. 너무 힘들어서 아들한테 '엄마랑 캄보디아 가자' 물어도 봤어요. 아들은 안 간다고, 한국에서 같이 살자고 저한테 간절히 부탁해요. 그래서 힘들어도 버텨보려고요. 아들이 한국에서 큰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키워볼 거예요."

    의원들을 만났다고 당장 뭔가 바뀌진 않을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이번처럼 목소리를 낸다면 어떤 기대를 걸어볼 순 있었다. 얼마간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 가까워질 평범한 일상을 기다리며 그는 다시 논산으로 향했다.

    기차 타러 뛰어가는 다니엘의 손을 완나씨가 꼭 잡았다.

     지난 1일 국회 일정을 마친 문완나씨와 다니엘이 손을 맞잡고 용산역에서 논산역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러 가고 있다.
    ▲ 지난 1일 국회 일정을 마친 문완나씨와 다니엘이 손을 맞잡고 용산역에서 논산역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러 가고 있다. 복건우

    (*다음주 3편에선 입법조사관의 시선에서 완나씨가 겪어온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합니다.)
    #문완나 #이주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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