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보은군은 2025년 7월 1일부터 농어촌버스 무료운행을 시행하고 있다.
보은군
전기차 보급 정책 '잰걸음', 자동차 이용 감축은 '역주행'
2021년 10월에 한국 정부는 국제연합(UN)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상향했다. 기존에 제출했던 감축목표가 국제적으로 합의한 감축목표에 한참 미달했기 때문에 나머지 숙제를 하듯이 낸 것이다.
그 안에 수송 분야의 감축목표는 2030년까지 2018년 기준 28.1%였던 것을 37.8%로 높이는 것으로 제시하였고, 자동차 주행거리를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4.5%를 감축하는 수요관리 정책과 전기 수소차 500만 대 보급이 주된 감축 수단이었다. 이 목표는 최상위 법정 계획인 '제1차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 유지되지만, 자동차 주행거리를 핵심으로 하는 수요관리 정책은 누락되고 450만 대의 전기 수소차 공급만 남았다.
2025년 11월에 공개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서는 2030년까지 신차 중 40% 이상을, 2035년까지는 70%까지 전기 수소차로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2024년까지 수송 분야 온실가스 감축은 1.3%가 줄었을 뿐이고, 전기 수소차의 공급 누적량은 85만 대에 불과했다. 2025년에 신규로 등록된 차량 중 전기 수소차의 비중은 13.1%로, 올해도 이 정도 수준이라면 2027년부터 2030년까진 60% 가까이 전기 수소차로 공급되어야 한다.
2025년 기준 자동차 총 주행거리는 3396억 5600만Km로, 2024년에 비해 1% 줄었지만, 정책 기준점인 2018년에 비해 오히려 125억Km가 늘어버린 상황이다. 2030년까지 자동차 총 주행거리를 4.5%를 줄여야 하는데, 갈 길이 멀다.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수송 분야에서도 한국 정부가 2030년 목표든 2035년 목표든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는 낮다. 아니, 기대조차 할 수가 없다. 목표도 부실하지만, 그 부실한 목표조차 전혀 달성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예산 투자 미미
교통수단의 전환을 의미하는 '모달 쉬프트(Modal Shift)'가 가리키는 방향성은 명확하다.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자가용보다 수송량이 많아 인당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동 수요를 전환하는 것이다.
이미 해외의 주요한 도시들은 2019년 그린뉴딜 정책에서부터 최근 온실가스 대책까지 수송 분야의 핵심적인 전략으로 모달 쉬프트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 대중교통 확대를 전면에 내걸었다.
이런 접근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욱 유리하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형평성을 높이는 전략이기도 하다. 모든 자가용을 전기차로 바꾸는 것보다 오히려 더 많은 버스를 다니도록 하는 것이 경제적이면서도 정의롭다.
사람들은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많다고 말한다. 서울시의 경우 50조에 달하는 예산 중 2.5% 정도인 1조 3000억 원을 버스와 지하철에 사용하고 있을 뿐이지만, 뉴욕시의 교통기관인 MTA는 16%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한다. 주요 도시들의 재정 투자에서 대중교통이 우선시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반면, 한국은 대중교통이 이용자의 요금으로 흑자를 보지 못한다고 걱정한다.
반대로, 그 비싼 서울시내의 땅에 지은 주차장 요금이 땅의 기회비용과 비교할 때 터무니없이 낮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버스나 지하철 무임승차의 경우 기본 운임의 30배에 달하는 벌금을 내야 하지만, 비싼 서울시 땅에 무단으로 주정차하는 자가용에 대한 벌금은 주차 요금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모달 쉬프트라는 것을 정부가, 서울시가 그리고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을 넘어 한심하게 보일 정도다.

▲ 대중교통 30분 이내 접근 불가능 인구비율 분포
국가교통DB
'자가용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사회'
그럼에도 가야 하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영국에서는 운전면허를 취득한 10대가 20년 동안 절반이나 줄어들었고, 미국에서도 2016년 기준으로 10년 전과 비교할 때 밀레니얼 세대의 자가운전 비율이 5.5% 낮아졌다. 한국은 20대의 신차 등록 비중이 2016년에 8.8%였는데 2024년에는 6.7% 그리고 2025년에는 5%대로 낮아졌다. 30대 역시 2016년 25.9%에서 2025년 19.5%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해졌기 때문에 자가용을 가질 수 없어서 그렇다고 말하는 건,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노인층을 가진 한국에서 60대와 70대 신차 등록 비중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일부분의 사실일 뿐이다. 오히려 젊은 세대들이 기후위기에 맞서 먼저 움직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직한 접근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도시 교통의 변화 역시 모두가 한꺼번에 변화하기보다 한 도시, 하나의 마을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에 무능하다고 우리에게 다가오는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 결국 구체적인 대안의 사례는 먼저 움직이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다. 자가용을 갖지 않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 자가용이 없어도 불편하지 않은 사회를 만드는 것은 더 늦출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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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버스가 없는데 대중교통 환급이 무슨 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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