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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입생 3명, 텅 빈 캠퍼스... 제주국제대에 드리운 위기

    경영위기대학 재지정에 구조조정·폐교 논의까지... 30년 역사 캠퍼스 스산한 적막

    등록 2026.09.03 13:50수정 2026.09.03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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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적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시설물.
    ▲ 한적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시설물. 제주의소리

    새 학기가 시작된 캠퍼스. 새로운 학생들과 구성원들의 활기로 새 기운이 감돌 법한 시기였지만, 제주시 영평동 제주국제대학교의 풍경은 기대와 정반대였다. 학기 초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캠퍼스에는 적막이 내려앉아 있었다. 한산함을 넘어 스산하기까지 했다.

    인적이 드문 탓에 전체 면적만 18만여㎡에 이르는 광대한 캠퍼스는 더욱 적막하게 느껴졌다. 한참을 걸어도 사람 한 명 마주하기 어려운 도보길에는 풀벌레 소리와 멀찍이서 들려오는 야생 조류의 울음소리만 울려 퍼졌다. 길가에는 반쯤 부패한 새의 사체까지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한때 학생들이 오가며 활기를 채웠을 도서관과 연구소, 교육원, 구내식당, 실습동 등 대학을 구성하던 주요 시설들은 대부분 기능을 멈춘 상태였다. 각 단과대학 건물로 사용됐던 대학동은 올해 1월 1일자로 전면 폐쇄됐다.

    닫힌 출입문 틈과 깨진 유리 너머로는 텅 빈 내부 공간과 방치된 집기들이 간간이 눈에 들어왔다. 벽면에 붙어 있는 벽보와 유인물은 시간이 멈춘 듯 여전히 2024학년도 일정에 머물러 있었다.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제주의소리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제주의소리

    캠퍼스 구석구석에는 오랜 방치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정문 옆에 세워진 초대 학장의 흉상에는 귀 아래로 거미줄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한때 학생들이 쉬어갔을 정자는 나무 데크가 썩어 곳곳이 빠져 있었고, 바닥을 밟으면 무너져 내릴 듯 했다.

    교내 연못은 짙은 녹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카페로 사용됐던 건물에는 빛바랜 간판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곳곳에서 썩어 이가 빠진 데크는 발을 잘못 디디면 다칠 수 있을 정도로 위태로웠다.

    캠퍼스 정중앙의 도서관으로 사용됐던 건물도 폐쇄된 지 오래다. 진입로로 이어지는 돌계단은 곳곳이 무너져 내렸고, '진입금지'라고 적힌 안내판과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있었다. 건물과 시설만 남아 있을 뿐 더 이상 대학의 일상을 담아내지 못했다.


    구내식당 역시 문을 닫은 지 오래다. 현재 학생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해결하려면 캠퍼스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 버스를 타고 인근 학교로 내려가거나, 캠퍼스 한켠에 남아 있는 작은 매점 형태의 공간에서 컵라면이나 다과류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제주의소리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제주의소리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제주의소리

    간혹 캠퍼스에서 어렵게 마주친 구성원들은 학교의 앞날에 관한 질문에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오랜 시간 이어진 위기 속에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제주국제대학교가 처한 위기는 복잡한 경영지표보다도, 이날 캠퍼스 곳곳에서 마주한 풍경 속에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신입생 3명... 대학의 존립 자체가 위기

    제주국제대의 위기는 하루아침의 일이 아니다. 대학의 전신인 탐라대학교와 제주산업정보대학은 이미 2010년부터 정부의 부실대학 평가와 재정지원 제한의 벽에 부딪혔다.

    이후 두 대학은 통폐합을 거쳐 제주국제대학교로 새롭게 출범했지만, 대학이 처한 구조적 위기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았다. 정부의 재정지원 제한과 각종 평가에서의 부진이 이어졌고, 국가재정지원사업 참여에도 제약이 따랐다.

    재정난과 정부 지원 제한이 학생 감소로 이어지고, 학생 감소가 다시 대학의 재정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였다.

    신입생 감소 추이는 이 같은 현실을 숫자로 보여준다. 최근 신입생 수는 2021년 112명에서 2022년 61명, 2023년 49명으로 줄었다. 2024학년도에는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며 115명으로 일시적인 반등이 있었지만, 실제 국내 신입생은 27명에 그쳤다.

    이후 학생 감소는 다시 가팔라졌다. 2025학년도 신입생은 40명 수준까지 줄었고, 올해 모집인원은 425명이었지만 실제 등록한 신입생은 3명, 등록률은 0.7%에 불과했다.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제주의소리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제주의소리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 오랜 재정위기로 곳곳이 방치된 제주국제대학교 내부. 제주의소리

    정원 수백 명을 둔 대학에 새롭게 들어온 학생이 단 3명이라는 것은 단순한 신입생 감소를 넘어 대학의 존립에 의문이 뒤따르는 수준이다.

    최근 제주국제대가 다시 경영위기대학으로 지정된 것도 이러한 장기적인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교육부는 지난 8월 '2026학년도 학자금 지원 제한 대학 명단'을 공개했다. 대학의 재무 상황을 분석해 지속 가능한 운영 여부를 평가한 결과 제주국제대는 전국 9개 경영위기대학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교육계에서는 제주국제대가 현행 사립대학 구조개선 관련 제도에 따라 향후 본격적인 구조조정 또는 폐교 논의의 대상이 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그래도 꺼지지 않은 강의실 불빛

    곳곳에 먹구름이 드리운 캠퍼스였지만, 대학의 시간이 온전히 멈춘 것만은 아니었다. 적막한 캠퍼스를 걷다 보면 간간이 불이 켜진 강의실이 눈에 들어왔다. 닫힌 문 너머로는 한창 강의중인 교수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배움을 이어가기 위해 학교를 찾은 학생들이 있었고, 남아 있는 학생들을 위해 강의를 이어가는 교수들도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마주한 한 학생은 강의 시간에 늦었는지 택시를 타고 서둘러 캠퍼스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특정 요일에 수업을 몰아 듣는 외국인 학생들과 저녁 시간대를 이용해 학위를 이어가는 대학원생들도 일부 남아 있었다. 적어진 학생 수만큼 대학의 일상도 크게 위축됐지만, 이곳에서 학업을 마쳐야 하는 이들에겐 제주국제대는 여전히 학교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있었다

     강의가 진행중인 제주국제대학교 캠퍼스.
    ▲ 강의가 진행중인 제주국제대학교 캠퍼스. 제주의소리

     한적한 제주국제대학교 캠퍼스.
    ▲ 한적한 제주국제대학교 캠퍼스. 제주의소리

    캠퍼스 내 유일하게 컵라면과 다과류 등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는 우편집중국에서 30여년 간 학교의 흥망성쇠를 함께했던 송승석씨. 한때 전교생이 7000명을 넘어서고 축구, 야구 하키 등 각종 운동부가 활약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송씨는 "대학을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고 학령인구 감소와 같은 시대적 변화도 피할 수 없다는 점이야 잘 알고 있지만, 활기를 잃어가는 캠퍼스를 지켜보는 마음이 편할 수는 없지 않겠나"라며 "지금으로선 잘 되리라 기다리고 지켜보는 것 뿐"이라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한때 수천 명의 학생들이 오가던 제주국제대학교는 이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다만 그 결정을 기다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곳에는 각자의 사정으로 학교를 찾고 자신의 학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

    대학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이 단순히 경영 논리만으로 결코 가볍게 다뤄질 수 없는 이유다
    .




    덧붙이는 글 제주의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제주국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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