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철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
김정철 제공
- 가능할까요? 우리나라는 거대 양당 체제잖아요.
"맞습니다. 그 벽을 깨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아요. 제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거대한 양당 체제라는 바위에 저라는 계란을 던진 거죠. 저도 제가 계란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부딪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제3지대 정당의 존재 이유이자 자세라고 봐요.
우리가 그 벽이 얼마나 높은지 몰라서 도전하는 게 아니에요. 얼마나 높고 단단한지 알면서도, 그렇다면 제3지대 정당이 어떻게 살아남고 성장할지, 우리만의 가치와 해법을 국민께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결국 개혁신당의 존립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봅니다."
- 지지율이 너무 낮은데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세요?
"지지율이 낮다는 현실은 냉정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개혁신당이 지금 당장 모든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기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고 봐요. 그렇다면 오히려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특정 세대든 지역이든, 특정 가치를 공유하는 국민들에게 확실한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는 것도 충분히 중요한 존립 기반이 될 수 있어요.
그런 점에서 개혁신당은 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과감한 주장을, 기존 정치권이 쉽게 꺼내지 못하는 급진적인 개혁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해요. 모두에게 좋은 말을 하려다 보면 결국 아무도 강하게 지지하지 않는 정당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난함이 아니라 선명함이고, 지지하는 분들이 '이 정당을 지지해서 실제로 이것 하나는 바뀌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성과도 보여줘야 합니다. 작더라도 강한 정당, 지지하는 이유가 분명한 정당, 결과를 만들어내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 그게 지금 개혁신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진 해산 가능성도 있나요?
"그럴 일은 없습니다. 개혁신당은 14만 명에 가까운 당원이 있고, 지금까지 걸어온 독자적인 길이 있어요. 어느 정당보다 합리적이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메시지를 내왔고, 그런 역사적인 스토리가 쌓여 있는 겁니다. 다만 제3지대 정당이다 보니 선거 결과가 저희가 바라는 만큼 나오지 않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그건 처음부터 예상했던 일이지, 예상 못 한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해야 하는 정당이 바로 개혁신당이고, 그 과정은 언젠가 결과로도 이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지금 개혁신당의 미래를 너무 성급하게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준석 대표 사퇴 이후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지금 필요한 건 누가 맞고 틀렸는지 설전을 벌이는 게 아니라 당원과 지지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차분히 듣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지금 개혁신당에는 사람들을 다시 하나로 모을 '집중점'이 필요합니다. 당원도, 지지자도, 당직자도 결국 하나의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갈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먼저 어디를 향해 갈 것인지부터 분명히 정해야 해요. 그 지향점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의견을 듣고 토론하며 충분히 숙고해야 합니다.
다만 방향이 정해진 뒤에는 달라야 해요. 더 이상 뒤돌아보거나 같은 논쟁을 반복하지 말고, 모두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준석 대표가 대선 때 말했던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앞으로'라는 방향을 잡으려면, 먼저 그 '앞'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찍어야 하고요. 지금 개혁신당은 바로 그 지향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분간 이런 숙고와 토론의 시간이 이어질 수 있지만, 저는 그게 당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전한 과정이라고 봅니다."
- 당헌·당규에 60일 이내에 새로운 지도부 뽑아야 하는 것으로 알거든요.
"당헌·당규에 정해진 절차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그 원칙에 따라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다만 당내에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곧바로 전당대회를 치를지, 그 전에 비상대책위원회 같은 과도기적 체제를 둘지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 지금 단계에서는 어느 하나로 성급하게 단정하기보다, 당원과 당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준석 대표가 사퇴했다고 해서 개혁신당을 떠난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대표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당의 중요한 구성원이고, 앞으로 당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진행되는 논의와 절차를 갈등이나 혼란으로만 보시기보다는, 개혁신당의 다음 방향을 정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숙고하는 과정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내각 구성에서 국민을 향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8월 30일 6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있었는데 개각은 어떻게 보세요?
"이번 개각은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야당 입장에서 특히 두 분의 인선에는 분명히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입니다.
먼저 용혜인 후보자는 장관이 되더라도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에요.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문제라고 봅니다. 그동안 청년과 워킹맘을 대변한다고 해왔다면 오히려 누구보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행정부의 막중한 장관직을 맡으면서 의원직은 물론 의원실과 보좌진까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건 국민 눈높이에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상당한 규모의 보좌진과 예산이 세금으로 지원되는데, 장관직까지 맡으면서 그걸 동시에 유지해야 할 이유를 국민에게 분명히 설명해야 해요. 보좌진 운영을 둘러싼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라면 더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고요. 청년 정치를 말하면서 정작 자신의 기득권은 하나도 내려놓지 않는다면, 그것부터가 장관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승원 후보자는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더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형사사법제도는 수사와 기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전환기에 있어요. 제도가 안정되더라도 혼란이 불가피한 시점인데, 김승원 후보자의 그동안 입장과 활동을 보면 이 혼란을 수습할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지금 필요한 법무부 장관은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사람이 아니라, 무너져가는 형사사법 시스템의 균형을 잡고 국민의 기본권과 적법절차를 지킬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번 인사는 그런 방향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결국 이 두 분의 인선은 이번 개각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특히 김승원 후보자 임명이 강행된다면, 오히려 이 정부가 형사사법제도 혼란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더 빨리 지게 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 일각에서는 용혜인 후보가 김승원 후보 가리기 위한 용도란 주장도 있던데.
"용혜인 의원이 비례직을 계속 고수할 줄 알고 그런 인선을 했겠습니까? 만약 그걸 예상하고 그랬다면 정말 고도의 전략이겠지만, 저는 그보다는 이재명 정부의 내각 구성 자체를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정말 국민을 바라보는 내각 구성인지, 아니면 전문성과 상관없이 자리를 내주는 일종의 논공행상인지, 또는 대통령을 대신해 화살을 받아줄 사람을 앉히려는 것인지를요. 저는 이번 내각 구성에서 국민을 향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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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어디를 향해 갈 건지 먼저 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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