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 강남역에서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제주 북토크
페미연대
특히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30대 여성의 실종·사망 사건 등 여성폭력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이번 북토크에서는 제주에서 여성폭력과 여성인권을 위해 활동해온 여성들의 경험과 목소리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해당 피해자는 실종 신고가 접수됐지만 담당 경찰관의 허위 종결로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됐고, 실종 신고 104일 만인 지난 8월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북토크는 여성의 안전을 위협하는 폭력이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 지역에서 여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드러내고 대응해 나갈 것인지,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공적 시스템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자리이기도 했다.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는 올해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를 맞아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과 릴레이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7천여 명이 '강남역을 잊지 않겠다'는 여성선언에 동참했으며, 지난 5월 17일에는 전국에서 모인 500여 명의 시민이 강남역에서 여성폭력 없는 사회를 향한 연대의 뜻을 밝혔다.
신간 <그날 강남역에서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는 이 과정과 함께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 10년간 여성폭력과 젠더폭력에 맞서 싸워온 여성들의 경험과 기록을 담은 책이다. 앞으로의 페미니즘 운동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담겼다. 책 출간을 위한 텀블벅 크라우드펀딩에는 목표액의 250%가 넘는 후원이 모이며 시민들의 관심을 확인하기도 했다.
"강남역은 처음으로 나의 일상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한 사건"
이날 북토크 1부에서는 '살아남은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를 주제로 박지아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공동대표(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의 발표가 진행됐다.

▲ <그날 강남역에서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제주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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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아 공동대표는 현재 여성폭력의 현주소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이 여성들에게 갖는 의미, 10주기 집중행동을 통해 전국의 여성들을 만나고 연대를 만들어온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그날 강남역에서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에 대해 "여성폭력으로 바라본 대한민국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책을 함께 만든 이들과 다시 만들어갈 미래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남역 10주기 추모행동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가장 기뻤던 일로 "전국 곳곳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던 여성들과 페미니스트들을 만난 것"을 꼽았다.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고, 지역에서 변화를 만들어 온 10년을 나누며 손 맞잡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그는 지역마다 다른 조건에서 여성폭력에 맞서온 여성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전국 연대의 중요한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2부에서는 '세상을 바꿔온 여성들'을 주제로 김제나 나음심리상담센터장, 박지아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 공동대표, 서정숙 파리바게뜨노동조합 전 제주분회장, 한현진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각 패널은 자신에게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이 어떤 의미였는지, 제주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며 어떤 문제를 마주해왔는지, 그리고 이를 바꾸기 위해 어떤 활동을 이어왔는지를 이야기했다.

▲ <그날 강남역에서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제주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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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나 나음심리상담센터장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처음으로 나의 일상이 여성이기에 위험하고, 그 이유로 통제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에서 청년 여성으로 살아가는 경험을 나누며 특히 읍면지역에서 결혼하지 않은 청년 여성이 기존의 청년회나 부녀회 등 지역공동체 어디에도 속하기 어려운 현실을 이야기했다.여성들이 용기를 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용기뿐 아니라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공동체와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제나 센터장은 이번 북토크를 계기로 "지금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대하고 용기를 주고받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일터에서도, 지역에서도 이어지는 여성들의 싸움

▲ <그날 강남역에서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제주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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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숙 파리바게뜨노동조합 전 제주분회장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자신의 경험과 연결했다.
그는 사건을 접한 뒤 "'나는 운이 좋았을 뿐이다'라는 생각이 오래 남았다"고 말했다. 여성노동자가 다수인 파리바게뜨 현장에서 임신·출산에 따른 노동권 침해와 성희롱·성추행 등이 발생했던 경험도 나눴다. 이러한 문제에 맞서 노동조합을 통해 여성노동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정숙 전 분회장은 "노동조합은 노동자가 인간답게 일할 권리와 여성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힘이 되어야 한다"며 안전하고 평등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연대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그날 강남역에서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제주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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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진 제주여성인권연대 대표는 제주 여성인권운동의 역사를 소개했다. 제주여성인권연대는 1980년대 기생관광 문제에 대응하는 활동에서 출발해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인권을 위한 운동을 이어왔다. 한현진 대표는 "폭력의 경험을 재해석할 때 그 아픔은 오히려 같은 상처를 지닌 사람들과 연대할 수 있는 단단한 힘이 된다"며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로 착취를 끊어낼 수 있도록 더 넓고 단단한 연대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그날 강남역에서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제주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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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아 공동대표는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강남역은 여성들이 모여서 사회에 문제제기하고 변화를 만드는 힘을 모으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포기하지 않고 침묵하지 않으면, 힘을 모으면 전진과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며 "함께 싸워온 사람들의 힘을 모으는 연결과 연대"가 앞으로의 여성운동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떠한 사안이 끝나고 나서도 흩어지지 않는 집단과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그날 강남역에서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제주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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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다시 확인한 여성들의 연대
이날 참가자들은 여성폭력과 젠더폭력의 해결을 위한 한마디 나눔을 통해 지역에서 발생하는 여성폭력의 구조적 문제, 노동 영역에서 여성들이 겪는 폭력, 페미니스트 공동체의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를 계기로 제주에서 다시 만난 여성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겪어온 경험과 활동을 공유하며 여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연대와 실천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번 제주 북토크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 10년간 이어져 온 여성들의 활동을 돌아보는 동시에, 현재 제주에서 여성폭력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여성들의 경험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제주에서 진행된 북토크는 광주, 강릉, 부천, 춘천 등 전국 주요 지역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 <그날 강남역에서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제주 북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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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여성으로 살아온 경험, '강남역'으로 다시 모이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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