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가 교사들이 노트북을 활용해 웹 기반 과학수업 자료 제작 실습에 참여하고 있
송민규
학교에서 바로 쓸 것을 직접 만들다
설명을 들은 뒤에는 교사들이 직접 노트북을 열었다.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은 자신이 맡은 교과와 단원을 정하고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학생 명단과 단원 정보를 구성했다. 이후 생성형 AI에 필요한 기능을 설명해 Apps Script와 HTML 코드를 만들고, 이를 연결해 실제 웹앱으로 구현하는 과정까지 따라갔다. 이미 만들어진 코드를 다시 AI에게 보여주고 필요한 부분만 수정한 뒤 기존 웹앱을 업데이트하는 과정도 실습했다.
과학수업 자료 제작에는 NotebookLM도 활용됐다. 교과서 PDF나 기존 학습지를 자료로 넣고 단원 내용을 바탕으로 영상과 퀴즈를 만드는 방법을 직접 살펴봤다. 강사는 자신이 제작한 영상도 한 번에 완성한 것이 아니라 원하는 표현과 내용이 나올 때까지 여러 차례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교사의 판단이었다. AI가 만든 퀴즈가 수업 내용에 맞는지 확인하고, 영상에 들어간 과학적 표현이 정확한지 검토하고, 학생에게 필요한 자료인지 다시 판단해야 했다.
한성희 교사는 앱 스크립트 Apps Script를 처음 접한 뒤 실제 학교에서 활용하기까지 여러 달 동안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말했다. 이날 짧은 연수만으로 모든 것을 익히기보다 직접 만들고 수정하면서 자신의 수업에 맞는 형태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학교사의 함께 배우는 자리
연수가 끝날 무렵 연구회 운영진은 이번 신청 과정을 돌아보며 "과학교사들을 위한 이런 자리가 굉장히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신청이 빠르게 마감돼 일부 교사는 추가 문의를 했지만 더 받지 못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미 많은 교사가 AI를 사용하고 있다. 이제 현장의 질문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AI를 사용할 것인가'에서 '내 수업에서는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과학수업에서는 이 질문이 더욱 중요하다. 과학은 직접 관찰하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증거를 바탕으로 설명을 만들어가는 교과다. AI가 빠르게 답을 만들어주는 시대일수록 학생이 직접 질문하고 판단하는 경험을 어떻게 남겨둘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최근 정책 흐름에서도 교사의 AI·디지털 전문성 개발을 위한 연수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등장한다고 해서 모든 변화를 그대로 수업에 적용할 수는 없다. 새로운 도구를 무분별하게 수업에 넣기보다 자신의 교육 방법과 교과의 특성, 학교의 여건, 학생들의 수준과 필요를 살펴 가며 선택하고 가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 자체가 아니라, 교사가 그것을 자신의 수업에서 어떤 목적과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다.
이날 퇴근 후 연수에 참석한 과학교사들이 고민한 것도 그 지점이었다.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할 것인가 보다, 아이들이 과학을 더 잘 배우게 하려면 AI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새로운 기술이 들어올 때마다 수업의 답을 대신 정해줄 사람은 없다. 그래서 교사들은 직접 써보고, 자신의 학생과 학교 상황에 맞게 고쳐보고, 서로의 경험을 나눈다. 이날 연수는 AI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빠른 변화 속에서도 수업을 판단하고 설계하는 주체는 여전히 교사라는 점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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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교사 42명이 퇴근 후 모인 까닭... AI, 어디에 어떻게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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