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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팝 뮤비 대세 된 감독들, '봉사 동아리'에서 만났다고?

    [JIMFF 인터뷰] 공동연출집단 725 강동연-전지훈... "여전히 뮤직비디오로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다"

    등록 2026.09.07 17:50수정 2026.09.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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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연출집단 725의 전지훈 감독(좌측)과 강동연 감독.
    ▲ 공동연출집단 725의 전지훈 감독(좌측)과 강동연 감독. 이선필

    시작은 인디 힙합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였다. 음악 서바이벌 예능 <쇼미더머니> 출연자인 플로우식과 키드밀리 등으로 시작한 강동연·전지훈 감독은 이후 YG, SM, JYP, 하이브를 비롯한 국내 주요 가요 기획사 소속 뮤지션들의 뮤직비디오를 맡았다. 국내 대형 가요 기획사 대부분과 협업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력만 놓고 보면 가요 기획사 '도장깨기'라 할 수 있다. 2018년 공동연출팀 725를 결성한 두 사람은 세븐틴, 에스파, 아이콘(iKON), NCT DREAM, 에이티즈 등의 뮤직비디오를 만들며 이름을 알렸다. 이들이 이번에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찾았다. 해외 주요 뮤지션의 뮤직비디오를 관객들과 함께 보고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기 위해서다. 지난 5일 충북 제천시 엽연초살롱 뮤직쉘터에서 진행된 '뮤직스케이프: 해외MV' 상영과 토크가 끝난 뒤 두 사람을 만났다.


    봉사동아리에서 만난 두 사람, 대형 기획사가 찾기까지

    '725'라는 이름은 전 감독의 생일인 7월 2일과 강 감독의 생일인 11월 25일에서 따왔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이름과 달리 이들이 만든 영상에는 복합적인 이야기와 영화적 장치가 자주 등장한다.

    전 감독은 "권지용님도 이름에서 지드래곤이라고 따왔잖나. 처음엔 낯설 수도 있지만, 이젠 멋있음의 상징이 된 그분처럼 우리도 나중에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게끔 하자는 취지였다"며 다양한 레이블과 작업하게 된 이유부터 전했다.

    "저희가 작업할수록 빛을 보지 못하는 기획들이 쌓여가더라. 특정 아티스트와만 작업한다면, 갇히기 쉬울 텐데 다양한 레이블을 경험하면서 더 도전할 기회가 생겼던 것 같다. 물론 해당 엔터사들이 저희를 택하는 것이지만 반복되는 작업을 피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의미인 것 같다." (전지훈 감독)

    "'도장 깨기'를 의도한 건 아니다. 언더그라운드 힙합 뮤지션들과 작업하다가 이를 관심 있게 본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송민호님의 제안을 받았다. 그 작업을 시작으로 SM, JYP와도 이어지게 됐다. 물론 우리도 그런 작업을 갈망하긴 했지만, 비교적 이른 시기에 좋은 기회가 생겼다." (강동연 감독)


    이들의 성과는 조회수에서도 확인된다. 두 사람은 2018년 7월 공개된 서라(Seora)의 '피시 위시(Fish Wish)'를 시작으로 공동 연출 작업을 이어왔다. 이후 일부 작품은 억대 조회 수를 기록했다. 에스파의 '새비지(Savage)'는 공개 17일 19시간 30분 만에 1억 뷰를 넘기며 당시 에스파 뮤직비디오 중 최단 기록을 세웠다. 스트레이 키즈의 'CASE 143'은 2022년 10월 공개된 뒤 현재 약 2억 4900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기획사 분들에게 우리의 젊음을 어필했던 것 같다. 스물여섯에 공동 연출로 데뷔했는데 그때도 대학교를 다니던 때였거든. 젊은 감각을 강조하면서 대담하게 이것저것 얘길 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저희가 대학교 봉사 동아리에서 만난 사이다. 저는 케냐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왔고, 원래 국제기구 진출을 준비하던 학생이었다. 전 감독님은 작곡을 전공했고." (강동연 감독)


    "동아리에서 국제구호 관련 영상을 같이 찍었는데 그게 몇몇 기획사 눈에 들었던 것 같다. 사실 저는 앨범을 준비하다가 잘되지 않았고, 마침 뮤직비디오 제작사에서 연락이 와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말 초짜였기에 기획사에서 편집 문법에 대해 이런저런 걸 알려주면 감사하다며 받아들이곤 했다. 무조건 우리 의견을 내기보다는 그분들이 전문가니까 그랬던 것 같다. 겸손한 마음으로 임했다. 실제로 너무 감사해서 무릎도 꿇었다(웃음)." (전지훈 감독)

     9월 5일 엽연초 살롱에서 진행된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뮤직 스케이프' 행사 현장. 게스트로 나선 공동연출집단 725의 전지훈 감독(우측)과 강동연 감독(중앙).
    ▲ 9월 5일 엽연초 살롱에서 진행된 제2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뮤직 스케이프' 행사 현장. 게스트로 나선 공동연출집단 725의 전지훈 감독(우측)과 강동연 감독(중앙). 이선필

    공동 연출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팀으로 일을 진행하면서 의견 충돌 또한 필연적이었다. 강 감독은 "기획안과 콘티 작성부터 촬영, 시각 특수효과까지 역할을 명확히 나누지 않고 그때그때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을 고수한다"면서도 "잘 싸우는 게 중요하다"고 나름의 비법을 전했다.

    "싸우지 않는다면 누군가는 타협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싸움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전지훈 감독님 의견으로 간다. 고집이 매우 세거든. 그러다 제가 좀 기죽은 척하면, 제 아이디어 몇 개가 반영되기도 한다(웃음)." (강동연 감독)

    "주로 제가 일을 벌이고, 강 감독님이 정리하고 수습하는 편이다. 세븐틴의 '스펠(spell)' 뮤직비디오 작업 때 제가 쓴 기획안에 강 감독님이 타로 카드 콘셉트를 저 몰래 덧붙여서 기획사에 보냈더라. 그때 좀 치열하게 싸웠다. 근데 만약 둘 다 좋다고 했다면 평범한 작품이 나왔을 것이다." (전지훈 감독)

    "멋지고 예쁨만 추구하지 않아... 메시지 담아왔다"

    이날 행사에서 상영된 뮤직비디오는 영화팬이라면 알만한 거장 감독들이 직접 연출한 결과물들이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참여한 저스킨 펜드릭스(Jerskin Fendrix)의 '베스의 농장(Beth's farm)', 다인조 일본 아이돌 그룹 AKB48의 '사쿠라노 시오리'(벚꽃 책갈피)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이와이 슌지 감독의 뮤직비디오도 돋보였다. 이밖에도 뮤직비디오 연출가로 출발해 영화감독으로 명성을 쌓아온 미셸 공드리와 데이비드 핀처 등의 작품도 소개됐다.

    725 역시 뮤직비디오 안에 서사와 영화적 장치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왔다. 스트레이 키즈의 '케이스 143'은 사랑에 감염된 멤버들과 이를 쫓는 경찰로 분한 멤버 간 대결을 극적으로 묘사했고, 세븐틴의 '마에스트로(MAESTRO)'는 AI와 로봇이 예술을 대체한 디스토피아 세계를 배경으로 멤버들이 활약하는 액션 영화처럼 묘사했다.

    특히 강동연 감독이 홀로 참여한 제로베이스원의 '굿 소 배드(GOOD SO BAD)' 뮤직비디오는
    유지태가 시나리오 작가로 출연한 가운데, 제로베이스원 멤버들은 <늑대의 유혹>과 <러브 액츄얼리>, <라붐> 등 유명 영화의 장면을 각자의 방식으로 재현했다.

    "저희 뮤직비디오는 어떤 메시지를 계속 얘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단순히 예쁘고 멋진 것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노래와 가사에 담긴 의미를 영상으로 표현하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생기고, 그걸 보신 분들이 영화적 요소가 있다고 느끼시는 게 아닌가 싶다." (강동연 감독)

    "최근 세븐틴 디노님의 첫 단독 콘서트를 홍보하기 위해 게임을 하나 제작했다. 이를 위해 AI(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영상의 대홍수 시대에 영화나 게임 요소를 넣는 식으로 다양한 매체에 손을 뻗을 수 있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좋다. AI 때문에 모두 위기라고 하지만, 오히려 제작비를 절감해 중소 기획사 아이돌에게도 양질의 작업물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전지훈 감독)

    양극화되는 가요 시장... "중소 기획사라 더 과감한 시도 가능"

     공동연출집단 725의 전지훈 감독(좌측)과 강동연 감독.
    ▲ 공동연출집단 725의 전지훈 감독(좌측)과 강동연 감독. 이선필

    대형 기획사와 작업을 많이 해왔지만 두 사람 모두 시작이 인디 뮤지션이었던 만큼 중소 아이돌과도 작업의 문이 열려 있음을 재차 강조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누에라(NouerA)의 최근 뮤직비디오도 연출했다며 전 감독은 "더욱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전했다.

    "대형 기획사와 작업하다 보면 확인할 내용이 훨씬 많다. 팬들의 희망도 지켜드려야 하고. 근데 중소 기획사 아이돌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의사 결정 구조가 더 열려 있는 편이다. 그래서 여러 기술로 비용 절감을 하면서도 과감한 시도가 가능하다. 일단 재밌어 보이면 가리지 않고 작업하려 한다." (전지훈 감독)

    "우리끼린 제2의 방탄소년단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얘기하면서 작업한다(웃음). 갈수록 양극화되는 이 시장에서 선입견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 찾아주시면 기꺼이 참여하고 싶다. 저희의 창의력을 너무 제한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웃음)." (강동연 감독)

    강 감독은 2018년 천안춤영화제 단편영화 공모전에서 다큐멘터리 <그녀의 이름은 불레타>로 입상한 경력도 있었다. 뮤직비디오에서 영화로 영역을 넓힌 해외 감독들처럼 장편영화를 연출할 생각은 없는지 물었다. 두 사람은 "여전히 뮤직비디오로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다"고 답했다. 두 사람에게 영화 연출은 당장의 목표가 아니었다.

    "아까 행사에서 인생 뮤직비디오가 무엇인지 진행자께서 저희에게 물었는데, 똑같은 질문을 누군가에게 했을 때 725의 뮤직비디오가 언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목표 중 하나다." (강동연 감독)

    "대학생 때부터 동경했던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게 꿈이다. 조금씩 거기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웃음)!" (전지훈 감독)
    #725 #에스파 #스트레이키즈 #강동연 #전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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