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소속 김효정 의원이 9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유튜브 썸네일
페이스북 갈무리
부산광역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효정 의원이 상임위 회의 도중 자리를 이탈하고,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부산 전통시장 방문 일정을 수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로부터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이 교육과 직결된 예산 심의를 내팽개치고, 심지어 같은 당 소속도 아닌 무소속 정치인의 '가이드' 역할을 자처한 것을 두고 시의원으로서의 본분과 자질을 망각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논란은 지난 4일 구포시장에서 열린 '구포데이' 행사 당일 오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날 오전 10시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는 부산시교육청이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과 교육기금 심의를 위한 중요한 회의가 열렸습니다.
상임위원장인 김효정 의원은 직접 의사봉을 두드리며 안건을 상정한 뒤 "교육청 기조실장님 나오셔서 제안 설명해 주십시오"라고 회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휴대전화로 시간을 확인하더니 슬그머니 회의장을 빠져나갔습니다.
이후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시의회가 아닌 북구 구포시장이었습니다. 오전 11시경부터 시작된 한동훈 의원 지지 유튜버의 라이브 방송 화면에는, 한 의원보다 먼저 도착해 이른바 '모나미룩(흰 셔츠에 검은 바지)'으로 복장까지 맞춰 입고 대기 중인 김 위원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한 의원이 예정된 시간보다 7분가량 늦게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의회 교육위 상임위원장이 본연의 회의를 이탈해 그를 기다리는 촌극이 벌어진 것입니다.
지역 시민사회는 이러한 김 의원의 행동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건강사회복지연대 이성한 사무처장은 "자기 당 의원도 아닌 무소속 의원을 쫓아다니기 위해 상임위까지 버리는 것은 시의원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라며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일 거라면 차라리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행동은 여러 면에서 상식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첫째 구포시장은 김 위원장의 지역구가 아닙니다. 김 위원장의 지역구는 북구 제2선거구(덕천 1·3동, 만덕 2·3동)인 반면, 구포시장은 제1선거구에 속해 있습니다. 정작 구포시장을 지역구로 둔 강영두 시의원(기획재경위원회) 당일 오후 2시 이후까지 이어진 상임위 회의에 끝까지 참석해 발언을 이어간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이에 대해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정작 자기 선거구인 시의원은 의회에서 심사 회의를 원활하게 진행하는데, 지역구도 아닌 시의원이 그것도 상임위원장이라는 사람이 회의를 내팽개치고 구포데이(행사)에 달려갔다"면서 "이는 명백히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제소되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또한 "이럴 것 같으면 차라리 의원직을 내려놓고 팬클럽 활동이나 하라"며 맹비난했습니다.

▲ 9월 4일 부산시 교육위원회 모습. 10시경 김효정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한 뒤 이석하면서 부위원장인 박준영 의원이 회의를 진행했다.
부산시의회
둘째, 현재 교육위원회가 다루고 있는 사안의 중대성입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교육교부금 삭감이 예정되어 있어 교육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부산 지역 교육 관련 단체들 역시 지난주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기금 조성 명목으로 교육청에 교부되는 예산이 삭감되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예산의 향방을 치열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에 교육위원장이 자리를 비운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양 처장은 "교육 예산 삭감 문제로 전국이 난리 난 이 시점에, 부산의 교육을 책임지는 상임위원장이 자리를 뜨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자기 당 의원이 왔다고 해도 백번 양보해 이해하기 힘든 판국에, 무소속 의원을 수행하러 간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날 교육위원회 회의는 부위원장이 대신 진행해야 했으며, 김 의원의 교육청에 대한 비판과 견제 자격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인해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진행되는 전통시장 육성 사업인 '구포데이'의 본래 취지마저 퇴색되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구포시장은 '백년시장'으로 선정되어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30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으며, 상인회의 자발적인 10%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역사와 문화를 결합한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었습니다.
과거 수영 팔도시장이나 만덕 아파트 중심 상권에서 동백전(지역화폐) 인센티브 환급과 상인 할인을 결합해 큰 호응을 얻었던 것처럼, 북구청과 상인회가 협력하여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적 논의가 절실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구포데이 행사는 정치인들의 세 과시와 팬덤 정치의 장으로 변질되어 상인들 사이에서도 찬반으로 갈리는 갈등과 정치적 논란만 초래했습니다. 상권 활성화를 위한 건설적 정책 제안은 뒷전으로 밀리고, 유력 정치인이 모든 이슈를 독점하는 부작용이 드러났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공유하기
상임위 내팽개치고 '한동훈 가이드' 자처한 부산시의원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