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 수레 끌며 숲길 산책하는 강아지, 자세히 보니

캐나다서 만난 장애견, 가족 걷게 하고 싶은 마음의 반려인이 한 선택에 뭉클

등록 2026.09.09 10:25수정 2026.09.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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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을 나서면 반려견과 함께 걸어가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중에는 사람의 걸음보다 반려견의 기분에 보폭을 맞추는 애견가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강아지의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속도를 줄이고, 풀 냄새를 맡을 때면 가만히 서서 기다려 주는 온기 어린 풍경이다.

보조 장비에 의지해 산책하는 반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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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길을 따라 앞다리를 보조하는 두 바퀴 장비를 착용, 주인과 함께 걸어가는 반려견의 뒷모습
▲ 숲길을 따라 앞다리를 보조하는 두 바퀴 장비를 착용, 주인과 함께 걸어가는 반려견의 뒷모습 김종섭

지난 8일에는 캐나다의 한 호수공원 산책로를 거닐던 중, 가슴 뭉클한 광경을 목격했다. 저 멀리서 다가오는 한 반려견의 걸음걸이가 어딘가 유난히 어색하고 느렸는데, 자세히 보니 강아지 몸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비 같은 것이 부착되어 있었다. 점차 가까이 다가왔을 때야 비로소 그 까닭을 알 수 있었다.


앞다리 하나가 없는 강아지였다. 강아지는 자신의 몸에 맞추어 제작된 두 바퀴 수레 형태의 보조 장비를 착용하고, 그 수레를 몸 전체로 이끌고 걷다 쉬기를 반복하며 숲길을 힘겹게 지나고 있었다. 수많은 반려견이 오가는 산책길이지만, 이렇게 장애를 가진 반려견이 보조 장비에 의지해 산책하는 모습은 처음 접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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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는 수레바퀴를 힘차게 굴리며 열 걸음 남짓 걷다가 지치면 풀썩 주저앉아 호흡을 가다듬기를 이어갔다. 그 옆을 동행하는 주인의 태도는 더욱 인상적이었다. 주인은 계속해서 환한 미소와 함께 강아지가 쉬어갈 때마다 묵묵히 발걸음을 멈추고 기다려 주었다. 따스한 눈빛으로 반려견의 상태를 살피며 보행 보조 기구가 어긋나지 않았는지 점검하는 모습에서 주인의 깊은 애정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버거워 보이는 강아지와 그 뒤를 조용히 따르는 주인의 모습이 가슴 한구석을 짠하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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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보면서 네 다리로 건강하게 산책길을 걷는 보통의 강아지들이 얼마나 큰 복을 누리고 있는지 새삼 느껴졌다. 사실 과거의 일반적인 사회 관념에 비추어 보면, 다리 하나를 잃어 걷기 힘든 장애견은 집안에서만 평생을 보내거나 심지어 안락사를 선택하는 안타까운 운명의 길을 갔을 것이다. 장애를 가졌음에도 집 밖으로 나와 흙냄새를 맡고 바람을 느끼게 해 주려는 주인의 강렬한 집념과 사랑이 없었다면 결코 이어질 수 없는 산책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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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 장비를 보고 주인이 오직 자신의 강아지만을 위해 손수 제작한 자작 수레인 줄로만 알았다. 대형 애견 용품점이나 마트 어디를 가도 이런 형태의 장애견 전용 보행 보조 기구를 눈으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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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궁금한 마음에 인터넷에 찾아 보고서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반 오프라인 매장에는 없지만, 온라인상에는 장애견 전용 휠체어와 보행 보조 장비를 전문적으로 맞춤 제작해 판매하는 전문 스토어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미 장애견을 위한 보조장비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고, 그 바탕에는 어떻게든 장애를 가진 가족을 걷게 하고 싶다는 반려인들의 간절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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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반려견은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동물이기보다는 인간과 삶을 공유하는 가족으로 깊숙이 자리 잡았다. 한국이나 캐나다를 비롯해 세계 여러 곳에서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가구 수가 크게 늘고 있지만, 수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반려견을 대하는 우리 사회와 개인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앞다리 하나를 잃은 강아지에게 바퀴를 달아주어서라도 함께 숲길을 걸으며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자 하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가족'이라는 이름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숭고한 보살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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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걸음 걷고 쉬기를 반복하면서도 주인의 보폭을 따라 묵묵히 두 바퀴를 굴리며 끌어가던 그 강아지의 산책길이 오래도록 가슴 깊이 잔상으로 남는다. 신체적인 장애가 삶의 멈춤을 의미하지 않듯, 서로를 향한 사랑과 의지가 있는 한 삶의 산책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을 그 강아지와 주인의 짧은 걸음이 증명해 주고 있었다.
#반려견 #생명존중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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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거주, 이민자의 삶과 일상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를 기록,다음'브런치'활동도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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