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의식주 생활비 관련 물가 불안을 조장하는 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국세청
국세청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담함 등 불공정 행위로 물가 상승을 부추기면서, 막대한 세금 탈루 혐의를 받는 41개 업체에 대해 일제히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이 포착한 탈루 혐의 금액은 약 1조 원에 이른다.
이번 조사는 '물가 불안 조장 탈세자 세무조사'의 연장선에 있다. 국세청은 그동안 탈세와 물가 상승 사이의 연결 고리를 집중적으로 들여다 봤다. 기업이 원가를 부풀려 신고하면 과세 소득이 줄어 세금이 덜 걷히고, 부풀려진 원가가 다시 가격 인상의 명분이 된다는 것. 또 추석을 앞둔 시점에 범부처 차원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춘 조사로도 보인다.
국세청(청장 임광현)은 14일 "원재료비 상승 등 대외 불안 요인에 원가 절감보다 오히려 판매 가격을 올리고, 거짓 세금계산서 등을 통해 의도적으로 이익을 축소한 시장 교란 사업자들의 탈루 혐의를 확인해 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 장바구니 부담을 키운 농축산물 유통업체 23곳 ▲ 원가 부담을 과도하게 전가한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 플랫폼 16곳 ▲ 지배적 지위에서 가격 인상을 유발한 패션 플랫폼 2곳이다.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먹거리 관련 업체가 38곳, 패션잡화 등 생활소비재를 다루는 플랫폼이 3곳이다.
계란 농가는 '무자료 거래'… 수입업체는 할당관세 사유화
농축산물 분야에서는 계란 생산농가 11곳이 대상에 올랐다. 계란이 '금란'으로 불릴 만큼 값이 뛴 상황에서 생산자단체가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가운데, 조사 대상 농장들은 3~5년에 걸쳐 수십억 원대 수익을 축소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는 거래처에 계산서를 주고받지 않는 무자료 거래를 요구한 뒤 판매대금을 비사업용 계좌로 받아 숨겼고, 가족이 대표인 농업회사법인에 산란용 병아리를 시가보다 싸게 넘겨 이익을 나눠주기도 했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수입금액에서 누락한 사례, 닭 1만5000마리 이하 축산소득은 비과세라는 규정을 악용해 배우자 명의의 실체 없는 양계장으로 매출을 분산한 사례도 적발됐다.
곡물·과일·육류 수입·유통업체 12곳은 할당관세 혜택을 사익에 활용한 혐의다. 관세율 0%로 돼지고기를 수입해 온 한 업체는 거래 중간에 대표자 자녀 명의의 유령 사업자를 끼워 넣어 유통 마진을 챙긴 뒤 단기간에 폐업했다. 참깨 수입업체는 저율관세할당(TRQ) 물량을 더 받기 위해 위장 업체를 세워 매출을 분산했다. 참깨의 최고 관세율은 630%지만 저율관세율은 40%에 그친다.
가공식품·프랜차이즈·플랫폼… "원가 인상 명분 뒤에 사익편취"
가공식품 업체 12곳 중에는 최근 제품 가격을 올린 소스·만두 제조업체가 포함됐다. 이 업체는 퇴직 임원이 세운 특수관계법인에 수수료를 과다 지급하고, 사주 자녀가 지배하는 법인의 물류센터 사용료를 대신 내는 방식으로 이익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한 종합식품업체는 원재료비·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대폭 인상했지만, 실제로는 국내외 특수관계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포함시켜 소비자에게 떠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3곳은 원부자재 공급가를 올려 가맹점주와 소비자에게 이중 부담을 지운 곳들이다. 가맹점 2000여 개를 둔 한 본부는 사주의 개인 지출을 가맹점주 지원 비용으로 둔갑시켰고, 또 다른 본부는 사주가 직원 명의로 가맹점을 운영해 소득을 분산하고 법인 명의로 슈퍼카 3대를 사들여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대상에 오른 배달 플랫폼 1곳은 점유율 확대를 위한 출혈경쟁 비용을 음식점·슈퍼마켓 등 입점업체에 수수료와 광고비 형태로 전가해 왔다. 국내에서 번 1조 원대 이익을 세 부담 없이 해외 지배주주에게 이전하고, 해외 관계사에 업무지원 용역을 무상 제공하면서 부가가치세 매입세액을 부당 공제받은 혐의도 확인됐다.
패션 플랫폼 2곳은 높은 수수료율 적용과 기습적 가격 인상에 더해, 매출 누락과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광고비 과다 지급, 법인 명의 고가 아파트를 사주가 사적으로 사용한 사익편취 행위가 드러났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재료비·유통비용 등 가격 인상의 명분이 된 원가의 적정성과 거래처와의 정상 거래 여부,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중점 검증할 방침"이라며 "차명계좌를 통한 수익 은닉이나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명의대여가 확인되면 즉시 조세범칙사건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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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의식주 물가 불안 조장' 41곳 전격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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