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한성숙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국회TV
이 모든 발언을 관통하는 전제는 하나다. 여성의 몸에 대한 결정은 여성의 것이 아니라는 전제다. 낙태죄가 폐지된 지 7년, 그 공백 속에서 여성들은 검증되지 않은 해외 직구 약물에 몸을 걸어왔다. 식약처가 적발한 불법 유통 사례만 수천 건에 달한다. 이 방치의 책임을 물어야 할 자리에서, 윤 의원은 오히려 방치의 지속을 주장했다. "법제화를 기다렸다가 해도 늦지 않는 문제"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7년을 기다린 이들에게 다시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을 신중함이라 부를 수는 없다.
이 발언들이 문제적인 이유는 그것이 개인의 실언이 아니라 하나의 일관된 전략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마약 비유는 임신중지를 범죄화하는 언어를 맡고, 피 흘리는 침대 이미지는 여성에게 죄책감과 공포를 심는 언어를 맡으며, '오빠' 로비 의혹은 여성 공직자의 전문성을 성적으로 무력화하는 언어를 맡는다. 세 발언이 한 사람의 입에서 순서대로 나왔다는 사실은 이것이 감정적 흥분의 결과가 아니라 반복 훈련된 화법임을 시사한다.
실제로 그는 총리의 답변을 온전히 듣지 않았다. "동의하시는군요"라며 총리가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으로 규정했고, "약물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까"라며 총리가 이미 설명한 불법 유통·오남용 문제를 되물었다. 이는 질의가 아니라 답을 정해놓은 취조에 가깝다.
반면 한 총리의 답변은 이 논쟁의 본질을 정확히 짚었다. "정부가 지금까지 7년간 방치한 부분에 대해서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었다. 방치에 대해 사과해야 할 자리에서, 방치의 연장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것도 마약이라는 낙인, 피 흘리는 여성의 이미지, 성적 함의가 담긴 인신공격까지 동원한 방식으로.
윤용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 판관을 자처했다. 그는 총리에게 정책의 타당성을 묻지 않고 "동의하십니까"를 반복해 답을 강요했고, 답변을 곡해해 다음 공격의 근거로 삼았다. 그는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의료적 과정을 피와 죽음의 스펙터클로 전시하며 공포를 정치적 무기로 썼다. 그는 검증되지 않은 의혹을 대통령의 이름과 엮어 총리를 몰아붙였다. 이 세 가지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이라는 공적 절차 안에서 행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입법부 구성원으로서의 책임 방기다.
7년간 방치된 여성 건강권 문제 앞에서 그가 보여준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질의가 아니라, 여성의 몸을 볼모로 정치적 이미지를 소비하는 행태였다. 국민의 대표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품위와 사실에 근거한 토론 의무를 저버린 이 발언에 대해, 윤 의원은 공개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해야 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6
14년차 현직 누드모델. 철학과 여성학을 공부했습니다. 몸의 경험으로 세상을 읽습니다.
공유하기
"피로 물든 침대"라니... 귀를 의심케 한 국회의원의 '망언'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