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 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가운데)이 이병도 충남교육감(왼쪽), 도성훈 인천교육감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심각한 표정으로 답변하고 있다.
윤근혁
정부가 55년간 유지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에 대한 내국세 연동 비율 20.79%를 없애고 교육 재정을 줄이는 법률안을 지난 3일 국회에 제출하자,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서울시교육감)이 교육교부금 삭감법에 반대하기 위한 가정통신문 발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정부 정책에 이의를 제기하는 가정통신문을 각 가정에 발송하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어서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근식 회장 "교육감들과 가정통신문 발송 협의할 것"
16일 오후 2시, 정 회장은 '교육교부금 개편안 전면 재검토 요구'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교육교부금 삭감법과 관련된 <오마이뉴스> 질문에 "학부모 단체에선 '추석이 다가오는데, 교육감들이 가정통신문이라도 내서 지금 사정을 학부모님들께 말씀드려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주문이 있다"라면서 "내일(17일)이나 모레(18일) 우리 교육감님들과 상의해서 그 문제를 협의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감협의회는 오는 17일부터 1박2일 간 총회를 연다. 이와 관련 정 교육감은 "총회에서 가정통신문 발송에 대해 교육감들과 협의한 이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실제 교육감들이 가정통신문을 유초중고 학부모들에게 일제히 발송할 경우, 1000여만 명의 학부모와 550여만 명의 학생들이 해당 내용을 직접 보게 된다. 해당 가정통신문 내용에서 현 정부의 교육재정 정책을 정면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갈 수도 있고, 교육교부금 개편에 대한 찬반 의견을 병행하는 내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학부모와 청소년, 교사와 공무직, 노동자와 정치권 등 377개 단체가 모인 2026 교육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의 박은경 상임집행위원장(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은 <오마이뉴스>에 "지금 정부가 교육교부금을 졸속 개편해서 우리 아이들의 교육비를 빼앗아 가려고 하고 있는데 정작 학부모들은 이런 사실을 잘 모른다"라면서 "교육감들이 학부모들에게 이런 사실을 낱낱이 알리는 일은 교육감으로서 갖는 권리이기도 하지만 의무이기도 하다"라고 환영했다.
교육교부금은 중앙 정부가 유초중고 교육을 위해 시도교육청에 보내는 돈이다. 그런데 정부가 '내국세 연동 비율(20.79%)' 자동 배분 방식을 폐지하고, 학령인구 변화와 국가 경제 여건을 반영하는 계산으로 바꾼 교육교부금 삭감법을 국회에 보낸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렇게 할 경우 기존 교육교부금 연동제 대비 해마다 20조 원가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 등의 이유를 들면서, 이렇게 남긴 돈을 미래대응기금으로 돌려 어린이집과 고등교육 등 미래인재 사업 등에 쓴다는 계획이다.

▲ 16일 오후 1시 40분, 교육감협의회가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교부금 연동제 폐지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윤근혁
교육감들 "나라 살림 좋아졌는데 학생 교육비는 줄이려 하다니..."
한편, 16일 오후 2시부터 국회 교육위가 연 교육교부금 삭감법에 대한 공청회를 20분 앞둔 이날 오후 1시 40분, 교육감협의회는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교육교부금 개편안에 따라 내년 교육교부금이 7조 2000억 증가한다고 설명하지만, 고교무상교육 국비 축소 등을 반영한 실질 순증은 2259억 원으로 증가율은 불과 0.3%"라면서 "반면 교직원 인건비 자연 증가와 정책사업에 따른 필수 지출은 2조 1400억 원 이상 늘어난다"라고 우려했다.
이날 교육감협의회는 "국회의장은 교육교부금 개편안을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 지정에서 제외하고 충분한 토론과 실질적인 심사 시간을 확보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앞서 정부는 국회에 낸 관련 법률안에서 "예산안 부수 법률안 지정"을 명시한 바 있다. 부수 법률안이 될 경우 국회 교육위 등을 통과하지 않고도 해당 법률안이 직접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이에 대해 강삼영 강원교육감은 "55년을 지켜왔던 교육교부금 연동제를 예산 부수 법률안으로 간단하게 통과시키면 안 된다"라면서 "이것은 국민 전체의 의견을 듣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반 가정도 부모의 급여가 늘면 당연히 자녀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데, 지금 재정 당국의 모습을 보면 나라 살림이 좋아졌는데 학생들 교육비는 줄이려고 하고 있다. 이해가 안 간다"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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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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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들, '정부 비판' 가정통신문 발송 추진... "교부금 삭감법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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