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린 '2026 가을, 문화가 흐르는 성북천'
임인영
성북천은 평소 필자가 일주일에 한 번 왕복 5km 러닝 코스로 활용하는 산책로이기도 하다. 편도 약 3km 정도 된다. 좀 더 걸을 힘이 남아 있다면 청계천으로 가도 좋다. 반대로 신설동에서 삼선교까지 걸어왔다면 낙산공원 한양도성길로 걸어도 좋은 산책 코스가 된다.
성북동: 자연, 역사,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 낸 동네
두 번째 추천 코스는 삼선교에서 성북동 방향으로 걷는 코스다. 성북구에서 한 군데만 방문해야 한다면 성북동 일대를 추천한다. 지금은 집 근처 동네가 되었지만, 결혼 전 연애 시절부터 자주 방문하던 곳일 정도로 개인적으로 애정하는 동네다. 왁자지껄한 도심 문화보다는 한적하면서도 느긋한 도심 일상을 보내고 싶다면 추천한다.
먹을거리는 걱정하지 마라. 포털사이트나 유튜브에 '성북동 맛집(카페)'만 검색하더라도, 가보고 싶은 맛집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올 것이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빵집과 디저트집도 있다. 물론 산책의 묘미는 한참을 거닐다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가는 것이니 검색하지 않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날씨가 좋을 때는 성북근현대문학관 근처 도성길에 조성된 벤치에서 도시락을 먹는 것도 추천한다. 우리 부부도 주말 아침이면 근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사서 이곳에서 아침을 먹고 온다. 근현대문학관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성북동의 독특한 지형과 그곳에 자리 잡은 도시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 풍경을 꼭 보고 오기를 추천한다.

▲ 성북근현대문학관에서 와룡공원으로 가는 산책로에서 바라본 성북동 풍경
이현우
성북동은 하루 만에 다 돌아보기 힘들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동네다. 자연과 역사, 그리고 오랜 시간 이곳에 살아온 사람들이 만들어온 흔적이 거리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몇 년 만에 뚝딱 만들어낸 신도시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동네다.
동네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미술관과 박물관도 많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성북구립미술관, 성북선잠박물관, 성북근현대문학관이 있다.
성북근현대문학관에서 한양도성길을 따라 올라가면 와룡공원을 지나 북악산을 넘어 부암동에까지 이를 수 있다. 여유가 되는 이들은 가벼운 등산 겸 산책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사관 앞에 걸린 국장 구경하는 재미
다음으로 추천하는 산책 코스는 성북동 북쪽의 주택단지를 지나 성북근린공원까지 향하는 길이다. 보행로가 잘 조성되어 있지 않고 오르막길이 있는 곳이라 걷기 편한 길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세계 각국의 대사관이 밀집한 곳이기 때문이다.
'이 나라의 상징은 무엇일까?'
국장은 나라를 상징하는 공식적인 부호나 휘장을 뜻한다. 네팔 국장은 히말라야와 네팔의 국화인 빨간 나무철쭉이 조화롭다. 호주 대사관 마크에서는 캥거루와 에뮤(호주에 서식하는 날지 못하는 대형 조류)를 볼 수 있다. 르완다 국장에서는 사탕수수와 커피나무, 아가세케라는 전통 공예품 바구니 등이 보인다. 대사관 앞에 걸린 국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 네팔, 호주, 르완다 대사관 앞에 걸려 있는 국가별 국장
이현우
그렇게 대사관과 대저택을 지나 오르막길을 따라가다 보면 하늘한마당 근린공원에 이른다. 성북구민회관 방면을 따라 걷다 보면 남산타워를 비롯해 한강 이북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북동에서 오르막길을 따라 이곳까지 오는 길이 부담스럽다면 성신여대입구역에 1162번 버스를 타고 이곳에 올 수도 있다.
오랜 시간 성북천과 성북동을 걷는 동안 해가 졌을지도 모르겠다. 해 질 녘이면 1162번을 타고 성신여대입구역으로 이동하여 성북천 '야장 문화'를 즐기고 하루를 마무리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번 연휴에는 자동차와 사람이 붐비는 장소 말고 뚜벅뚜벅 여유롭게 거닐 수 있는 산책로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동네 주변이라도 좋다. 애정을 갖고 둘러보면 조금은 새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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