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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을 달라" 외치며 쓰러져간 넋들, 80년 만의 출상

    10월 항쟁 80주년 기념하는 '10월 꽃피다' 출상 대구시청 앞에서 열려... 유족들 "편히 올라가 해원하시길"

    등록 2026.10.03 17:56수정 2026.10.0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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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는 80년 만의 출상이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는 80년 만의 출상이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조정훈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는 80년 만의 출상이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는 80년 만의 출상이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조정훈

    80년 전 "쌀을 달라"고 외치며 모였던 대구부(현 대구시청) 앞에 화려한 꽃으로 장식한 꽃가마와 상여가 들어왔다. 가마에는 당시 무고하게 숨져간 시민들의 영혼을 태웠고 상여에는 차마 잠들지 못한 육신을 태웠다. 상여를 든 시민들은 "배고프다며 쌀을 달랬더니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총 맞고 가실 때 어린 나를 보고 어찌 눈을 감으셨나"며 영혼을 달랬다.

    10월 항쟁 80주년을 맞아 3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앞 도로에서 대구민예총 문화예술연구원이 당시 억울한 원혼들을 달래기 위한 80년 만의 출상 '시월 꽃 피다'를 진행했다. 출상 후에는 민주노총 주최의 노동자 대회도 함께 열렸다. 행사에는 전국에서 노동자와 시민 등 3500여 명이 참석했다.

    민족의 아픔을 춤으로 형상화하고 영상과 몸짓을 통해 거꾸로 가는 시간을 형상화하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이어 대동풍물놀이와 노래를 통해 해방의 기쁨을 알리고 80년 질곡의 세월을 연극을 통해 보여준 뒤 진혼춤과 사자춤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리고 상여와 상여 소리로 화해와 위안을 표했다.

    상여 소리꾼이 "빨갱이로 손가락질 받다 죽은 아비 말이 없고 이미 간 사람도 말이 없다. 한 많은 세월 떠돌다가 지금이라도 갈 길 찾아 가는구나"라고 노래하자 뒤따르던 유족들은 연신 눈물을 흘렸다.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는 80년 만의 출상이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는 80년 만의 출상이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조정훈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는 80년 만의 출상이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는 80년 만의 출상이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조정훈

    80년 만의 출상을 준비한 대구 민예총은 "10월 항쟁이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기까지 유족들은 희생자를 차마 내 어버이라 부르지 못하는 긴 침묵의 세월을 강요받았고 우리 역시 그 슬픈 역사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라며 "어두운 터널 속에서 시인은 그들의 목소리를 불러냈고 춤꾼은 몸짓을 되살렸으며 미술가는 얼굴을 그리고 가수는 넋을 위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10월 항쟁이 비로소 역사로 바로 서게 된 것은 유족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더불어 역사를 예술로 형상화하고자 했던 예술가들의 집요한 노력 또한 함께 기억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상주로 나선 채영희 10월항쟁유족회 초대 회장은 "당시 우리들의 아버지는 포승줄에 묶여서 돌아가셨다"라며 "한 사람도 꽃상여나 영구차를 타지 못했다. 죽기 전에 아버지를 모셔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이 하늘로 편안히 올라가 해원하시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말했다.


    출상 이어 진행된 노동자대회 "80년 전 투쟁, 승리의 역사로 증명"

     10월 항쟁 80주년 기념 전국 노동자대회가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 10월 항쟁 80주년 기념 전국 노동자대회가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조정훈

    이어 진행된 노동자대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80년 전) 일장기가 내려가고 성조기가 올랐으나 순사가 경찰로 바뀌었을 뿐 대한독립을 외쳤던 이들은 배를 곯고 친일 부역자는 권세를 누렸다"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80년 전 대구 노동자 민중의 투쟁은 4·3으로, 4·19로, 광주로 이어져 오늘 우리를 통해 그들의 항쟁이 승리의 역사였음을 증명한다"라며 "쌀을 달라고 외치던 그날의 절규는 극심한 양극화와 불평등 사회의 현실에 여전히 귓가를 울린다"라고 강조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조선의 모스크바라고 불릴 만큼 진보적이었던 대구가 지금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며 모욕당하고 있다"라며 "80년 전 극심한 실업과 굶주림, 미군정과 친일세력에 맞서 일어난 노동자·민중들을 잔인하게 학살해 온 결과가 바로 지금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는 80년 만의 출상이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는 80년 만의 출상이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네거리에서 열렸다. 조정훈

    강철 전국철도노조 위원장은 "이곳은 80년 전 '쌀을 달라', '해고를 멈춰라'를 외치며 부정부패와 미군정의 폭정에 맞섰던 대구 민중들의 뜨거운 피와 땀이 서려 있는 자리"라며 "80년이 지난 지금도 진실 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은 여전히 완성되지 못했지만 그 정신은 사라지지 않고 끈끈한 투쟁의 유전자로 우리들 가슴에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임성종 10월항쟁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오늘 우리는 80년 전 민중들의 항쟁을 기억하기 위해, 항쟁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억울하게 돌아가신 희생자 분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는 국가폭력과 민간인 희생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10월 항쟁의 정신은 특정한 시대에 머무는 과거의 정신이 아니라 노동의 존엄을 지키고 인간다운 삶을 요구하며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고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켜내려는 오늘의 모든 실천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10월항쟁 #80주년 #출상 #노동자대회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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