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일말의 머뭇거림이나 후회 없이 발악하는 악마의 모습은 그 뻔뻔할 정도의 의연함에도 불구하고 전에 없이 처절해 보인다. 그것은 이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마감하며 느끼는 회한에 찬 한숨이 아니라, 김준평이라는 인간의 존재 자체를 회의하는 슬픔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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