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찬 갯벌을 건너 공부하러 가는 애기들이 안쓰러워, 보리와 쌀과 콩을 모아 농민 스스로 지었던 대추분교. 그러했기에, 졸업식 때는 부모님께도 감사장을 빠짐없이 드렸던 대추분교. 아이들의 꿈이 자라고,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품어 안았던 학교는 불의한 권력이 동원한 포크레인 삽날에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 폐허 위에 ‘평화’를 바라는 깃발이 하나 펄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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