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굴불사터 사면석불은 팔공산 갓바위와 더불어 경상도 지방에서는 영험하기로 내로라는 불상이자 기도처입니다. 그런 까닭에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도록 석불의 사방을 돌아가면 두 손 모아 공손히 허리를 굽히는 순례객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빛 드는 방향에 따라 멋과 맛이 달라지는 이 불상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한참을 서성이다 보니 재미있는 점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 한두 분을 빼면, 기도하는 사람들 모두가 50대의 아주머니들이라는 점입니다.
짐작컨대, 연신 머리를 조아리는 그 간절한 기도는 자신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필경 자신의 자녀들을 위한 것인 듯 보였습니다. 연배도 연배지만, 굴불사터 사면석불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가지각색의 '경축 현수막'이 그것을 또렷이 보여주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종교가 뭔지 싶기도 합니다. ⓒ서부원 2008.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