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째 지리산을 마누라 삼아, 때론 벗을 삼아 56년을 독신으로 살아온 심원 일번지 심수정 점방주인 송기홍씨. 그는 봄부터 가을까지 새벽 6시면 어김없이 지리산에 올라 두릅과 엄나무, 곰취, 버섯, 고로쇠물 등을 채취하고 눈 내리는 긴긴 겨울에는 고립무원 점방에서 서각을 하며 자신만의 행복을 일구며 홀로 느리게 살고 있다. 점방 안 가득히 창출, 백출, 하수오, 당귀, 상황버섯, 삼지구엽초, 더덕 등으로 담근 약주의 향긋함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감옥에 갇혀 사는 나에게 자연으로 회귀하고픈 동경심과 마음의 평안을 안겨준다. ⓒ이방일 2008.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