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부터 뿌연 매연으로 덮인 카투만두 중심에 자리잡은 세계문화유산인 하누만 도카 더르바르 광장엔 보수중인 신전들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제법 규모있는사원들은 화려했던 왕조의 유물들로, 곳곳에서 퇴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신전이라고 하지만 신전 난간 곳곳에 올라 탄 사람들의 모습은 신과 인간의 조화를 엿보게 한다. 사람보다 많다는 신들의 나라엔 원숭이도 신이 되고, 부처를 모신 사원인지, 힌두신을 모신 사원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사원도 있고, 살아있는 신이라는 꾸마리가 사는 사원에 눈을 부릅뜬 꾸마리의 아버지가 관광객들을 상대로 어린 아이의 얼굴을 팔고 있었다. 뿌리를 드러낸 보리수 아래에선 알록 달록한 옷을 입은 구도승이 사진을 찍으라며 돈을 요구했다. ⓒ고기복 2009.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