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오리도, 겨울에 찾아오는 철새들도, 개구리에게도, 뱀에게도, 몸을 숨기고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을 수 있는 갈대숲이 필요합니다. 아스팔트 위에, 잔디밭 위에 둥지를 만들 수는 없겠지요. 아스팔트에 묻혀가는 생명을 봅니다. 힘겹게 살아남았지만 앞날을 가늠할 수 없는 풀 한포기 운명을 봅니다. 내년에도 저 풀은 저기에서 생명을 틔울 수 있을까? 내년에도 저 아기오리가 엄마오리가 되어 한강, 이곳에서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울 수 있을까 자출길에 뜬금없이 드는 생각입니다. ⓒ안호덕 2010.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