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라 삼등석 대기실 바닥에는 몇 시간 전 인도 가족이 먹다 흘린 주황색 탈리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 내 발자국을 포함해, 소똥과 온갖 오물이 가득한 인도 거리를 활보했을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닿은 곳이다. 하지만 불결함에 대한 나의 강렬한 거부감도, 천금처럼 쏟아져 내려 눈두덩을 무자비하게 짓밟아대는 피로를 물리칠 수는 없었다. 바닥에 침낭을 깔았다. 풀썩 누웠다. 아 좋다. 천국 같다. 이렇게 더럽고 불결한 천국이 다 있나. ⓒDustin Burnett 2013.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