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은 한겨울에 활짝 핀 상태에서 통꽃 그대로 툭 떨어지는 꽃이다. 동백이 4·3의 상징이 된 것은 강요배 화백의 작품 <동백꽃 지다>에 그런 동백의 모습이 표현되면서부터였다. 작품의 왼쪽 윗부분 원경에 하얀 눈밭에서 토벌대가 주민들을 내리치면서 하얀 눈밭에 뿌려진 붉은 피가 보인다. 순리대로 시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만개했을 때 통꽃으로 툭 떨어지는 동백에서 불시에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4·3 희생자들의 모습, 4·3 이전부터도 끊임없는 수탈과 탄압에 맞서 저항하며 스러져갔던 제주민중의 모습이 겹쳐진다. 그 역사를 기억하는 의미에서 4·3 70주년을 맞아 동백꽃 배지를 달자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강요배 2018.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