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작은 시골 마을에는 대형 마트나 슈퍼가 없다. 마을 곳곳의 작은 가게들에서 생필품을 조달한다. 닭은 닭집에서 치즈는 치즈집에서 고기는 고기집에서 사는 식이다. 다만 매주 토요일에는 마을에 장이 열린다. 마을 각 가게 주인들이 자신들의 물건을 한 군데 모아 놓고 파는 식이다. 지난 토요일 나는 마을 장터에서 도마토 열 개, 오렌지 네 개, 양파 아홉 개, 당근 여섯 개, 사과 여섯 개, 호박 두 개, 바나나 다섯 개, 파파야 반 통, 포도 1kg을 샀다. 내가 계산한 돈은 289페소다. 그 중 절반(140페소)가 포도 값이었다. 멕시코에서 포도는 매우 비싼 과일이다. ⓒ림수진 2023.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