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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앞두고 밀양 신영복 선생 묘소 찾아 "더불어 깊은 숲" 다짐

등록 2022.12.31 17:24수정 2022.12.3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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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인년(2022년) 마지막날 고 신영복(1941~2016) 선생의 묘소를 찾은 이들은 “더불어 깊은 숲”을 다시 생각했다. 창원에서 종교·시민운동·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인사들이 31일 경남 밀양에 있는 고인의 묘소를 참배한 것이다.

배진구 신부(천주교), 공명탁 목사(기독교)와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대표, 김유철 시인, 장순향 전 한양대 교수(무용), 노경석 전교조 경남지부장, 김숙연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은 묘소에 헌화한 뒤 절을 하고, 새해 바람을 이야기 했다. 김유철 시인은 자작시 “더불어 깊은 숲, 신영복 선생님”을 읊조렸고 장순향 춤꾼은 “아리랑” 소리에 맞춰 춤을 췄다. 다음은 김유철 시인의 시 전문이다.

더불어 깊은 숲, 신영복 선생님

선생님 떠난 7년 동안
이 땅은 봄인 듯하다가
다시 겨울입니다

세상은 고집불통으로 심술을 부리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리려 하지만
이 겨울 속에 숨겨진 봄을 압니다

선생님이 이승에서 보여준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으로
처음처럼 한 발씩 나아가렵니다

희망의 씨를 땅 속에 묻으면 새싹이 날 것이며
그 싹이 잎을 내고 아름드리나무가 되어
더불어 숲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선생님,
이 땅에 머지않아 민들레 씨가 온 누리로 날 것입니다
밟아도 죽지 않고 누워도 잠들지 않는
민중의 민들레 씨가 더불어 숲으로 가는 날
선생님을 다시 만나겠지요

그날까지 우리 곁에 머무르소서
그날까지 숲에서 기다리소서
그날까지 낮고 옅고 깊게
그날까지
윤성효 (cjnews) 내방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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