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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새뜸] 아주 특별한 캠페인... 금강 고마나루 모래사장 돌려주기

등록 2023.03.20 17:08수정 2023.03.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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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용어로 '뻘짓'이라고 하죠. 지난 주에 세종시 환경부 청사 앞에서 한화진 장관 퇴진하라고 기자회견을 열었었는데요, 퇴진 전에 여기에 와서 이 '뻘짓'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의 말입니다.

3월 18일인 지난 주말, 공주의 명승지인 금강 고마나루에서는 아주 특별한 캠페인이 벌어졌습니다. 금강재자연화위원회를 비롯한 공주 9개 시민사회단체와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이곳에서 ‘제3회 고마나루 모래사장 돌려주기’ 시민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캠페인에는 환경단체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 50여명이 참여했는데, 아이들과 함께 온 시민들도 많았습니다. 아이들은 영문을 잘 모른 채 부모들과 함께 조막만한 손으로 흙장난을 하듯이 고마나루 모래사장에 쌓인 펄을 거둬냈습니다.

이날 캠페인을 진행한 임도훈 대전충남녹색연합 활동가는 고마나루 모래사장 위에 쌓인 펄을 거둬내는 작업을 진행하기 전에 다음과 같이 행사 취지를 밝혔습니다.

“4대강 사업 때 만들어진 공주보의 수문을 연 뒤 이곳에서는 자연성이 회복되는 모습을 가장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백제문화제 때 수문을 23일 닫고 다시 개방을 했습니다. 환경부가 허가를 했는데, 시커먼 펄이 쌓였습니다. 시민들이 맨발로 모래사장을 걷던 곳인데 펄로 뒤덮였습니다. 그런데, 흰목물떼새와 꼬마물떼새는 모래나 자갈이 있는 곳에 산란을 합니다. 새들이 산란할 공간을 확보해주려고 작업을 하는 겁니다.”

고마나루 모래밭에는 10~15cm 가량의 펄이 쌓여 딱딱하게 굳은 채, 가뭄에 타들어가는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져 있었습니다. 수문을 닫아둔 뒤, 매일 0.5~1cm씩 펄이 차곡차곡 쌓인 흔적입니다. 물가로 갔더니, 굳지 않은 펄에선 시궁창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는 “환경부와 공주시가 잘못을 해서 펄이 이렇게 쌓였는데, 왜 시민들이 주말에 나와서 진흙 펄을 거둬내야 하는 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혀를 찼습니다.

밀차로 펄을 실어 나르던 김봉균 전 공주농민회장은 “예전에 이곳은 아무 것도 없이 깨끗한 은모래가 깔려 있어서 소풍도 오고 놀러오던 곳이었다”면서 “물을 잠깐 가뒀다고 저게(펄)이 쌓인 게 이해가 안된다”고 개탄했습니다.

임도훈 활동가는 “이 펄밭을 그대로 방치하면 식생이 자라날 것이고, 육화가 진행되면 다시 고운 모래사장으로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이렇게 나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시민캠페인에 앞서서 지난 17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2021년 1월 18일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세종보 철거, 공주보 부분 철거, 백제보 상시개방을 골자로 금강 보 처리방안을 발표하고, 2021년 4월 보 처리방안 이행 세부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했다”면서 “2022년 6월 용역이 준공되고 결과보고회까지 마친 상황이지만, 환경부는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보 처리방안을 금고에 봉인하고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이 단체는 또 “보 처리방안 이행 미뤄지는 동안 보 존치론자들은 가뭄을 대비한다는 거짓말과 백제문화제를 위해 담수가 필요하다는 거짓말로 여론을 선동했고, 결국 공주보 수문은 열려다 닫히기를 반복했다”면서 “그 결과 고마나루는 악취를 풍기는 펄밭으로 변했고,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향후 백제문화제 공주보 담수를 검토하겠노라 약속했지만 21년 12월 마친다던 모니터링 결과는 오늘까지 미뤄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공주보 #4대강 #고마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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