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가정기본법을 개정하려는 이유는?

2005년 호주제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 2008년 1월1일 호주제는 폐지되었지만 대한민국의 가족과 가족을 둘러 싼 제도는 아직도 성평등하지 않다. 사회의 변화 중 가장 빠른 변화 중 하나는 가족에 대한 가치관인데 아직도 부계 중심의 가족정상성은 공고하기만 하다. 이에 한국한부모연합과 한부모연구자, 미혼모단체와 법률가들과 함께 2020년 6월부터 한부모가족지원법 개정을 위한 모임을 결성하였다. 한부모가족지원법 안의 내용을 들여다보면서 한국의 부계 중심의 가족정상성과 한부모의 권익 옹호 가운데 건강가정기본법이라는 장애물이 놓여 있음을 알게 되었고 여성운동 안에서 조차 거론되지 않았던 건강가정기본법에 대한 개정 논의에 이르게 되었다. 한부모가구가 위기와 취약 가구로 분류되면서 관계 당국은 지원체계 강화를 발표하지만 2014 송파 세모녀 사건, 2018 증평모녀사건, 2019 관악구 탈북모자 사건, 급기야 2020 인천 미추홀 형제 사건이 터지면서 생계형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입양아동에 사망사건 그리고 당근마켓 사건과 같은 아동 유기사건 또한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건강가정기본법 안의 가족의 정의는 여전히 혼인과 입양과 혈연으로만 정의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정의 규정 삭제에는 조직적으로 반대 댓글이 넘쳐나고 한부모를 포함하여 이주여성, 1인 가구, 동거커플, 청소년 부부, 조손가족 등 가족의 형태는 다양한데 관계부처는 ‘다양한 가족’으로 퉁치고 만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음과 같은 연재순서로 건강가정기본법의 문제를 낱낱이 파헤쳐 보고자 한다. <연재순서> 1. 건강가정기본법 개정 이유는?/전영순(한국한부모연합 대표) 2. 가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생계형 사건과 사고/박송이(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3. 아동학대와 아동유기의 문제(사건과 사고를 중심으로)/미정 4. 건강가정기본법 개정되어야 할 법조문 해석의 문제/소라미(서울대학교 교수) 5. 가족정책이 나가야 할 방향(미래의 가족)/오진방(한국한부모연합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