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2.08 20:35최종 업데이트 22.12.08 20:35
  • 본문듣기

어느 일요일 오후, 아무것도 아닌 일로도 딱따구리 마리아와 사람들은 즐거워했다 ⓒ 림수진

 
그녀가 돌아왔다.

마리아, 별명 딱따구리. 지난 초여름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고 '북'(미국)으로 갔던 마리아가 돌아왔다. 홀연히 떠난 것처럼 홀연히 돌아왔다.(관련기사 : 남편 외도 목격한 아내, 그녀는 보석을 모두 꺼냈다, http://omn.kr/1z8k0)


최대 6개월간 체류가 허락되는 방문 비자를 받았으니, 아무리 짧아도 그 시간은 채우고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이들에겐 목숨을 걸어야 갈 수 있는 곳에 일단 들어갔으니, 어쩌면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4개월 만에 돌아왔다. 아직 학교에 다니는 딸이 눈에 밟혀 왔다고 했다.

'그곳에서 어찌 지냈소?'라고 딱 한 마디 물었을 뿐인데, 3박 4일이 모자랄 만큼 줄줄줄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오지랖이 넓었던 딱따구리 마리아는 세상의 온갖 동물들에게도 늘 따뜻한 마음을 선물했다. 당신 집에 개, 오리, 닭, 염소, 토끼에게도 그러했지만 남의 집 동물들에게도 늘 따뜻하였다. 우리집 개에게도 주인을 닮아 나사가 한 주먹은 빠졌다고 늘 툴툴거렸지만 항상 친절하게 뭔가를 알려주고자 지극 정성이었다. ⓒ 림수진

 
그녀가 돌아왔다

'포를랜', 지난 넉 달 간 그 곳에 있었다고 했다. 들어본 적 없는 지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리건(Oregon) 주 북부에 위치한 도시 포틀랜드(Portland)였다. 넉 달 전 이곳을 떠나가던 날, 영어 할 줄 아느냐는 물음에 딱 한 마디 '아플쥬씨(애플주스)'라고 답했던 그녀 입에서 나온 발음은 유려했다. '포를랜'이란 말에서 내가 잠시 헤매자 그녀가 설명을 부연했다. '시애를(시애틀)'과 가까운 곳이라고. 불과 넉 달 만의 변화 치곤 제법 화려했다.

열일곱 살에 결혼하고 35년 간 남편의 변변치 않은 경제력에 기대 살아가느라 그의 외도마저 애써 참아야 했던 그녀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뛰쳐나간 곳, 그 곳에서 지냈던 넉 달은 분명 혁명과 같은 시간이었다. 신혼 초 익힌 미용기술로 그녀의 집 한 편에 의자 하나와 거울 하나 걸어 두고 마을 사람들의 머리를 손질해주며 돈을 벌긴 했지만, 미국까지 가서 달러를 벌게 될 줄은 그녀 역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9천 달러, 그녀가 처음 가본 미국에서 넉 달 만에 벌어온 돈이었다. 이곳 멕시코에서라면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대부분 평생 만져보지 못할 큰 목돈이다. 당연히, 그 말을 듣는 마을 사람들은 놀라워 입을 다물지 못하였다. 그 말을 전하는 그녀 스스로도 9천 달러라는 말에 다시 한 번 새삼 놀라워했다. 서로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들 자신의 급여에 과연 몇 달을 곱해야 혹은 몇 년을 곱해야 그 돈을 만져볼 수 있을지, 절망스러운 마음으로 계산했을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침을 삼켜 가며 도대체 무슨 일을 했냐고 물었고 그녀는 뜬금없이 나이키 사장님 집에서 일을 했다고 했다. 에이, 설마, 라는 내 반응에 마리아는 정말 나이키 사장님 집에서 일을 했다고, 간혹 나이키 회사에 가서도 일을 했다고, 나이키 회사에 가면 새로 나오게 될 신발들이 각각 유리관 속에 들어가 벽면에 쫘악 진열되어 있다고, 그리고 나이키 사장님 집에 가면 두바이에서 온 코끼리 가족이 있다고, 믿을 뻔하다가 다시 또 믿지 못할 말들을 쏟아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이키와 포틀랜드를 조합해 검색해봤다. 정말 미국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 나이키 본사가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의 말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설령 지사나 매장의 사장이라도 일단 '나이키 사장님 집'은 믿어주기로 했다. 그녀는 이곳 멕시코로 돌아온 후 꼬박 일주일 동안 우리집을 드나들며 무용담이라 해도 부족하지 않을 말들을 쏟아냈다.

나이키 사장님의 집

사막이나 강을 건너 들어가는, 그래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긴 했지만, 그녀가 들어간 '포를랜'에서의 날들은 '젖은 자(멕시코와 미국을 가르는 국경인 강을 건너 불법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젖은 자'라 칭한다. 강을 건너는 과정에서 몸이 젖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빗댄 말이다)'들의 삶과 다름 아니었다. 그 곳에서 수십 년 간 역시나 '젖은 자'로 살고 있는 언니를 따라 바로 일을 시작했다.
 

미국 국경경찰에 의해 강을 건너 밀입국을 시도하던 여성들이 구조되고 있다. 리오 그란데, 혹은 리오 브라보라 불리는 이 강은 멕시코와 미국을 가르는 자연국경이다. 도강하여 밀입국을 하게 될 경우 젖은 채로 미국 땅을 밟게 되는데 여기서 ‘젖은 자’라는 말이 나왔다. 강 뿐 아니라 일부 구간에서는 사막이 두 나라 사이의 자연국경 역할을 한다. 사막을 건너는 자 혹은 위조 문서를 이용해 국경을 건너는 자 등 모든 불법 이주자들은 '젖은 자'로 통칭된다. ⓒ Wikitionary

 
서너 명이 조를 짜 청소업체에 등록된 고객의 집을 찾아다니며 청소를 했다. 시급 15달러. 노동 허가 서류를 갖춘 이들에겐 시간 당 20달러가 지급되었지만, 그녀는 시급 15달러라도 그저 감사한 일이었다. 급여는 매일 현금으로 지급되었다. 작업 도중 몸을 다쳐도 고용주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게 불문율이었다.
 

한 남성이 아이를 어깨에 올린 채 멕시코와 미국을 가르는 강을 건너고 있다. 2019.6.11 ⓒ 연합뉴스

 
하루에 여덟 시간, 많게는 열 시간 일을 했다. 시급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일을 많이 하는 날이 운수 좋은 날이었다. 게다가 일을 마치고 나올 때면 시급과 상관없이 집 주인이 팁을 줬다. 보통 5달러 정도의 팁이었지만, 어느 날에는 100달러를 팁으로 받은 적도 있었다. 딱 한 번 있었던 일이지만 너무 놀라 뱃속에 있는 간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던 우리 마을 사람들 모두의 간 역시 하마터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다. 100달러라니.

'포를랜'에서 돌아온 그녀가 매일 우리 집으로 출근 도장을 찍던 어느 날 그녀에게 물었다. 나이키 사장님 집에 진짜로 코끼리 가족이 있어요? 나는 다만 정말로 코끼리 가족이 그 집에 살고 있는가 궁금해 물었는데 그녀는 내 질문에 부르르 몸까지 떨며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훔쳤다. 자기의 미국 생활 중 가장 무서웠던 때가 이민국 심사를 통과할 때도 아니고 바로 그 나이키 사장님 집의 코끼리 가족과 얽혀 있다고 했다.

사연인 즉, 그 댁 부엌 엄청 큰 식탁 위에 두바이라는 곳에서 온, 그리고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코끼리 가족, 그러니까 아빠 코끼리, 엄마 코끼리, 그리고 아기 코끼리 세 마리가 한 방향으로 줄 지어 놓여 있었다. 매니저 말에 의하면 그 코끼리 가족이 향하는 방향이 그들의 고향 두바이쪽이라고 했다.

한 눈에 보기에도 값져 보이는 물건이라 부엌 청소를 할 때는 늘 조심했는데 어느 날 마리아의 손끝에 살짝 스친 아기 코끼리가 쓰러지면서 그만 귀 부분이 살짝 떨어져 나가버렸다. 너무 놀란 마리아가 쓰러진 코끼리를 바로 세우고 어찌 그 귀를 가려보겠다고 코끼리 가족 모두의 방향을 돌려 깨진 귀가 벽 쪽으로 가도록 일단 수습을 했다. 일을 하면서도 몇 번이나 매니저에게 자백을 하고 싶었는데 그 날따라 매니저도 너무 바빠 그 큰 집에서 따로 얼굴을 볼 수가 없었다.

자백을 한다고 해도 작업 중 발생하는 상해와 모든 사고는 각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과연 가진 돈을 다 털어 넣는다 해도 들어보지도 못한 나라 두바이에서 왔다는 코끼리의 귀 한쪽을 원상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결국 마리아는 자신의 실수를 자백하는 대신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리고 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저녁 여섯 시가 되길 기다렸다. 청소를 마치고 나면 고객이 청소 업체에 도난이나 물건 파손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마감 시간이 당일 오후 여섯 시였다. 그러니 그 시간이 될 때까지 마리아의 심장이 수십 번 오그라들었다 펴졌다 했을 것이다.

그 다음 주 다시 나이키 사장님 집에 청소하러 갔을 때, 가장 먼저 부엌으로 들어가 코끼리 가족을 봤다. 그런데 코끼리 가족의 방향이 다시 두바이 쪽을 향해 놓여 있었다. 여전히 새끼 코끼리는 귀 한쪽 끝이 떨어진 채. 이제라도 자백을 해야 하나 망설이며 떨고 있는데 마침 주인아주머니가 부엌으로 들어오더니 지난 주 자식과 손주들이 왔는데 손주들이 어찌나 짓궂든지 아기 코끼리 귀를 한 첨 떼 먹었다고, 별 일 아니라는 듯 매니저에게 하소연했다. 그 상황을 마리아는 신의 가호로 결론 지었다.
 

크게 가진 것이 없어도 그 가진 것으로 족함을 알고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 기회가 될 때마다 각자 음식을 추렴하여 들판 한 가운데 너그럽게 선 나무 아래 모여 그 음식을 나눈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불러 가진 음식과 술을 나누고 들짐승들에게도 음식을 나누는 일은 언제나 딱따구리 마리아 전공이다. 미국 '포를랜'에 있는 동안 이 나무 그늘이 참 그리웠다고 했다. ⓒ 림수진

 
미국 라이프

몇 날 며칠 우리 집에 와 쏟아내는 그녀의 미국 라이프 스토리에는 미국에서 살아가는 멕시칸 혹은 라티노의 이미지가 불쑥불쑥 투영되었다.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그리고 멕시코로 국적이 구성되었던 그녀의 청소 팀은 기회가 될 때마다 그들이 청소하는 집의 작은 물건에 손을 댔다. 값이 많이 나가는 물건들이야 주인들이 미리 간수를 했으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부엌이나 화장실 청소를 하다가 초콜릿이나 작은 욕실 용품들이 보이면 슬쩍 몸속에 숨겨 넣었다. 이들이 물건을 숨기는 곳은 주로 속옷 안쪽이었다.

그렇게 브래지어나 팬티 속에 숨겨 넣는 간식이 한 집 청소를 끝내고 또 다른 집으로 이동하는 길 위에서 그들의 도시락을 대신했다. 초코바 하나와 '레블' 한 캔으로 점심을 때우는 것이 일상이었다. '레블이 뭐요?' 라고 묻는 내게 '레불, 레불 몰라?'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그러고 보니 '포를랜'과 '시애를'에 이어 에너지 음료 레드불(Red Bull)의 발음도 '레불'이 되어 있었다.
 

미국으로 가기 전 딱따구리 마리아는 늘 "이만하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어디서든 그녀가 있는 곳이라면 유쾌한 농담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딱따구리 마리아의 생일을 맞아 마을 돈 쎄르히오가 들판에서 주운 소똥에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초를 대신해 꽂아 선물하고 있다. 역시나 딱따구리 마리아는 호탕하게 누워서 선물을 받았다.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들인데, 아득하게 느껴진다. ⓒ 림수진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태연하게 작은 물건들에 손을 대고 마리아에게도 슬쩍 권했지만 그녀 말로는 그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지와 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이 떠올라서 차마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딱 한 번 중국인이 운영하는 에어비앤비 숙소로 청소를 갔을 때 손님이 떠난 방에 작은 코카콜라 두 병이 놓여 있기에 동료와 함께 나누어 마셨는데, 그 날 저녁 여섯 시가 되기 전에 집 주인으로부터 불만이 제기되어 매니저한테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하마터면 하던 일을 잃을 뻔했다.

물건을 파손하거나 훔치지 않아도 저녁 여섯 시가 되기까지는 항상 묘한 긴장 속에 있었다. 집 주인이 뭐라고 하면 할 수 있는 말이 오직 "제쓰(Yes)"와 "오우 쏘리(Oh Sorry)" 밖에 없어서 한 동안 그 두 마디로 모든 의사소통을 해결하였는데, 한 번은 당연히 "노(No)"라고 해야 할 상황에서 "제쓰 제쓰"라고 하는 바람에 또한 매니저한테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쫓겨날 뻔하기도 했다. 그 이후로 아예 입을 닫아버렸는데 워낙 말이 많아 별명이 딱따구리인 그녀의 미국 생활이 얼마나 고달팠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한국 사람의 집으로도 청소를 간 적이 있는데 다행히 인자한 주인을 만난 모양이었다. 물론 통하지 않지만 손짓 발짓을 다 동원해 자기의 고향 마을에 한국 친구가 있다고 어찌어찌 말을 했는데 일을 하고 나오면서 주인아주머니가 같은 천주교 신자임을 알고 작은 십자가를 하나 주셨다고 했다.

뭐니 뭐니 해도 그녀의 모든 무용담 중 가장 짜릿한 것은 역시나 나이키 사장님 댁 일이었다. 일이 끝날 때마다 팁과 나이키 상품 할인권을 제시하고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는데 마리아는 그럴 때마다 상품 할인권을 골랐다. 모든 나이키 가게에서 50%를 할인 받을 수 있는 종이였다.

그렇게 모은 할인권으로 넉 달 동안 자그마치 나이키 신발을 열일곱 켤레나 사 모았다. 이곳에 남겨진 자식들과 친정 식구들 모두에게 몫을 지워 바리바리 싸 짊어지고 돌아왔다. 오직 한 사람, 남편만이 나이키 운동화 수혜로부터 제외되었다.

9천 달러, 마리아의 딴 세상

일주일이 넘도록 나이키 사장님 댁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가끔 그 곳에서 끝내 합법적인 지위를 얻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신산스러운지에 대해서도 전해주었다. 남자들이라면 더 외진 곳에서 더 험한 일을 찾을 수밖에 없고 여자들이라면 합법적 지위가 있는 남자들을 만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더라고 했다. 그들이 떠나온 고향에 남편이 있고 없고는 차후의 문제, 어떻게든 미국에 들어온 그들이 합법적 지위를 얻어야 고향에 남겨진 가족들이 다시 그들을 발판 삼아 올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마리아가 4개월 만에 다시 이곳 멕시코로 돌아올 때 그녀의 언니부터 그녀를 아는 모든 동료들이 그냥 미국에 눌러 앉을 것을 강권했다. 유쾌한 성격으로 일터에서 늘 흥을 돋우다 보니 청소업체 사장님도 그녀의 귀향을 만류했다. 합법적 서류를 갖춘 남자들로부터 소개팅 제의도 두 건이나 들어왔다고 은근슬쩍 내게 고백 아닌 고백을 했다. "아예 눌러 앉지 그랬소?" 했더니 엉뚱하게도 커피에 핑계를 댄다.

"빌어먹을 맥도날드 커피가 원체 맛이 없어서..."

어쩌면 내년 초, 마리아는 다시 미국으로 갈 것이다. 이 곳에서라면 그녀가 10년을 일해도 모으기 힘든 돈을 넉 달 만에 벌어왔으니, 게다가 100달러 지폐로 팁도 받아봤으니 남은 생 이곳에서 예전과 같이 욕심 없는 마음으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 가기 전, 들판에 나가 도시락을 까먹고 달게 낮 잠 한 숨 자고 일어날 때마다 '이렇게 살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해?'라고 스스로 묻던 그녀가 미국에서 돌아온 뒤 크리스마스를 목전에 두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들판에 나가 아침을 먹다가 뜬금없이 물었다.

"우리 크리스마스 파리(party)를 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녀에게, 아무래도 딴 세상이 생겨버린 듯하다.
 

미국에서 돌아온 딱따구리 마리아는 아침마다 들판을 헤집으며 야생 호박을 따러 다녔다. 야생호박이 지천에 널리는 가을이 되면 돼지고기와 호박을 썰어 넣고 갓 수확한 옥수수 알갱이를 털어 넣은 음식을 자주 해 먹는데, 그 음식이 너무 그리웠다고 했다. 넉 달을 살고 온 미국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면 시급이 15달러나 되고 100달러 지폐를 팁으로 주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국 같은 나라라고 했지만 그 곳의 음식에 대해선 '빌어먹을'이라는 수식어를 늘 앞에 세웠다. ⓒ 림수진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의견


다시 보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