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6일 미국 뉴욕에서 미식축구 선수 콜린 캐퍼닉이 등장한 나이키 광고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나이키는 다양한 사회적 장벽을 극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광고의 소재로 활용하면서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여성, 장애인, 흑인의 인권을 옹호하는 광고를 내보내면서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나이키는 사회운동에 적극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나이키는 1995년 광고에서 소녀를 광고 모델로 쓰면서 "저도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다면"이라는 문구를 사용합니다. 이 캠페인은 남성 중심 스포츠 문화를 비판하면서 여성들에게 더 많은 스포츠 참여의 기회를 열어주자는 주장을 다룹니다. 2018년에 나이키는 미식축구 선수 콜린 캐퍼닉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면서 흑인 인권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는 흑인에 대한 경찰 폭력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남긴 인물로 유명합니다.
여성 인권을 강조하던 나이키는 1996년 인권 단체의 폭로로 비난받습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나이키 하청공장에서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위험한 작업환경 속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문제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밥 허버트 <뉴욕타임스> 기자는 "나이키 경영진은 신발을 사는 여성과 만드는 여성의 권리를 다르게 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018년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여성 직원에게 섹시하게 옷을 입으라는 둥 사내 성희롱과 성차별 문제를 나이키가 성실하게 다루지 않아서 5000명이 넘는 집단 소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대도시에서 나이키 농구화를 노린 절도나 강도, 살인이 발생하자 1990년대 초반에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각되기도 합니다. 나이키의 공격적 마케팅이 아이들 범죄를 부추기지 않았나 하는 비판마저 일었습니다. 1992년 나이키와 마이클 조던은 20만 달러를 시카고 공립학교에 기부했고, 도시 내부 범죄에 대응하는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에 협조하는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친 기업이라면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여성, 흑인, 가난한 계층의 이익을 지키기보다 소비자 시장을 확대하는 데 이용했다는 비판에서 나이키가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입니다.
나이키의 철학이 된 '저스트 두 잇'도 진보적 목소리가 아닙니다. 신자유주의 경쟁 사회에서 의지력으로 무장한 개인을 강조할 뿐입니다. 결국 변해야 할 것은 사회가 아니라 개인이라는 소리입니다.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자는 전략은 나이키가 비밀리에 추진한 오리건 프로젝트에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나이키는 산소가 희박한 높은 고도의 환경에서 훈련하면 좋은 경기 기록이 나온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성한 첨단시설에 선수들을 합숙하고 훈련시킵니다.
과도한 양의 진통제와 경기력 향상 약물을 투여해 선수들을 혹사한 사실이 2017년 <뉴욕타임스> 보도로 폭로됩니다. 2019년 미국반도핑기구가 나이키 오리건 프로젝트 총책임자 알레르토 살라자르의 책임을 물으며 4년간 자격정지 조치를 취하면서 활동이 해체되었습니다.
나이키는 초인적 의지력으로 사회적 장벽을 극복하는 개인들의 도전 이야기로 미국인에게 많은 공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공정해야 할 스포츠 경쟁에 부당한 방법을 쓴 나이키는 큰 오점을 남겼습니다. 누구나 노력하면 건강한 몸과 정신을 갖춘 성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나이키의 아메리칸드림이 학대와 약물로 얼룩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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