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청년세대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 위원장이다. 청년세대의 노동권을 비롯한 삶의 권리를 높여내기 위한 다양한 고민과 활동을 한다.
정보영
박혜민: "저도 그가 당내 기득권을 상대로 싸웠다는 점이 눈에 들어와요. 기성정치와 계속 대립각을 만들고 있잖아요? 또 이준석 대표는 진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떤 혐오를 하고 있다고 단정하지 말고 공론장에서 이야기해 보자'라고 말하고 있어요. 이 말이 진심이라면 당대표를 할 때와 태도가 달라진 거라고 봐요. 다원화되고 있는 사회의 민감성을 포착하고 있는 거죠."
이주형: "개인적으로 이준석 전 대표의 세계관에 하나도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세계관 교체를 시도하고 있다는 건 인정해요. 그런데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논의가 과잉된 측면도 있어요. 지금 청년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고 여러 의제를 두고 입장이 갈리고 대립해요. 그런데 우리 사회가 청년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니까 이준석 전 대표를 청년 정치의 상징처럼 말하고 있어요."
청년 정치인을 육성하려면?
기성세대는 이준석에 대해 비교적 입장이 분명하지만, 청년들은 복잡한 심경이다. 이 반응에는 청년 정치를 주도했던 이들이 이준석 전 대표처럼 새로운 정치운동의 기치를 들거나 확장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읽힌다. 그래도 청년 정치의 화두는 쉽게 놓을 수 없다. 재생산과 전환이라는, 어쩌면 모순적인 과제의 돌파구는 어떤 층위의 의미로나 청년 정치에서 찾아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왜 청년 정치는 매번 풀기 어려운 숙제처럼 남아 있을까? 어디에서 열쇠를 찾아야 할까?
김설: "건강한 정당 문화와 정치질서는 (정당 외부가 아니라) 정당 내에서 만들어지는 게 맞아요. 정당 안에서 교육받고 성장하면서 직업 정치인으로서의 자기 소명을 가진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정치나 정당을 때 묻은 적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정당정치가 발전하지 못하고 자꾸 정당 밖에서 정치엘리트를 찾아요."
박혜민: "저도 청년 정치인보다 정당에 책임을 묻고 싶어요. 사실 청년 정치가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당내 시스템이 없잖아요? 내년 총선도 청년들이 움직이는 건 제한적이에요. 거대 양당 공천 시스템이 체계적이지도, 투명하지도, 개방적이지도 않아요. (이런 조건에서는) 정치 신인이 (출마를) 결심하기 쉽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정치의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는 청년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믿고 주목한다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어요."
장하나: "정당 내 청년 정치인 육성시스템을 이야기하시는데, 솔직히 지금 민주당이 새로운 정치인을 육성할 만한 곳인가요? 지금 민주당 수준이나 능력, 실력을 보면, 누굴 키워서는 안 되는 상황이에요. 사실 지금까지도 민주당 내에서 성장한 사람은 별로 없어요. 다 외부에서 활동하다가 들어왔지. 오히려 정당 밖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청년이 비례대표로 현실정치에 많이 참여하는 게 현실적인 답이에요. 다만 계파 간섭을 안 받는 외부 인사들이 공천 심사를 해야죠."
이주형: "밖에서 들어오건, 내부에서 육성하건 여전히 청년 정치인이 많이 당선되는 건 중요해요. (19대부터 21대까지) 900명의 국회의원 중에 청년이라고는 25명 만들어 놓고, 그동안 청년 정치인에게 너무 많은 걸 요구했던 것 아닌가요? 한편으로는 요즘은 자기 생각을 제시하기보다 모두가 플랫폼만 자임해요. 청년 정치도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자기 생각을 명확히 밝혀야 해요."
친·반윤석열, 친명·반명이 정국을 휩쓰는 지금의 구도에서 청년 정치는 주요 관심사에서 멀어졌다. 아마도 곧 예고되어 있으나 여전히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정계 개편이나 총선 룰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청년세대가 하나일 수 없듯, 청년 정치의 방향도 하나일 수 없다는 사실만은 자명하다. 다만 그 다양한 이야기들도 골방이 아니라 공론장에서 꺼내 들어야 새로운 방향성도 조금씩 구체적 모습을 갖춰갈 수 있을 것이다. 청년은 늘 새롭게 태어나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존대들이니까.
* 이 글은 청년 정치 10년의 평가 대화를 축약하고 재구성한 것입니다. 대화 전문을 읽고 싶으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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