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시민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지옥철은 9호선입니다. 9호선은 개발 당시 투기자본인 '맥쿼리'와 현대가 서울시메트로 9호선 주식회사를 만들어 운영권을 가져갔습니다. 2012년 4월 이들 민간투자자들은 수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지하철 요금을 인상하려다 서울시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투자자들은 소송까지 불사했지만 법원이 서울시의 손을 들어줘 요금인상을 막았습니다. 이쯤 되면 공공이 직접 지하철을 운영하는 걸 검토해야 하는데 서울메트로 9호선의 주주가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등으로 바뀌고 요금결정권을 서울시가 가져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현재 최대 주주는 부산은행입니다.
9호선은 기존 개화역-신논현역에서 신논현 중앙보훈역으로 연장되었습니다. 이 구간은 서울시와 국가재정으로 건설했는데 서울교통공사가 운영을 하는 게 아니라,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이라는 자회사에 맡겼다가 다시 서울교통공사가 운영을 합니다. 정확히는 서울교통공사가 아니라 9호선 운영부문이라는 사내독립법인이 운영합니다. 시민들은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거라고 생각할겁니다. 아닙니다.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의 사내독립법인과 별도의 위수탁계약을 맺어서 예산과 인력이 이 계약서에 제한을 받습니다.
9호선 연장으로 인력 증원이 필요하지만 서울시는 위수탁계약으로 인력증원을 묶어버렸습니다. 9호선 역사에 사람을 찾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선로는 연결되어 있는데 회사는 쪼개지고 예산운영과 권한도 쪼개지면서,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2023년 8월 신논현역에서 흉기 난동과 가스 누출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신논현에 연락을 했지만 신논현을 관리하는 직원은 단 1명입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지요. 다행히 오인신고였지만, 이 과정에서 승객이 대피하다가 7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현재 9호선은 3명의 지하철 보안관이 무려 13개 역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김성민 서울메트로 9호선 지부장은 9호선 지옥철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역무원들은 만성적인 1인 근무로, 사고가 발생하거나 난동자가 있을 때 홀로 대처해야 하고, 기관사들은 연장근무에 시달려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로 열차 운전을 합니다. 기술 직원들은 인력 부족으로 업무 과중이 이루어지다 보니 제한된 시간에 쫓기듯 점검 및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시의 지적을 받아 서울교통공사가 적정인력 산정 연구용역을 진행한 결과 무려 196명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신논현역에서 종합운동장까지는 2015년에, 종합운동장과 중앙보훈역까지는 2018년에 연장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노동자들은 무려 9년을 인력충원 없이 견뎌왔던 겁니다. 파업은 국가가 하고 있었던 것이고, 노동자들은 국가가 일을 하지 않아 생긴 문제를 헌신적인 노동으로 해결해 왔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이 한 두 곳이 아닙니다. 서해선 소사-원시 구간은 국토교통부가 관할하고 코레일이 운영해야 하는데 이곳 역시 민자투자로 만들어졌습니다. 운영권을 획득한 민간업체 이레일(주)는 서울교통공사에 다시 재위탁하였고, 서울교통공사는 서해철도(주)라는 자회사에 다시 재위탁합니다. 용인경전철도 용인시와 시행사 운영사의 다단계 구조입니다. 용인경전철은 3~4개 역을 1명이 관리하는 무인화를 추진 중입니다. 이를 '스마트역사'라고 부르는데 죽음의 역사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김문수 장관은 노조가 아니라 국가에게 파업철회를 요청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