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인 세종누리학교 학생들이 지난 5월 14일 학교 인근 숲 체험 시설에서 '숲에서 놀(놀며) 자(자란다)'란 숲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인기 삶을 위한 학령기 교육. 학령기와 연결되는 성인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복지정책과 특수교육이 발달장애인의 '삶'을 외면한 채 분야의 전문성만 지향하다 보면 그 안에서 소외되는 건 정작 우리 자녀와 제자들입니다.
실생활 밀착형 교육과 모두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법정 교육 인원이 바뀌거나 교육과정이 개정되거나 교수법이 바뀔 필요도 있고요. 10대에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인 '또래와의 관계 맺기'를 반드시 배우고 넘어가는 게 학령기 시절에 해야 할 마땅한 일임을 모두가 알아야 할 필요도 있겠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다 맞는 말 같지만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학습에 관한 내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정작 사회성 교육에 있어서는 학부모들의 의지와 지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거든요.
학교에서 해가 갈수록 사회성 교육이 실종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학부모 민원입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갈등마다 학부모들의 가열한 민원이 이어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학생들을 위한 일이야"라며 용기를 내 사회성 교육에 나설 교사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두의 뜻이 모아져야 합니다. 단순히 현재의 특수교육, 학령기만을 보는 게 아니라 시야를 넓혀 성인기 삶 전반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 상태에서 현재의 학령기를 돌아볼 줄 알아야 해요. 그러면 중요 우선순위가 달라지더라고요. 교육과 양육의 방향성이 변하더라고요.
이제 아들은 학령기 최고의 형님인 고등학생이 되네요. 187cm 신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뽀로로와 아이쿠를 찾아 보고 엄마아빠에게 뽀뽀하자며 입술을 쭉 내미는 이 녀석이 제 아들입니다.
아들 때문에 눈물 흘릴 날도 많고 학교에서 연락이 올 때마다 심장이 벌렁거리지만 그럼에도 어쩌겠어요. 나아가야죠, 엄마니까. 부모니까. 내가 주저앉아 버리면 아들의 삶도 같이 주저앉게 되니까 힘을 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남은 학령기 3년 동안 아들이 꼭 배워야 할 것들을 학교에서 배우고 성인기에 진입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길로 나아가는 길에 많은 이들이 함께 뜻을 모을 수 있길 바랍니다. 제 아들만이 아닌 모든 특수교육대상자의 학령기 시절이 즐겁고 행복하고 의미가 있길 바랍니다.
류승연 작가 scaletque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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