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형당뇨 가족캠프에서 한국1형당뇨병환우회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미영
- 환우회를 이끄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1형 당뇨 환우 가족 중 정말 상황이 어려운 분들은 우리 집으로 찾아오기도 했다. 그러면 집이 어수선해지니 '엄마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하고 아이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환우회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경험이 아이에게 영감도 주는 모양이다. 환우회 활동에서 대학교 선배들이 1형 당뇨인으로서 대학 생활을 하는 이야기 같은 걸 듣고 소명이는 자신도 나중에 대학 가면 저 자리에서 1형 당뇨 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한다."
- 어떤 환우들이 많이 힘들어하는가?
"어릴 때 진단받으면 힘든 게 사실이지만 사춘기에 진단받은 아이들은 특히 더 힘들어한다. 심지어 혈당측정기를 쓰는 게 번거롭고 불편하다며 외면하는 환우도 있다. 혈당기기를 부착하고 있으면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이나 수포가 올라오는 등 일상생활에 불편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소명이는 10년 이상 기기를 부착하고 있었으니 이걸 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1형 당뇨 아이들은 사춘기에 진단받으면 기기를 아예 부착하려 하지도 않는다. 특히 외모에 민감할 나이의 여자아이 중에는 온전히 기기를 활용하지 못하고 병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니 학교 협조도 못 받으면서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 환우회에서 할 일이 참 많겠다. 앞으로 집중하고자 하는 이슈는?
"1형 당뇨를 장애로 인정받는 것이다. 1형 당뇨가 '췌도부전'인데 일종의 내장 장애로 췌장에 장애가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어서다. 보이지 않는 장애라 설명하기 난감하기 때문에 장애 지정이 더 필요하다.
중증 난치질환으로서 의료비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2024년 2월부터 소아청소년 의료비 지원은 확대되었는데 성인 의료비 지원 확대도 필요하다. 1형 당뇨는 완치가 안 되고 성인이 되어도 관리가 힘든데 성인 환우들은 합병증 누적 상황에서 경제가 어려워지면 급속도로 건강이 나빠진다. 실제로 여러 합병증이 있다. 후천적 시각장애인 비중이 가장 높은 이들이 당뇨환자다. 그 이외 신부전, 말초신경병증 등 다른 합병증도 많다.
지금은 여러 기기가 있기 때문에 의료비가 지원되고 관리를 잘하면 당뇨를 갖고도 건강히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과거에 이런 기기가 없었을 때 발병한 성인은 이미 합병증이 생긴 경우도 많고 이런 의료기기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의료비 지원은 절실하다. 삼성서울병원 연구에 따르면 당뇨환자는 장애인이나 암 환자보다 자살 위험도 높다. 환자와 가족 교육 둘 다 필요하다."
- 밤에도 아이 혈당 기계 소리에 수시로 깬다고 들었는데 본인 몸은 어떻게 돌보고 계시나?
"체력을 절대로 잃으면 안 되기 때문에 새벽에 일찍 일어나 유튜브를 보며 1시간 정도 에어로빅이나 스트레칭 같은 걸 한다. 커피 마시면 잠이 안 온다는 사람이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아무리 커피를 마시더라도 지하철이나 택시에서 머리를 대면 쪽잠도 깊이 잔다. 그 외에는 혈당 관리 때문에 집밥을 많이 해 먹는다. 아무래도 외식은 혈당 관리가 잘 안 되기 때문이다."
- 부담도 클 텐데 어떤 보람을 갖고 이 일을 하고 계신가?
"2020년에 8000명 수준이던 회원이 1만 3000명으로 늘었다. 1형 당뇨가 있지만 드러내지 않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아직 많다. 그래도 우리의 활동을 통해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
김 대표와 소명군의 가족을 보며 '1형 당뇨를 소아당뇨로 부르면 안 되는 이유'를 처음 알게 됐고, '드러나지 않는' '장애로 인정받지 못하는 장애'인 1형 당뇨의 어려움도 처음 알게 됐다. 누군가가 매번 회식에 빠진다면 혈당 관리 사실을 알리기 두려워하는 1형 당뇨인일 수 있다. 그걸 알리기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환경을 만드는 건 우리 모두의 몫이다.
우리는 1형당뇨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김미영 (지은이), 메이트북스(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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