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자신을 향한 당내 탈당 요구에 대해 “탈당 여부는 저의 자유의사와 결정에 의할 것이지, 타인의 압력과 권유에 의할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이 건강한 보수 정치를 해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한 탈당할 의사가 없다”라고 말했다.
유성호
- 이른바 친한계 의원들 단톡방에서도 탈퇴했다고 들었다. 이유가 뭔가?
"형식적으로 갈라진 이유는 광주 5.18 묘역 참배다. 금남로에서, 5.18 유족이 보는 앞에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계엄군은 십자군이라면서. 유족을 모욕하는 반인륜적 행태라고 봤다. 그걸 또 국민의힘에서 카드뉴스로 만들어 홍보했다. 너무나 부끄러웠다. 하루라도 빨리 광주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뜻 맞는 의원들이 같이 가기를 바랐는데 아무도 없었다. 그들의 마지막 통지가 이랬다. '기어코 가겠다면 더는 같이할 수 없다'고. '나는 갈 수밖에 없다'고 답하고 혼자 광주로 갔다. 안타까웠다. 국민의힘 당헌에도 5.18 정신을 계승해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내용이 있는데... 5.18 묘역에 가면 희생당한 여중생, 임산부 사진이 있다. 계엄에 반대하다 그리된 거다. 그런 역사를 되풀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
'죽을 때까지 단식'이라는 표현도 5.18 묘역 다녀와서 생각한 거다. 광주항쟁 당시 왜 시민이 희생돼야 했던가? 책임 있는 정치인, 헌법 수호 의무가 있는 국회의원 중에는 죽은 사람이 아무도 없지 않은가? 탄핵이 기각되면 독재의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독재를 빨리 부술 수 있다면 내가 희생의 도화선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제대로 된 정치인이라면 유불리보다 옳고 그름을 따져야 하지 않나?"
- 국회의원 임기가 3년 남았다. 탈당해 제3 지대를 모색하는 구상도 있나?
"국민의 힘이 대선 이후 건강한 야당 역할을 못 한다면 대한민국 정치에 야당이 없게 된다. 매우 우려스럽다.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고 싶다. 당을 바로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해보고, 그럼에도 당이 건강한 보수 기능을 회복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거다. 거대 집권여당이 권력을 남용하지 않게 할 방법을.
이재명 후보 지지율에 따라 민주당의 태도가 다르더라. 30%일 때는 중도 보수를 알아야 한다는 간절함과 겸손함이 있었는데, 50% 넘어가니 자세가 달라졌다. 권력은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반드시 견제 장치가 있어야 한다. 12.3 사태도 국민의힘이 건강한 보수의 기능을 못 해서 생긴 일이다."
내가 "많이 외롭지 않나"라고 묻자, 그가 "밥 사달라"며 웃었다.
"사실 두렵고 막막하다. 프레임 공격을 많이 받고 고소 고발에도 시달린다. 주변 사람들이 나 때문에 다치고 그것 때문에 등 돌리는 걸 고통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 보수의 가치를 많이 얘기했는데, 그런 정치적 가치 말고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면?
"12월 3일 이후 바뀌었다. 이전에는 좋은 인연을 많이 맺고 사회에 복을 짓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런데 그날 이후 몇 가지 추가됐다. 먼저, 비겁한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공인으로 있는 동안만이라도 나 개인보다 공익을 앞세우겠다고 다짐했다."
힘들 때 마음을 다스릴 취미가 있냐고 물었더니, 뜻밖에도 '턱걸이'를 얘기했다.
"술도 안 마시고 골프도 안 한다.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는 건 좋아하는데, 안 부른 지 1년쯤 된 것 같다. 너무 화가 나면 철봉을 한다. 김문수 후보가 턱걸이를 한 번에 7~8회 한다는데, 그보다는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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