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제24회 국무회의록 발췌산불대책에 대한 대통령과 관계 장관들의 질의응답 내용
행정안전부
회의록 개선 눈에 띄지만, 늑장 공개로 여전히 시의성 부족
하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국무회의록을 작성해 공개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국무회의는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새로운 안건과 현안을 다루며, 이번 7월 5일 의결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예산 추경안처럼 긴급한 사안이 있을 때는 더 자주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이러한 회의의 기록을 볼 수 있는 것은 회의가 있은 지 한 달이 지나서야 가능하다.
국무회의록을 작성하고 공개하는 행안부에서는 자료 정리, 회의록 초안 작성, 편집 및 오탈자 교정, 국무회의 구성원들의 검토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주일 사이에도 사회 이슈와 여론이 계속 변하는 시대에, 국가 현안에 대한 논의가 한 달 뒤에야 공개되는 것은 시의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국무회의처럼 중대한 회의가 녹취나 속기록 없이 요약된 회의록 형태로만 남겨지는 것 역시 문제다. 현재 공공기록물법에 따르면, 국가기록원장이 지정한 일부 회의는 속기록이나 녹취록을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지만, 행정부 최고의결기구인 국무회의는 지정되지 않았다. 법률상 회의록에는 회의명, 개최 기관, 일시 및 장소, 참석자 및 배석자 명단, 진행 순서, 상정 안건, 발언 요지, 결정 사항 및 표결 내용만 기록하면 되기 때문에, 회의 내용에 해당하는 발언은 요지만 축약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전 정권에 비해 개선되기는 했지만, 3시간 29분 동안의 회의가 단 20페이지로 축약되어 있는 국무회의록이 충분한 기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민간 부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AI를 활용해 회의를 녹음으로 기록한 뒤, 녹취록과 요약 서비스를 이용해 신속하게 회의록을 작성하고 공유한다. 게다가 우리는 윤석열 정부 당시 비상계엄 검토 논란을 통해 '국무회의 기록이 없다'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이제는 모든 회의에 녹음기록과 속기록을 철저히 남기고, 예외적인 비공개 안건이 아니라면 시민들이 시의적절하게 회의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회의록 작성과 공개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
국무회의부터 각 공공기관까지 '회의 공개' 제도화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시민들에게 시의적절하게 논의 사항을 알리고, 기록의 충실성도 보장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개선 방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시했던 바와 같이 회의 자체를 공개하는 것이다. 국무회의뿐 아니라, 시민을 대신하여 정책을 집행하는 모든 공공기관의 회의는 공개가 원칙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이를 제도화할 때 시민의 알 권리와 위원들의 책임성을 제대로 담보할 수 있다. 안건에 따라 비공개할 필요가 클 경우, 위원들이 표결을 통해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그 표결 결과만을 공개하는 미국의 회의공개법을 참조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공적인 일을 논의하는 회의인 만큼, 비공개는 '예외'로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보공개센터가 꾸준히 지적해왔듯 현행 기록관리 및 정보공개 운영 체계에서는 행정 결정 과정을 공개하는 데 소극적인 관료주의 문화로 인해, 회의 기록도 부실하게 작성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심의위원회 등 일부 회의는 관련 법률에 따라 회의 공개를 규정하고 있으며, 방청 등의 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회의들은 의사회의록과 속기록이 체계적으로 작성되고, 수일 내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또 은평구처럼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자체장이 참여하는 간부회의를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하기도 한다.
'국민주권' 정부를 모토로 내건 새 정부가 국무회의 공개를 제안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회의 공개 논의가 대통령의 의지나 제안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 주권을 위한 전제는, 우리가 무엇을 알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기관이 자의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공개의 원칙을 법률과 규칙으로 명확히 정하는 것이다. 공적인 정책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어떤 입장이 제시되었는지, 그 근거가 무엇이며,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를 모두가 함께 알 수 있도록 보장하고, 그를 통해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정부에서는 반드시 회의 공개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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