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뿐 아니라, 평창, 횡성, 홍천, 문막, 용인 등 전국의 자작나무들이 허리가 굽어 있다.
최병성
인공림 15.5% 통계조차 과하게 부풀려졌다
그간 산림청은 인공림이 36%라고 주장해 왔다. 국토지리정보원의 국토지도집에 따르면 현재 인공림의 공식 데이터는 15.5%에 불과한데 그 조차도 부풀려진 값이다. 산림청이 조림한 나무 중 살아남은 인공림은 더 보잘것없기 때문이다.
인공림의 데이터는 산림청의 'FGIS 산림공간정보서비스'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정밀한 위성사진을 찍어 나무의 종류를 판독해 만든 결과다.
부산대 홍석환 교수는 산림청의 'FGIS 산림공간정보서비스' 전체를 오랜 시간 분석한 결과, 우리 숲 전체 중 인공림 면적은 17%에 불과하다고 내게 알려왔다. 당시엔 산림청의 인공림 통계 36%와 너무 큰 차이라 믿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대한민국 산림의 공식 인공림 면적이 15.5%라고 낸 자료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의 인공림 산출 역시 산림청의 'FGIS 산림공간정보서비스'를 이용한 것이었다. 홍석환 교수와 국토지리원의 많은 전문가들이 산출한 인공림 면적이 거의 일치한다. 그런데 산림청은 자신들이 만든 동일한 프로그램을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지리원의 인공림 면적 15.5%의 두 배가 넘는 36%라고 이야기해왔다. 조림 실패를 감추기 위해 인공림 통계를 부풀린 것은 아닌지 산림청의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숨어 있다. 인공림 면적을 산출하는 산림청의 'FGIS 산림공간정보서비스'에 인공림 면적이 부풀려져 있다는 점이다. FGIS 산림공간정보서비스는 정밀한 항공 촬영을 통해 숲에 자라는 나무들을 표시하는 것이다.
실제 숲에 살아가고 있는 조림목과 산림청의 'FGIS 산림공간정보서비스'의 인공림 면적에 왜 차이가 있는지 FGIS 관련 전문가에게 물었다. 인공림은 실제 항공 촬영 사진이 아니라, 수년 전 자신들이 조림했던 조림 대장으로 그려 넣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설명을 들으니, 조림 후 이미 고사되어 사라진 나무들이 'FGIS 산림공간정보서비스'에 인공림 면적으로 둔갑되어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산림 현장을 통해 확인해 봤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에 있는 삼봉산이다. 2005년경 싹쓸이 벌목 후 조림했다. 그러나 조림목 대부분이 고사했다. 15년 만인 2020년 다시 벌목하고 또 조림했다. 이번엔 상봉산의 중턱까지만 재조림을 했다.

▲제천 백운면의 삼봉산이다. 2005년경 싹쓸이 벌목 후 조림했다. 그러나 조림목들이 대부분 고사했다. 15년 만인 2020년 경 벌목하고 또 벌목하고 조림했다. 국민 혈세로 숲을 망쳐 온 현장이다.
구글어스
산림청의 'FGIS 산림공간정보서비스'에는 삼봉산에 어떤 나무들을 기록하고 있을까? 삼봉상 정산 우측의 노란색이 자작나무다. 좌측에 잣나무 숲이 이어져 있고, 중간과 하단부에 낙엽송이 주를 이룬다.

▲산림청의 인공림 통계를 산출해내는 FGIS 프로그램이다. 삼봉산에 자작나무와 잣나무와 낙엽송 등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자작나무가 없다. 잣나무도 없다. 낙엽송도 고사되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엄청난 돈을 퍼부어 만든 산림청의 FGIS가 조림 실패를 감추기 위한 가짜였다.
산림청 FGIS
눈이 내린 지난 2월 삼봉산 현장을 찾아갔다. 산림청의 'FGIS' 지도에 표기된 자작나무가 없다. 잣나무림도 없다. 낙엽송은 아주 조금 남아 있다. 산림청의 'FGIS'에 표기된 넓은 면적의 낙엽송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자작나무와 잣나무가 자란다는 삼봉산의 지난 2월 사진이다. 자작나무도, 잣나무림도 없다. 산림청의 FGIS가 인공림 면적을 부풀리기 위해 조작된 것으로 의심된다. ?20년 전 벌목한 중장비들이 헤집은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다.
최병성
그렇다면 지금 이 숲엔 어떤 나무들이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자세히 살펴봤다. 한결같이 키가 작고 가지가 많은 맹아림이다. 2005년경 싹쓸이 벌목으로 잘려나간 활엽수들이 잘린 그루터기에서 올린 가녀린 나무들이었다.

▲자작나무와 잣나무가 아니라, 20년 전 잘린 활엽수 맹아들이 숲을 차지하고 있었다. 결국 산림청의 조림이 건강한 숲을 망쳐 온 것이다.
최병성
삼봉산의 1969년 사진을 찾아냈다. 삼봉산은 1969년 이미 한 차례 벌목이 이뤄졌다. 삼봉산만이 아니다. 주변 전체가 싹쓸이 벌목으로 참혹하게 파괴되었다.

▲삼봉산의 1969년 항공사진이다. 삼봉산뿐 아니라 주변의 숲이 싹쓸이 벌목으로 초토화되었다.
국토지리정보원
그동안 우리는 벌거숭이 산을 산림청이 조림해 오늘의 푸른 산이 되었다고 생각해 왔다. 착각이다. 산림청의 역사는 대한민국 숲을 파괴해 온 벌목의 역사다. 우리 숲에 겨우 30~40살 정도의 나무들이 자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산림청은 50여 년 전의 조림 실패를 지금 또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금산 두지리 현장이다. 카카오맵 항공사진에 따르면, 2006년, 2008년, 2010년, 2011년 연이어 벌목이 이뤄졌다. 산 능선부의 일부 소나무를 제외하곤 모두 활엽수림이었다.

▲2008년, 2009년, 2011년 연속 벌목이 진행된 금산 두지리 현장
카카오맵
1번 사진을 보면, 활엽수림 속에 노란 점선 안에 낙엽송이 조금 남아 있는 게 보인다. 이곳에 50여년 전 낙엽송을 조림했지만, 대부분 고사하고 활엽수림이 된 조림 실패지를 의미한다. 4번 사진에 하얀 점들이 보인다. 산벚꽃이 활짝 핀 모습이다.
지난 4월 금산 두지리로 달려갔다. 산림청이 조림했다는 소나무는 이미 사라지고 활엽수들로 가득했다.

▲벌목하고 조림한 소나무는 모두 사라지고 원래 이곳에 자라던 활엽수 맹아림이 되었다. 그리고 지난 4월, 사방에 산벚꽃이 활짝 핀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최병성
문제는 산림청의 'FGIS 산림공간정보서비스'였다. 산벚꽃이 활짝 핀 활엽수림을 소나무림으로 표시하고 있다. 2011년 이곳을 벌목하고 소나무를 조림했다고 조림 대장에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산군 진산면 두지리 산5-1' 주소는 동일한데, 산림청 FGIS에 기록된 나무와 숲에 살아가는 나무 종류가 완전히 달랐다.
산림청은 전국 산림의 수종을 조사한 FGIS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다고 한다. 그런 FGIS가 인공림의 통계를 부풀려 산림청의 조림 실패를 은폐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소나무는 벌목하지 않은 능성 일부에만 남아 있을뿐인데, 산벚꽃과 활엽수가 가득한 곳 전체를 소나무림으로 표기했다. 엄청난 혈세를 퍼부어 만든 산림청의 FGIS가 산림청의 조림 실패를 은폐하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산림청
다음은 강원도 원주 문막이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20년 전인 2005년 9월 28일 촬영된 사진을 찾아냈다. 산불 발생 후 복원한다며 불타지 않은 활엽수까지 싹쓸이 벌목했다.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산림청의 'FGIS 산림공간정보서비스'에는 '자작나무'로 표시되어 있다. 벌목 후 자작나무를 조림했던 것이다.

▲20년 전인 2005년 대면적의 숲이 싹쓸이 벌목으로 사라진 원주 문막 취병리의 모습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찾아냈다.
국토지리정보원
▲동일한 장소의 산림청 FGIS엔 대규모의 자작나무 인공림으로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달랐다.
산림청FGIS
지난 5월 이곳을 살펴보았다. 자작나무는 하단부와 능선에 극히 일부만 남아 있을 뿐이었고, 그마저도 허리가 굽은 쓰레기 숲이 되어 있었다. 자작나무 곁의 나무들은 20년 전 잘린 활엽수들의 그루터기에서 싹이 난 맹아림이다. 이게 오늘 대한민국 숲의 현실이다.
▲산림청이 벌목 후 조림한 자작나무는 거의 다 고사되었고, 남아있는 일부 자작은 허리가 굽어 쓰레기가 되었다. 그러나 산림청 통계에는 자작나무 인공림으로 표기되어 국민을 속이고 있다.
최병성
처참한 조림 실패 국가 대한민국
산림청의 기본 임무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이다. 그러나 산림청의 조림 65년의 결과는 인공림 15.5%다. 이 15.5%도 부풀려진 통계에 불과하다. 심지어 인공림 15.5%를 차지하는 낙엽송,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자작나무 역시 심각한 위기 상태다.
오늘 대한민국의 숲은 산림청이 조림한 나무들은 고사하고, 자연이 스스로 만들어 온 천연림이 대부분이다. 최근 산사태, 산불, 소나무재선충이 확산되는 이유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아니다. 자연 스스로 회복하는 건강한 숲에 인간이 개입해 벌목과 임도와 숲가꾸기라는 재난의 씨를 뿌렸기 때문이다.
산림경영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되는 대한민국 숲 학살을 당장 멈춰야 한다. 인공림 15.5%라는 참혹한 결과는 지난 65년 동안 조림에 투입한 수십조 원이 허공으로 사라진 것을 의미한다. 더 이상 잘못을 반복하면 안된다. 산림청의 벌목과 조림, 임도, 숲가꾸기의 진상 조사를 위한 TF를 구성해야 한다. 산사태와 산불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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