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술 파티' 의혹 해명하는 박상용 검사수원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 회유를 위해 '연어 술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과 관련, 해당 의혹의 당사자인 박상용 당시 수원지검 부부장검사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09-22
남소연
대북송금 사건으로 재판 중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이 사건이 법왜곡죄 1호 대상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이재명 대통령 기소를 목표로 김성태를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검찰이 유력 야당 대표를 겨냥해 수사권을 남용한 게 사실이라면 판사·검사 등의 법왜곡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형법 위반이 명확하다는 게 법조계의 견해입니다. 여당이 추진 중인 국정조사에 이어 특검 등의 수사를 통해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는 김성태가 "이재명에게 돈을 준 게 있으면 줬다고 하고 싶다"는 등 검찰로부터 허위진술을 강요받은 것으로 보이는 표현이 다수 등장합니다. 이런 발언은 김성태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을 대납했다고 진술해온 것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김성태는 앞서 태국에서 국내로 압송됐을 때는 "이재명을 잘 모른다"고 했다가 검찰에 구속된 뒤 "이재명을 위한 대북송금이었다"고 말을 바꾼 바 있습니다. 녹취록은 김성태가 검찰의 회유 또는 압박을 받고 진술을 바꿨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지난 5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법왜곡죄는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판사와 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검사가 위법·부당하게 김성태에게는 이익을 주고, 이 대통령의 권익은 침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검찰은 2024년 6월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제3자 뇌물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법왜곡죄의 구체적 사항을 보더라도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는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법왜곡 행위 대상에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은 경우'로 규정했는데,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검찰은 이 대통령이 제3자 뇌물 요건을 충족되지 않는지 알면서도 억지 기소한 셈입니다. 검찰은 이 대통령 공소장에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달러와 경기도지사 방북 의전비용 명목 300만달러를 쌍방울에 대납을 요구했다고 적시했습니다.
법왜곡죄의 또다른 대상으로 규정한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변조하거나 위조·변조된 증거임을 알면서도 사용한 경우'도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에 공개된 녹취록은 수원지검의 '연어 술파티' 의혹을 조사하는 법무부 특별점검팀이 김성태의 구치소 접견과 전화를 녹음한 파일을 분석한 것입니다. 공개 접견(일반접견)의 경우 대화 내용이 모두 녹음된다는 것은 법을 다루는 기관이라면 상식에 가깝습니다. 검찰로서는 김성태의 접견 대화 내용을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 대통령에게 유리한 김성태 녹취록을 무시했고,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지도 않았습니다. '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한 행위에 해당합니다.
'연어 술파티' 의혹, 수사 전환 이후 지지부진...국정조사로 규명될까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에 법왜곡죄를 적용하려면 사실 규명 작업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법무부는 작년 9월 '연어 술파티' 의혹이 제기되자 자체조사에서 정황이 발견됨에 따라 검찰에 감찰을 지시했습니다. 이후 '서울고검 인권 침해 점검 태스크포스'가 출범했고, 감찰 과정에서 범죄 혐의점을 발견해 수사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TF 출범 이후 반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해 수사 의지 부족 논란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진술 회유 의혹 관련자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과 쌍방울 임원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구속 사유 소명 부족 등의 이유로 기각된 바 있습니다.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민주당이 이 사건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얼마나 성과를 낼지는 의문입니다. 국정조사 대상이 쌍방울 사건뿐 아니라 대장동, 위례신도시, 통계조작 등 7건이나 돼 효율성이 떨어질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게다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서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조사가 행사돼선 안 된다'고 규정한 것도 걸림돌입니다. 사건 관련자들이 이를 빌미로 진술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법조계에선 상설특검 또는 일반특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선 '제식구 감싸기'를 일삼던 검찰에 맡겨둘 수도 없고, 국정조사는 한계가 있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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