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는 어디에나 있다.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다 -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 기자회견'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성소수자부모모임, 청소년트랜스젠더인권모임 튤립연대 등 관련 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는 모습. 2021.3.31.
권우성
트랜스젠더들이 의도와 상관없이 존재가 드러나는 대부분의 경우는 취업이나 입학 등 자신의 법적 신분을 드러내야 할 때 발생한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트랜스젠더는 자신의 성별 정체성과 태어날 때 법적으로 지정받은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트랜스, 성별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 트랜스젠더이다. 즉 성별 정정을 하지 않았다면 이들의 실제 성별과 법적 성별이 다름이 자신의 법적 신분을 증명해야 할 때 드러난다. 그런데 한국에서 성별 정정은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선 부딪히고 넘어야 할 난관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트랜스젠더가 누구인지 여전히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또한 문제다. 사실 동성애가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건 어렵지 않다. 누군가 다른 성별을 가진 사람을 사랑하는 것처럼 나는 나와 같은 성별인 사람을 사랑한다고 설명하면 끝이다.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일단 이해는 한다. 하지만 '성별 정체성과 지정 성별이 다르다'는 말은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성을 태어날 때 타고나는 자연스러운 것이라 인식한다.
'성별'을 둘로 나누고 인간이 두 개의 성별 중 하나를 가지고 살아가도록 지정한 것이 문명의 산물이라는 걸 잘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지정 성별과 성별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 자체를 상상하지 못하는 것이다. 가령 '트랜스젠더 남성'은 이미 성별 정체성이 남성인 사람인데 사람들은 자꾸 그들에게 "너는 여자인데 남자가 되고 싶은 것이냐"라고 묻는다. 그들이 이미 남성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말이다.
혐오자들이 자신의 험악한 내면을 돌아보길 바란다
이해하기 어려운 대상에겐 편견과 오해도 쉽게 쌓인다. 그리고 이런 조건에서 악의를 가지고 달려들면 가짜뉴스를 만들기는 매우 쉽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가령 "여자가 되고 싶어서 저런다"), 그에 기반한 가짜뉴스(예를 들어 "남성 범죄자가 갑자기 여자 되겠다고 해서 여성 교도소로 갔다더라")는 여러 혐오 집단과 일부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생산되고 있다.
슬프게도 키라라가 상을 수상하고 트랜스젠더 동료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소감으로 전했을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키라라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어떤 이들은 키라라의 정체성을 멸시하고 트집 잡으며 사이버 불링을 했다.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이 용기를 내서 세상에 나올 때 이런 일들이 반복된다.
트랜스젠더를 혐오하고 가짜뉴스를 살포하고 당사자들을 괴롭게 만든다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삶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 하지만 트랜스젠더의 삶은 괴로워진다. 최근에는 '나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트랜스젠더를 괴롭힌다는 사람들이 등장했는데,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본인들도 설명을 못할 것이다.
이들이 트랜스젠더를 쫓아다니며 못살게 구는 이유는 하나다. 만만한 집단을 두들겨서 영원히 자기 아래에 두고 싶은 알량한 욕망, 그렇다고 자기보다 강한 사람과 대적하기는 싫은 비겁함이 최근 트랜스젠더 혐오의 동력이다. 트랜스젠더 혐오자들에게 자아성찰을 할 능력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자신들의 내면이 얼마나 험악한 꼴인지 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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