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5년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문제는 종전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미국, 이스라엘, 이란 모두 '종전은 내가 결정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자발적 타협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확전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피해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제3국들도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니라 이해당사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할 때가 되었다.
바로 이 대목에서 포착해야 할 점이 있다. 미국과 이란 모두 상대가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전시 상황에서는 어느 일방이 먼저 협상 의사를 밝히는 것은 상대에게 약점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쪽도 선뜻 나서기 어렵다. 제3자이면서도 이해당자가가 되고 있는 많은 나라들은 이러한 신경전을 뚫고 대화와 협상의 문을 열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기실 한국의 외교사를 돌아보면 낯설 수는 있다. 한국은 미국이 시작한 전쟁에 직간접적인 지원을 해왔던 데에 익숙하지, 그 전쟁의 휴전이나 종전을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우리가 중동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역할을 찾는 것은 한국 외교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은 이란과 대사급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미국과 이란 모두와 소통할 수 있는 외교적 위치에 있다. 이를 활용해 종전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외교 채널을 통해 양측에 휴전과 대화를 촉구하는 것은 기본에 해당한다. 특히 미국에겐 파병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도 원하는 조속한 종전을 위해 한국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면 하는 방안도 있다. 뜻을 같이하는 나라들과 함께 즉각적인 휴전과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협상 타결을 위해 기여 의지를 담은 국제사회의 공동성명을 추진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세계 여러 나라가 휴전과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있기에, 한국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흩어져 있는 목소리를 조직화하는 데 기여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먼저 무력사용 중단과 대화 제의를 꺼리고 있는 미국과 이란 모두에게 수용 가능한 해법이 될 수 있다. 먼저 협상을 제안했다는 부담 없이 국제사회의 요청에 응하는 형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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