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켄의 에버그린2030전략. 보다 나은 세상을 양조하기 위해 맥주를 만들 때 재생에너지만 사용하겠다고 합니다.
하이네켄
맥주 회사가 왜 이토록 탄소중립에 필사적일까요? 여기에는 세 가지 절박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탄소 규제가 곧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에 본사를 둔 하이네켄은 전 세계적인 탄소세 도입과 환경 규제 강화라는 파도 앞에 서 있습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며 맥주를 만드는 것은 앞으로 막대한 세금과 페널티를 의미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지 못하면 수익성 자체가 무너지는 구조가 되고 있습니다.
둘째, 기후 위기가 원재료 공급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맥주의 핵심 원료인 보리와 홉은 기후 변화에 매우 민감한 작물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가뭄과 이상 기후는 원재료 가격 폭등으로 이어집니다. 하이네켄에 탄소중립은 환경 보호라는 도덕적 구호를 넘어, 맥주를 계속 만들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 투쟁입니다.
셋째,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의 외면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환경에 해를 끼치는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습니다. 하이네켄은 탄소중립을 통해 지구를 생각하는 맥주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미래 시장의 주역인 MZ(밀레니얼+Z세대)세대와의 연결 고리를 놓치지 않으려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입니다.
타이거 맥주의 사례는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던집니다. 탄소중립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실질적인 잣대입니다. 탄소를 배출하며 만든 제품은 시장에서 팔릴 수 없고, 그런 공장은 투자조차 받을 수 없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현재 용인에 조성 중인 반도체 산업단지는 필요한 전력을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통해 조달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로 만든 맥주가 아니면 마시지 않는 시대에 재생에너지로 만든 반도체가 아니라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과연 사 줄까요?
싱가포르에서는 맥주 양조장이 문을 닫았지만, 한국에서는 반도체 팹이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반도체 산단을 구축하는 등 선제적인 대비만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정부와 기업의 빠른 결단을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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