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에 등원한 어린이가 교실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또한 서울시청 주변의 대기업 노동자들은 점심 식사 후 덕수궁 돌담길과 서울광장, 잘 가꾸어진 광화문 광장을 거닐며 점심시간을 보냅니다. 서울의 주요 중심 업무지구인 여의도, 강남역, 그리고 잠실 등의 지역에는 널찍하고 도보 접근성이 좋은 공원들이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서울특별시의 자료에 따르면 1인당 도보 생활권 공원의 면적은 평균적으로 5.78제곱미터입니다. 그런데 자치구별로 그 차이가 큽니다. 서울의 중심 업무지구에 속하는 중구의 1인당 도보 생활 공원 면적은 서울시 평균의 2배에 달하는 10.61제곱미터입니다. 새로운 업무지구로 부상하는 성동구는 10.34제곱미터, 국제업무지구로 계획된 용산구는 7.42 제곱미터, 마포구는 11.76제곱미터, 여의도가 속한 영등포는 7.45제곱미터입니다. 강남 3구의 1인당 도보 생활권 공원의 면적 역시 평균 약 6.22제곱미터로 서울시 평균보다 넓습니다.
그런데 중소 영세 사업장이 밀집한 금천구(2.36 제곱미터), 구로구(4.05제곱미터), 동대문구(2.95 제곱미터)의 1인당 도보 생활권 공원의 면적은 서울시 평균에 한참 모자랍니다. 여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어디서 쉬어야 할까요?
일하는 시민들이 자녀 돌봄을 부탁할 수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수 역시 중심업무지구인 중구, 종로, 용산 및 강남 3구에 비해 중소 영세 사업장이 밀집한 지역이 훨씬 열악합니다. 서울시의 보육 포털서비스가 집계한 구립 유형별 어린이집 현황 목록에 따르면 25개 자치구의 평균 국공립 어린이집 수는 74곳입니다.
중소 영세 사업장 밀집 지역인 금천구는 51곳으로 서울시 자치구 평균에도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중심업무지구인 종로구와 중구, 용산구는 국공립 어린이집 수가 평균 약 29개로 서울시 자치구 평균에는 못 미치지만, 직장 어린이집 수가 타 자치구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중심 업무지구인 강남의 국공립 어린이집 수는 송파구가 111곳, 서초구가 97곳으로 서울시 평균보다 훨씬 높습니다.
중심업무지구인 영등포구와 강남구의 직장 어린이집 수는 영등포구가 34곳, 강남구가 36곳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습니다. 다른 지역의 돌봄 역량을 압도합니다. 반면 사업장 수와 노동자가 밀집한 구로구와 금천구는 직장 어린이집이 각각 7곳과 3곳으로 초라합니다.
이곳에 밀집한 영세 사업장들은 직장 어린이집을 통해 노동자들의 돌봄을 지원할 역량이 부족합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퇴근을 마치고도 고단한 몸을 이끌고 부랴부랴 동네 어린이집으로 혹은 돌봄을 부탁했던 친정엄마의 집으로 달려가야 할 겁니다.
복지관·공공도서관마저도 불평등
▲한 도서관의 모습.
윤성효
자신을 돌보며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사회복지시설이나 공공도서관도 지역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포됩니다. 서울특별시의 자치구별 평균 공공도서관 수는 8.48개입니다. 강남 3구의 평균은 12.6개로 서울시 자치구 평균을 훌쩍 넘습니다. 금천구는 4개에 불과합니다.
서초구나 강남구, 송파구의 종합사회복지관 수(평균 5.3개) 역시 금천구(2개)나 동대문구(2개)의 2배가 넘습니다. 노인복지관 수 또한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3개로 금천구(1개)와 동대문구(1개) 보다 많습니다.
이처럼 일하는 시민들에게 서울의 행정은 불평등합니다. 어느 곳에 살며, 어느 곳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월급은 다를 수 있습니다. 기업의 지급 능력과 노동자의 역량이 모두 같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러나 분주한 일터에서 잠깐 짬을 내어 건강하게 밥을 먹고 쉴 수 있는 권리, 어린 자녀의 돌봄을 부탁할 수 있는 복지시설처럼, 시민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행정서비스는 모두에게 최소한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국가와 지방정부가 존재하는 겁니다.
다가오는 6월 3일, 우리가 일하고 생활하는 지방정부를 책임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진행됩니다. '일하는 시민'들이 지방정부를 책임지는 정치인들에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