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벌이 부부를 구성하는 워킹맘과 워킹대디는 표면적으로는 동등한 경제활동 참여자이지만, '최후의 순간' 선택권은 대개 같은 방향으로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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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 이야기는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맞벌이 부부를 구성하는 워킹맘과 워킹대디는 표면적으로는 동등한 경제활동 참여자이지만, '최후의 순간' 선택권은 대개 같은 방향으로 쏠린다.
첫째, 연봉이다. 남녀 임금 격차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가정 경제의 논리는 연봉이 낮은 쪽의 노동을 먼저 의심하게 만든다. 여성가족부의 '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에 따르면 2024년 여성의 시간당 임금 수준은 남성의 70.9%에 불과하다. 수치가 직접 선택지를 좁히는 셈이다.
둘째, 아이의 애착이다. 어릴수록 아이들은 엄마를 찾는다. 이것이 생물학적 자연이든 사회적 학습이든, 결과는 같다. 심리적 책무는 워킹맘 쪽에 더 무겁게 얹힌다.
셋째, '선택을 고민하는 노동' 그 자체다. 매일 아침, 이 상황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는 사람은 대개 워킹맘이다. 그 인지적 노동에는 이름도, 임금도 없다.
통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여성가족부 '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에 따르면, 2004년 맞벌이 부부의 가사노동시간(가사관리·가족돌봄 포함 기준)은 아내 2시간 51분, 남편 59분이다(2019년 맞벌이 부부의 가사노동시간이 아내 2시간 51분, 남성 59분이었다). 통계청 '2024년 생활시간조사'는 가사관리 항목을 더 넓게 집계하는데,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 기준으로 아내 3시간 32분, 남편 1시간 24분으로 나타났다.
조사 범위와 기준이 달라 수치에 차이가 있지만, 두 자료가 가리키는 방향은 하나다. 5년 전보다 격차가 20여 분 줄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두 시간 이상의 차이가 남아 있다(통계청 '2024년 생활시간조사' 기준). 미취학 자녀가 있는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가사노동 시간이 하루 2시간 8분 더 많다. 그리고 그 시간의 대부분은 워킹맘의 몫이다. OECD 30개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남녀 무급노동 시간 격차는 5위 안에 든다.
퇴근 후 가사노동과 육아를 수행하는 워킹맘의 노동에는 근로소득이 붙지 않는다. 전업주부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 단순한 사실이, 우리 가정 안의 의사결정권을 구조적으로 결정짓는다. 연봉으로 환산되지 않는 노동은 협상 테이블 위에 올라오지 못한다.
후배 남편의 말은 어쩌면 악의 없는 경제적 계산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계산이 포함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커리어를 잃은 여성이 이후 노동시장에서 감수해야 할 불이익, 노후의 국민연금 가입 이력,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의 현실적 장벽들.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이 모든 것을 혼자 저울질해야 하는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사실.
워킹맘의 남편이 진정 아내 편이 되려면, 그 저울 위에 함께 올라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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