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4월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남소연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조작 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에게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지적이 진보진영에서도 제기됩니다. 검찰이 정치적 의도로 사건을 조작해 기소했다면 당연히 바로잡아야 하지만,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이 받는 재판을 취소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정당성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게 되면 영남을 비롯한 전반적인 판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선 이 대통령 공소 취소 문제는 특검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여당이 지난달 30일 발의한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특검에 사실상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한 것입니다. 특검법안은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을 포함한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이첩받은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을 규정했습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공소 취소는 1심판결 선고 전까지 가능해 대장동 의혹, 성남FC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 1심재판이 중단된 이 대통령 사건은 모두 공소 취소가 가능해졌습니다.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수사와 공소 취소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문제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대통령 사건을 공소 취소할 권한을 갖는 게 적절하냐는 점입니다. 특검법안을 보면 특검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이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은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하도록 돼 있습니다. 대통령이 마음에 맞는 후보를 임명할 수 있는 구조여서 형사사법 절차의 대원칙인 '자기 사건의 심판 금지'와 '이해충돌 회피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검이 수사와 기소를 넘어 검찰이 제기한 공소까지 취소하는 건 특검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그 연장선입니다. 검찰이 수사의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할 때 예외적으로 설치되는 수사기관이 특검인데, 지나치게 과도한 권한을 부여했다는 얘깁니다.
6·3 지방선거 앞두고 서둘러 처리하는 게 효과적인지도 의문
특검법안의 처리 시기도 논란입니다. 하필이면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 논란이 될 게 뻔한 법안을 처리하려 하느냐는 겁니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 전부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까지 가진 특검법을 여당이 일방처리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수 있어서입니다. 실제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에선 "셀프 면죄부 특검법"이라며 총공세에 나섰습니다. 여권 일각에서도 특검법안 처리 역풍이 불면 선거판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중도층 이탈과 보수층 결집으로 영남지역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민주당이 법안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다양한 해석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데다 지방선거 판세가 유리한 지금이 특검법안 처리의 적기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특검법이 선거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국정조사에서 드러났듯이 검찰의 불법적인 수사와 기소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오히려 지지층 결집을 꾀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선거 후에는 하반기 원 구성과 전당대회 등으로 특검법안이 밀릴 수 있다고 민주당 지도부가 판단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진보진영과 시민사회 일각에선 여당이 법안 처리를 미루고 충분한 숙의의 시간을 가질 것을 당부합니다. 여론의 추이를 살피면서 논란이 되는 법안 내용과 처리 시점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특검의 목적은 조작 기소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입니다. 조작 기소가 확인되면 검찰도 공소 취소를 거부할 명분을 찾기 어려워집니다. 굳이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무리하게 주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합리적인 수순을 밟을 수 있게 됩니다. 수사도 하기 전에 공소 취소가 먼저 거론되는 것은 특검이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해소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오만하지 말라' '여론조사에 취해선 안 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특검법안은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미 이긴 것처럼 행동한다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심어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유권자들은 복잡한 사법 절차는 잘 모르고 관심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대통령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선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게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바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지금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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